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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매매의 희생양이 되지 않으려면 우선 15개의 개별종목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
3년여의 산통을 겪은 끝에 5월 6일 개별주식선물 시장이 문을 열었다. 선물은 미래 어느 시점에 값이 오를 것인지 내릴 것인지를 예측해 위험을 줄이거나 이익을 얻는 파생상품이다. 대표 상장기업 주가 200개를 묶어 지수화한 코스피 200 선물이 주가지수선물 상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주식선물은 15개의 개별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선물이며 기본적인 제도는 코스피 200 선물과 거의 비슷하다. 이 때문에 이색적인 파생상품의 등장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오히려 개별종목의 변동성이 시장을 대표하는 인덱스보다 크다는 점과 높은 레버리지에 따른 손실이 커질 수 있는 가능성을 감안하면 주식선물이 꼭 상장해야 하는지 그 당위성에 의문이 생긴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의 전유물인 대차거래를 제외하고 개별종목의 하락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전무했던 우리나라에서 주식선물은 필요한 투자 수단이다. 주식선물이 상장됨에 따라 주식 관련 파생상품군이 형성돼 투자자들은 앞으로 다양한 투자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됐다. 코스피 200 선물과 옵션, 그리고 주식선물과 옵션이 주식 관련 파생상품군인데 이처럼 다양한 파생상품이 뭉친다면 변동성의 일방적 상승과 이상가격 발생을 제한하는 등 여러 가지 순기능을 기대할 수 있다.
개별주식선물이란? 지수선물과 별도로 개별종목을 사고파는 상품
장점 개별주식에 대한 헤지·차익거래 가능 거래세 없고 수수료 저렴 최대 5.6배의 레버리지 효과 투자 판단 용이
단점 변동성 심함 거래 종목 한정 1500만원으로 선물옵션계좌 신설 배당 수익 없음
투자 시 유의점 초기 유동성 흐름을 살피면서 상품에 대해 충분히 숙지할 것 |
주식선물은 주가가 내려갈 때도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 주가방향을 잘못 예측하면 손실 폭이 훨씬 커지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는 초기 투기 매매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주식선물의 리스크 요인을 충분히 인식하고 장점을 잘 활용하면 투기파생상품과 관련한 해묵은 논쟁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투자자로 거듭날 수 있다. 뛰어난 야구선수라도 야구 규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실력 발휘가 힘들다. 우선 주식선물에 대한 규칙을 알아야 투자 능력을 끄집어낼 수 있다. 일단 기초자산인 15개의 개별종목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 증권선물거래소(KRX)는 최근 3년간 재무비율이 양호하며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주식워런트증권(ELW)의 활용 빈도가 높은 우량주를 주식선물의 기초자산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모두 코스피 200에 해당하는 종목이다. 다만 NHN과 같은 코스닥 우량주가 제외됐다는 점이 아쉽다. 주식선물의 기초자산 중에서 주식옵션이 상장되지 않은 종목은 LG디스플레이, 신세계, 우리금융 등이다. 이들 종목에 대한 주식옵션 상장은 조만간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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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얘기했듯 기본적인 골격은 코스피 200 선물과 동일하다. 특히 최종 결제일이 매분기(3, 6, 9, 12월) 둘째 목요일로 기존 코스피 200 선물과 옵션, 주식옵션과 같아서 오는 6월부터는 ‘트리플 위칭 데이’가 아닌 ‘쿼드러플 위칭 데이’를 맞게 된다. 최근 대규모 프로그램 매매(기관투자가들이 일정한 전산 프로그램에 따라 수십 종목씩 주식을 묶어서 거래하는 것)에 의해 만기효과가 증폭되고 있는데, 주식선물의 등장으로 만기일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최종 결제가격이 인도의 평균가 방식이 아닌 종가 단일가 방식을 따른다는 점에서 만기일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주식선물 거래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15분까지고 최소 계약 단위는 10주다. 증권사 지점을 찾아 신규로 계좌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미 코스피 200 지수나 옵션 거래를 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별도 계좌 신설 없이 투자할 수 있다. 은행 연계 계좌를 이용할 수도 있다. 신규 계좌 개설 때는 18%의 증거금, 최소 1500만원의 기본예탁금을 예치해야 한다. 인덱스 선물의 경우 인덱스를 금액으로 환산하기 위해 일정 금액을 곱하는 방식을 취했으나 주식선물은 10배의 승수만 기억하면 된다. 주의할 점은 승수는 주식의 분할과 합병, 유상증자 등이 발생할 경우에 변경될 수 있다. 주식선물 1계약은 주식 10주를 매매하는 것과 같다는 얘기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선물의 현재가가 70만원이라면 삼성전자 선물 한 계약은 700만원인 것이다. 그러나 700만원이 모두 필요하지는 않다. 일종의 담보제도라고 할 수 있는 증거금 제도를 활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주식선물의 위탁 증거금률은 18%다. 700만원의 18%인 126만원으로 삼성전자 주식 10주를 매매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다섯 배 이상의 레버리지에 해당한다. 주식선물은 최고 5.6배의 레버리지를 기대할 수 있다. 주식선물의 승패는 이처럼 높은 레버리지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다만 레버리지가 큰 만큼 쉽게 큰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손실도 크게 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주식선물을 매매함에 있어 아직 거창한 투자전략은 필요하지 않다. 어느 정도의 초기 유동성이 확보될지 예상하기 어려워 투자하기에 시기상조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장 전통적인 투자기법이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
주식선물 투자전략 중 기본 중의 기본은 바로 신규 매도다. 주식매매에 따른 수익구조는 매수와 청산을 반복하는 방법밖에 없어 해당 종목이 하락하면 수익을 낼 수 없다. 하지만 주식선물을 이용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하락 리스크가 발생한다면 매도 포지션을 설정한 다음 해당 종목이 충분히 하락했을 경우 설정한 포지션을 청산해 수익을 확정할 수 있다. 주식선물 하락 리스크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되는 셈이다. 또 이를 위험을 피할 수 있는 헤지 전략으로 확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를 1만 주가량 보유한 투자자라면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삼성전자 선물 1000계약(삼성전자 1만 주=삼성전자 선물 1000계약)을 매도하면 삼성전자 주가 하락에 대해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 경우 삼성전자의 주가가 상승하더라도 이익은 발생하지 않는다. 투자자의 리스크 노출 정도에 따라 헤지 비율을 정하면 된다. 이 외에도 교차 차익거래(페어 트레이딩), 차익거래(아비트리지 트레이딩) 등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전략들은 초기 유동성이 뒷받침된 이후에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주식선물의 대략적인 내용을 살펴봤다. 일반 투자자에게 주식선물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주식매매에 익숙하더라도 선물이라는 투자 상품을 처음 접하는 투자자에게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또 주식선물은 배당을 받을 수 없다. 즉 12월 동시 만기 이후부터 연말 배당까지는 주식선물이 해당 주식보다 싸게 거래된다. 게다가 3개월마다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에 만기 월이 되면 롤 오버(금융기관이 상환 만기에 다다른 채무의 상환을 연장해 주는 것)도 고민해야 한다. 이런 선물 고유의 특징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차라리 선물보다 주식을 매매하는 것이 편할 수 있다. 하지만 주식선물만의 매력을 잊어서는 안 된다. 현물 대비 수수료가 저렴하고 거래세가 면제되며, 신용거래를 웃도는 높은 레버리지와 신규 매도 그리고 자유로운 차익거래 등이 바로 그것이다. 주식선물 상장까지 기다림의 시간이 길었던 만큼 기대도 크다. 주식선물은 이미 세계적 파생상품인 코스피 200 선물과 옵션을 뛰어넘는 또 하나의 대박 상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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