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EO >> 장성덕 오케이아웃도어닷컴 대표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대기업을 나와 돌연 창업했다. 5평짜리 사무실에서 자본금 3700만원으로 시작했다. 장성덕 오케이아웃도어닷컴 대표 얘기다. 그는 삼성물산에서 기획 업무를 담당하다 2000년 초 아웃도어 의류 및 용품 전문 온·오프라인 업체 오케이아웃도어닷컴을 세웠다. 워낙 산을 좋아했던 터라 처음엔 등산 관련 정보 사이트로 시작했다.
이것은 점차 아웃도어 쇼핑몰 형태로 진화했다. 그 후 무서운 속도로 성장했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 700억원을 올렸다. 창업 당시에 비해 2000배나 커졌다. 현재 아웃도어 온라인 쇼핑몰 매출 1위다. 장 대표는 “창업 초기만 해도 아웃도어는 무척 생소한 단어였다”며 “그러나 해외 경험이 많았던 나는 이 시장이 커질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성공한 벤처기업이 그렇듯 이 회사도 짧은 시간에 덩치가 커졌다. 국민의 여가활동이 늘어난 덕을 봤다. 그렇더라도 많은 경쟁자를 따돌린 데는 나름의 비결이 있었다.
이 회사가 내세우는 경쟁력은 높은 마진율이다. 현재 이 회사의 원가 대비 마진율은 50~60%에 이른다. 다른 업종 유통업체보다 훨씬 높은 편이다. 장 대표는 “지금도 국내 최저가지만 가격을 더 낮춰도 경쟁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오케이아웃도어닷컴은 현재 10개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아크테릭스·마무트·머렐 등 700여 개 해외 명품 아웃도어 브랜드와 5만 점에 달하는 제품을 갖추고 있다.
마진율을 높이는 데는 장 대표만의 사입 비결이 있다. 그는 반품하지 않는 조건으로 물건을 몽땅 사들인다. 물건 값은 즉시 결제한다. 대신 외상으로 들여와 팔리지 않는 물건을 반품하는 업체에 비해 싸게 들여온다. 그는 “기업형 사입은 전 세계 단 한 군데도 없다”며 “우리 회사의 철학이 가장 저렴한 가격에 재고 없이 마지막까지 팔아 치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케이아웃도어닷컴의 또 다른 경쟁력은 카테고리 킬러숍에 있다. 브랜드와 상관없이 상품별로 한군데 모아놓는 것이다. 등산복은 등산복끼리, 가방은 가방끼리, 신발은 신발끼리 한군데 진열해 판매한다. 원하는 상품을 사기 위해 소비자는 여러 브랜드 매장을 돌아다닐 필요가 없다. 장 대표는 “유통의 대세는 카테고리 킬러숍”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카테고리 킬러숍 역사는 길지 않다. 2000년 그가 창업할 당시 카테고리 킬러숍은 하나도 없었다. 그는 “외국에 나가 보니 킬러숍이 있었다. 한국에서도 만들면 성공하겠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백화점은 이제까지 진정한 유통을 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우리 백화점들의 주요 수입원은 매장 임대와 관리비입니다. 그렇다 보니 소비자는 수십 년 동안 브랜드 위주의 진열 방식에 길들여졌죠. 이런 구조가 우리나라 유통 발전을 저해한 것이 사실입니다.” 최근 백화점들은 카테고리 킬러숍과 유사한 편집매장을 확대하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와인 매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유통에서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일을 재고 관리라고 했다. 창업 초기엔 재고를 맞추기 위해 며칠 밤을 지새웠다. 고민 끝에 그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를 채용해 시스템을 만들었다. 물류관리·상품관리·재고관리·매출진단·인사관리 등 독자적으로 개발한 시스템만 300여 개다. 그 결과 물류센터의 재고 오차율이 0에 가까워졌고 돈의 흐름까지 투명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시스템 구축에 공을 들였던 데는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그는 “죽어라 일만 하는 돈 벌레가 되긴 싫었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일과 여가를 적절히 즐길 줄 아는 사장이 되고 싶어요. 사람이 하는 일을 최대한 줄여 여행도 가고 운동도 하는 삶의 여유를 즐기고 싶습니다.” 온라인 쇼핑몰 업체 대부분은 독자 시스템을 개발하지 않는다.
옥션이나 G마켓 등에 쇼핑몰이 입점한 형태다. 그러나 그는 독자적인 시스템과 유통망을 만들었다. 그는 “대부분 온라인 쇼핑몰은 대형 유통업체 그늘에 있다”며 “당장은 편해도 실적이 부진하면 쫓겨나거나 영원히 셋방살이를 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의 상품 가격은 온라인보다 비싸다. 임대료와 판매직원 인건비 때문이다. 하지만 오케이아웃도어닷컴은 온·오프라인이 같다. 매장 간 시스템을 연동해 비용을 줄인 탓이다.
그는 건강식품과 신발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대해 갈 생각이다. 현재 정관장·웅진식품·비타민하우스 등 70여 개 건강식품과 용품을 팔고 있다. 또 등산화 외에 스니커즈와 러닝화도 취급할 예정이다. “‘아웃도어는 곧 등산’이 아닙니다. 자전거·달리기·스키 등 야외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스포츠가 아웃도어에 포함돼요. 진출할 수 있는 영역이 무한대인 셈이죠.”
자체 브랜드 개발에도 힘쓸 예정이다. 현재는 오케이아웃도어·락마스터·바디핏이 나와 있다. 그는 ‘독종 사장’으로 불린다. 평소 직원들을 호되게 몰아세우고 ‘깨는’ 것으로 유명하다. 장 대표는 “중소기업 사장이 목숨 걸고 지켜야 할 일은 직원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 없이 일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회사 성장과 발전을 위해선 기꺼이 불편한 사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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