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웨딩컨설팅이 뜬다 >> 비용·시간 줄이는 똑똑한 결혼 준비법

다음달 결혼을 앞둔 이지영(32·가명)씨는 4개월째 결혼 준비를 하고 있다. 첫 3개월 동안은 혼자 드레스숍, 미용실 등을 찾아다녔다. 웨딩컨설팅 업체를 통하면 스튜디오, 드레스숍, 메이크업숍 등을 소개 받을 수 있지만 혼인 준비에 드는 비용을 줄이고 싶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개인적으로 헤어·메이크업 비용을 알아보니 60만원이 들었지만 웨딩컨설팅 업체를 통하니 30만원이면 됐다. 이씨는 “이것저것 따져 보니 혼자 준비할 때가 오히려 돈도 많이 들고 시간은 시간대로 들었다”며 “결국 컨설팅 업체의 도움을 받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씨처럼 웨딩컨설팅 업체를 통해 결혼 준비를 하는 신혼부부가 많아졌다. 한국웨딩산업진흥협회 김진용 사무총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신혼부부 10쌍 중 7쌍이 결혼 컨설팅 업체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컨설팅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니 업체 수도 늘어났다. 업계 추산으로 지난해 기준 전국 웨딩컨설팅 업체는 2000여 곳에 이른다. ‘웨딩플래너’ ‘웨딩컨설팅’이란 말 자체가 생소하던 2000년대 초반에 비하면 놀라운 변화다.
스튜디오·미용실 등 업체 관리 철저웨딩컨설팅 업체를 통하면 혼자 결혼 준비를 할 때보다 비용을 아낄 수 있다. 드레스숍 ‘김린웨딩’ 김연정 부원장은 “대부분의 드레스숍은 개별적으로 찾아오는 손님보다 웨딩컨설팅 업체를 통해 오는 손님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드레스숍 입장에서도 잠재적으로 많은 고객을 보유한 컨설팅 업체와 협력하는 것이 이익이기 때문이다.
컨설팅 업체는 예비 신혼부부와 협력업체를 연결해주는 중개인이다. 예비 신혼부부가 드레스 대여비, 헤어·메이크업숍 이용비 등을 컨설팅 업체에 지급하면 이들 업체는 지급 받은 비용에서 일종의 ‘중개 수수료’를 제외한 후 나머지 금액을 협력업체에 준다. 중개 수수료가 웨딩컨설팅 업체의 수익원인 셈이다. 웨딩컨설팅 업계 1, 2위를 다투는 아이웨딩네트웍스는 지난해 105억원, 듀오웨드는 1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김 부원장은 “컨설팅 업체와 정한 납품 가격을 공개할 수 없지만 컨설팅 업체를 통하면 더 많은 서비스를 받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비용 절감과 더불어 결혼 준비에 드는 시간도 절약할 수 있다. 2년 전 결혼한 장치선(29)씨는 “둘 다 일을 하다 보니 업체를 일일이 알아볼 시간이 없어 컨설팅 업체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컨설팅 업체를 이용하면 발품을 팔 필요가 없다. 웨딩컨설팅 업체가 보유한 협력사 중에서 소비자 취향에 가장 가까운 드레스숍, 예식장 등을 선택하면 된다. 아이웨딩네트웍스와 듀오웨드는 웨딩 사진 촬영 스튜디오, 드레스·턱시도숍, 헤어·메이크업숍 협력업체가 각각 160곳과 162곳에 이른다.
협력업체의 서비스 수준도 나쁘지 않다. 컨설팅 업체는 고객을 대신해 협력업체의 서비스를 관리한다. 아이웨딩네트웍스는 고객에게 다섯 번에 걸쳐 협력사 서비스 만족도 조사를 한다. 이 조사에서 일정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업체는 제휴사에서 빠지게 된다. 업체가 예식 드레스를 배송하지 않을 경우 업체는 고객에게 드레스 판매가의 세 배를 보상해주고, 드레스 배송을 제때 하지 않았을 때는 고객에게 현금 20만원을 주는 등 ‘서비스 보증제’도 실시하고 있다.
아이웨딩네트웍스 관계자는 “협력사와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지만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선 자격이 안 되는 협력사를 걸러내는 것도 결혼컨설팅 업체의 의무”라고 말했다.
듀오웨드는 서비스 만족도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협력업체에 대해선 자사가 주최하는 결혼박람회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한다. 지난해만 해도 예비 부부 2000쌍이 이 박람회에서 듀오웨드 협력사와 계약을 했다. 고객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협력사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잃는 셈이다.
재무구조·사업자등록증 확인 필수모든 컨설팅 업체가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웨딩컨설팅 분야는 진입장벽이 낮다. 웨딩플래너 한 명만 두고도 회사를 설립할 수 있다. 사업구조가 튼튼하지 못한 업체가 난립할 수 있다는 말이다. 실제로 컨설팅 업체가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아 피해를 본 소비자가 많다.
예식 서비스와 관련해 피해를 본 소비자도 꾸준히 증가했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피해 사례는 2007년 63건, 2008년 76건, 2009년 94건으로 3년간 지속적으로 늘었다. 계약한 요금 외에 업체가 추가 요금을 요구한 경우부터 결혼사진과 앨범이 당초 제시된 수준에 미달한 것까지 피해 사례도 다양했다. 인터넷 포털에 등록된 업체 중에도 이런 업체가 있었다.
컨설팅 업체를 선택할 때는 꼼꼼히 알아봐야 한다. 예식 관련 서비스는 결혼식을 몇 달씩 앞두고 계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조사팀 장은경 팀장은 “‘예약금은 어떠한 경우에도 환불되지 않는다’고 명시한 약관도 종종 있으므로 꼼꼼히 확인하고 계약금은 최소 금액만 내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듀오웨드 관계자는 “컨설팅 업체 재무구조를 파악하고, 사업자등록증을 확인한 뒤 한국소비자원에 소비자 피해 사례로 등록된 적이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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