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ches] 고급 실버타운에 살어리랏다
[Riches] 고급 실버타운에 살어리랏다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에 첫 입주할 때부터 살고 있는 A씨 부부는 올 하반기에 경기도 용인에 있는 노블카운티로 이사하기로 했다. 타워팰리스는 전세를 주기로 했다. 부부 모두 교수였지만 지금은 은퇴한 상황. 은퇴 후 몇 년간은 가끔 특강 요청도 있었지만 지난해부터 서울 시내에 나갈 일이 많지 않고, 건강도 더 챙겨야 할 것 같아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2년 전에 먼저 노블카운티에 입주한 친구 부부의 권유도 있어 1일 무료 체험 투어를 다녀온 후 마음을 바꿨다. 자녀들은 처음에 반대했지만 투어 후 찬성했다.
서울 잠실에 거주하던 B씨 부부는 집을 팔고 서울 자양동의 ‘더클래식500’으로 이사했다. B씨는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용인 등 경기도에 있는 실버타운에 들어갈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부인의 건강이 갑자기 나빠지면서 실버타운 입주를 검토했다. 시내에 고급 실버타운이 있다고 해서 둘러봤는데 호텔식 인테리어와 체계적 메디컬 서비스가 매력적이었다.
고급 실버타운에서는 장기 임대방식 많아두 부부의 사례처럼 고급 실버타운 문화가 퍼지면서 노후생활을 그런 곳에서 즐기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한때 유행한 전원주택, 주말농장, 별장 등은 그다지 크게 확산되지 않았지만 고급 실버타운은 상대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실버타운은 분양방식, 장기임대방식, 회원권방식 등으로 나뉜다. 분양방식은 일반 주택처럼 소유권이 이전되는 것이다. 노년층에게만 되팔 수 있다. 장기임대방식은 소유권 없이 사망 혹은 퇴거할 때까지 입주금을 내고 사는 것이다. 일종의 전세보증금을 내고 사는 것과 비슷하다. 우리나라 고급 실버타운에서 가장 보편화된 방식이다. 회원권방식은 장기임대방식과 유사하나 골프 회원권처럼 매매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입지에 따라서는 도시형, 도시근교형, 전원형으로 구분된다. 도시에서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기면서 자녀들과 지리적으로도 가까운 곳에서 노후를 즐기고 싶다면 도시형 실버타운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런 도시형 실버타운은 오피스텔과 비슷하며 현직에 있는 시니어에게 적합하다. 자녀와 연락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지만 도심에 위치하기 때문에 근교의 실버타운에 비해 분양가가 높을 수밖에 없고 주변환경도 쾌적하지 않을 수 있다.
도시근교형은 말 그대로 도시 근교에 조성된 곳을 말한다. 교통편이 좋아 사회생활 하기에도 적당하고, 도시형 실버타운에 비해 면적이 넓고 주거환경이 쾌적해 선호도가 높다.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온천이나 관광지 부근에 조성된 전원형은 생활 기본시설과 의료시설이 모두 단지 내에 있고 생활에 불편함이 없이 조성돼 있어 고령층일수록 전원형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아직까지 한국에서 실버타운의 거부감은 분명히 존재한다. 이른바 ‘양로원’의 개념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자녀들이 다른 사람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반대하고 있는 경우도 많은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선은 만족도가 높은 고급 실버타운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이다. 실버세대만의 다양한 문화활동이 가능하고, 체계적인 헬스케어가 이뤄지고, 안정적인 의료시스템이 구축된 고급 실버타운에서 노후를 즐기려는 강남 부자가 많은 것도 그래서다.
무엇보다 부인은 가사노동에서 해방된다. 노부부 둘이 그리 많이 먹지 않는 데다 인건비가 만만치 않아 가사도우미를 따로 두느냐 마느냐가 고민거리이기 십상이다. 실버타운에서는 식사 때마다 영양사가 체계적으로 균형 잡힌 영양식을 제공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청소·세탁 서비스도 제공되기 때문에 주부의 평생 숙제인 가사노동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각종 동호회 활동도 마음을 끈다. 타워팰리스에 살던 A씨 부부는 근처에 각종 시설이 엄청나게 많았지만 정작 노부부가 즐길 만한 시설은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다고 아쉬워했다. 실버타운에 들어오니 시설은 물론 동호회 활동이 활발해 마음에 들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이가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입주해야 혜택을 고루 누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의료시스템 잘 갖춰지고 동호회 활발노블카운티에서는 합창단, 서예반, 사진반, 인터넷반, 바둑반, 당구반 등 동호회가 활발해 매일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동호회뿐만 아니라 포토스쿨, 미술강좌, 재테크특강, 어학강좌, 종이접기 등의 문화센터를 지역주민에게도 개방하고 있다.
게다가 실버타운에 유아체능단을 운영하고 있어 노인들만 북적대 자칫 다운되기 쉬운 실버타운의 분위기를 활기차게 만들고 있다. 경기도에 소재한 실버타운은 서울의 실버타운보다 접근성 면에서는 좀 떨어질 수 있지만 골프를 즐기는 입주자에게는 ‘골프8학군’으로 불릴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 평일에 언제든지 팀을 짜서 가까운 골프클럽에 갈 수 있어서다.
의료시스템도 뛰어난 편이다. 노블카운티는 삼성의료원과, 더클래식500은 건대의료원과 손을 잡고 의료시스템을 갖췄다. 언제나 건강에 유의해야 하는 노인이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다. 거주공간 자체가 노인을 위한 설계로 맞춰져 있다. 예를 들어 입주민이 6시간 이상 아무런 움직임이 없으면 ‘무동작 감시 자동센서’가 자동으로 알람을 통해 알린다. 거주공간에는 문턱 등을 모두 없앴다. 마루나 화장실 등 곳곳에 비상스위치가 설치돼 있고, 24시간 응급대응 및 후송체계가 갖추어져 있다.
이와 같은 고급 실버타운의 입주에는 상당한 비용이 따른다. 용인 노블카운티의 경우를 예를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입주자격은 부부 중 한 명이라도 만 60세 이상이어야 한다. 입주보증금은 보증금의 성격이며, 거주하는 동안 인상은 없고, 퇴소할 때에는 전액 반환된다. 월 생활비는 매년 물가상승률에 따라 변한다. 이에 대한 부담 때문에 공무원, 교수 등 연금생활자들의 입소가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 강남의 아파트 전세보증금을 빼 입주보증금으로 납부하는 경우가 많다. 올해 들어서는 급격히 오른 전세가 때문에 반전세로 돌리며, 전세금액 상승분만큼 월세로 전환하는 예가 많은데, 이걸로 월 생활비를 충당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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