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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의 불편한 진실

성매매의 불편한 진실


섹스를 돈 주고 사는 남자가 이웃이나 동료일 수도 있다. 새 연구에 따르면 포르노와 매춘의 급격한 수요 증가가 대인관계를 망치고 여성을 위험에 빠뜨린다
성매매는 사회 곳곳에 만연한다. 팔리의 연구팀은 성을 구매하지 않는 남성을 찾느라 무척 애를 먹었다.

모든 나이와 인종, 종교, 배경의 남자들이 돈을 주고 섹스를 산다. 돈 많은 남자만이 아니라 가난한 남자도 한다. 너무도 흔하고 그 형태도 매우 다양하다. 오래 전부터 행해져 왔고 흔히 불가피하다고 간주되는 행위다.

그런데도 섹스 구매가 실제로 어떻게 행해지는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심지어 그런 남성의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도 정확히 모른다. 적게는 16%, 많게는 80%로 추정될 뿐이다. “이 분야 연구 중 99%는 매춘 여성을 대상으로 하며 나머지 1%만이 남성 섹스 구매자에 초점을 맞춘다”고 성매매 교육연구소(샌프란시스코 여성센터가 운영하는 비영리단체)의 멜리사 팔리 소장이 말했다.

팔리는 성매매, 인신매매, 성폭력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임상 심리학자다. 하지만 그런 그녀도 얼마 전까지는 자신의 연구 결과가 얼마나 대표성을 갖는지 몰랐다. “늘 궁금한 점이 있었다. 우리의 연구 결과가 섹스 구매자에게만 해당될까 아니면 남성 전체에 적용될까?”

뉴스위크가 단독 입수한 팔리의 새 연구 보고서가 그 궁금증을 풀어준다. ‘섹스를 구매하는 남성과 구매하지 않는 남성의 비교’라는 이 보고서에 따르면 그 두 집단은 여성과 섹스에 관해 공유하는 점이 많지만 몇 가지 중요한 면에서 차이가 난다. 그 차이점은 보고서의 부제로 내건 두 가지 인용문에서 잘 드러난다.

“노예처럼 마음대로 부리며 희열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 연구에서 한 남자가 돈을 주고 매춘 여성을 사는 이유를 설명한 말이다. 정반대로 섹스를 구매하지 않는 한 남자는 그 이유를 이렇게 이야기했다. “상대를 비하하는 구조적 체제를 굳혀주기 때문이다.”

실제로 섹스 구매는 너무도 흔하다. 팔리의 연구팀이 섹스를 구매하지 않는 남성을 찾기가 어려웠을 정도로 만연한다. 포르노, 폰 섹스, 랩 댄스 등의 서비스가 널리 이용되는 현실에서 연구팀은 섹스를 구매하지 않는 대조그룹 100명을 모으려고 ‘섹스 비구매자’의 정의를 완화해야 했다.

“그런 남자를 찾기가 정말 어려웠다”고 팔리가 말했다. “그래서 결국 섹스 비구매자의 정의를 느슨하게 조정했다. 우리 연구에선 지난 1년 동안 스트립 클럽을 두 번 이상 출입하지 않았고, 랩 댄스 서비스를 받지 않았으며, 지난 한 달 동안 포르노를 한 번 이상 이용하지 않았고, 폰섹스나 섹스 근로자의 서비스, 에스코트, 에로틱 마사지, 매춘 여성을 구매하지 않은 남자를 말한다.”

여러 전문가에 따르면 디지털 시대가 도래하면서 성적 착취가 크게 늘었다. 요즘은 인터넷 사용자라면 누구나 온라인 게시판이나 에스코트 업체, 또는 거의 모든 성적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공급업자를 통해 손쉬운 ‘데이트’가 가능하다. 수요의 급증으로 섹스 관련 서비스가 어지러울 정도로 확산되고 흔해지면서 에로틱 마사지, 스트립 클럽, 랩 댄스 정도는 성매매로 생각하지 않는 남자가 많다. “섹스 산업이 이런 행위를 정상으로 비치게 만들수록 수요가 늘어나게 마련”이라고 여성 인신매매 반대연합(CATW)의 노마 라모스 사무총장이 말했다.

미국에선 섹스를 구매하는 남자를 가장 흔한 남성 이름인 ‘존’이라 부른다. 섹스 구매자의 평범성을 말해주는 단서다. “경찰관이나 교사처럼 위엄 있고 존경 받는 사람을 포함해 모두가 ‘존’이 될 수 있다”고 열 살의 나이에 매춘을 시작한 여성 T.O.M.(가명)이 말했다.

팔리도 마찬가지로 전형적인 남자들을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보스턴 지역에 살고 나이가 20~75세(평균 41세)로 대다수는 기혼자이거나 파트너가 있는 남자들이었다. 섹스를 구매하는 남성의 대다수도 그렇다.

일반적으로 섹스를 구매하는 남성은 태도와 습관에서 다음과 같은 성향을 보인다. 여성의 인간성을 말살시키고 상품화하며, 분노와 경멸로 여성을 대하며, 여성이 당하는 괴로움을 동정하지 않고, 여성에게 고통과 수모를 주는 자신의 능력을 즐긴다.

팔리의 연구에 따르면 섹스 구매자는 비구매자보다 섹스를 대인관계와 별개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했다. 또 매춘 여성을 상품으로 간주하며 그들에게 사사로운 감정을 느끼지 않았다. “성매매는 여성을 사람이 아닌 물건으로 취급한다”고 팔리 팀이 인터뷰한 섹스 구매 남성이 말했다.

연구팀의 인터뷰에서 섹스 구매자들은 흔히 여성을 향한 공격적인 성향을 드러냈다. 그들 중 처벌 받지 않는 방법이 있다면 여성을 성폭행할 가능성이 큰 남성이 비구매자의 거의 8배였다. 섹스를 돈으로 사는 이유를 묻자 한 남자는 “여성을 두들겨 패기를 좋아하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팔리의 연구에 따르면 섹스 구매자는 비구매자보다 각종 범죄를 더 많이 저질렀고, 여성 폭행과 관련된 범죄는 전부 그들에 의해 저질러졌다.

성매매는 언제나 여성을 위험에 빠뜨린다. 성매매 여성의 평균 사망 연령은 34세다. 미 전염병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Epidemiology)에 따르면 매춘 여성은 일터에서 살해될 확률이 두 번째로 위험한 직장인 주류판매점에서 일하는 사람의 51배다.

팔리 팀의 연구 결과는 성매매와 포르노의 사용은 남성을 더 공격적으로 만들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섹스 구매자는 비구매자보다 포르노를 현저히 많이 사용했으며, 그들 중 4분의 3은 포르노를 통해 성교육을 받았다고 말했다(섹스를 구매하지 않은 남성의 경우는 절반 남짓했다). “섹스 구매자는 성매매와 포르노 사용의 결과로 시간이 갈수록 성적 취향이 변해 가학피학성 변태 행위와 애널 섹스를 더 많이 원하게 된다”고 연구 보고서는 지적했다.

“매춘 여성이 해준 서비스를 사랑하는 애인에게도 기대하게 된다”고 연구팀이 인터뷰한 한 섹스 구매자가 말했다. 그런 생각 때문에 다른 여성이 자신의 요구에 응하지 않을 때 분노가 폭발해 매춘 여성이 아닌 여자와는 관계를 유지할 능력이 손상된다.

팔리는 “섹스를 구매하려다 체포된 남성 한 명당 매춘 여성 50명이 체포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제 달라지기 시작했다.

흔히 섹스 구매자는 무엇보다 매춘 여성을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점을 좋아한다. “구매자가 왕”이라고 다른 섹스 구매자가 연구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우리 같은 평범한 사람도 명령을 내리고 그 명령이 이의 없이 무조건 행해지길 원한다. ‘그럴 기분이 아냐’라거나 ‘피곤해’라는 대꾸가 없다. 의문의 여지 없는 복종이다. 매우 강한 힘을 느낀다. 그런 힘은 마약과 같다.”

돈을 지불하기 때문에 여성을 비하하고 공격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섹스 구매자도 많다. “때리거나, 목을 조르거나, 공격적인 섹스를 하는 등 여자친구가 해결해주지 못하는 어떤 욕구라도 받아주는 매춘 여성이 얼마든지 있다”고 한 남자가 말했다.

팔리의 연구에서 대다수 섹스 구매자는 성매매가 상호 동의에 따라 이루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섹스를 구매하지 않는 남자들은 더 복잡한 경제적, 감정적 요인이 여성의 매춘이라는 ‘선택’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삶의 환경이 여성에게 매춘을 강요한다”고 연구에서 한 비구매자가 말했다. “불타는 빌딩에서 뛰어내리는 상황과 다르지 않다. 자신의 선택으로 뛰어내린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선택이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볼 수도 있다.”

T.O.M.의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두 살 때 아버지가 감옥에 갔다. 마약중독자였던 어머니는 네 살짜리 딸을 마약과 맞바꿨다. 이 집 저 집을 전전하고 남의 손에서 자라면서 줄곧 학대를 당했다. 열 살이 됐을 때 31세의 포주가 그녀를 돌봐주겠다고 꾀었다. “처음엔 그가 내 구세주였다. 음식을 훔쳐 끼니를 떼우는 처지였는데 그가 ‘내가 엄마, 아빠, 남자친구가 돼 주겠으니 나를 위해 이 일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곤 매춘을 시켰다.”

이후 5년 동안 그 포주는 미국 서부 전역을 돌며 그녀를 착취했다(결국 그는 감옥에 갔다). “첫 3년 동안 나는 어린아이처럼 보였다. 그 때문에 그는 더 많은 돈을 챙겼다”고 지금도 체구가 자그마한 21세의 T.O.M.이 말했다. 팔리의 연구에 따르면 섹스 구매자와 비구매자가 동의하는 한 가지는 그런 아이들이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인터뷰에 응한 남성의 거의 100%가 보스턴에선 매춘 미성년자를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신매매된 미성년자의 사연은 대개 T.O.M.과 비슷하다. 연구에 따르면 대다수 매춘 여성은 어린 시절 성학대를 당한 경험이 있고 12~14세에 매춘을 시작한다. 대다수가 마약에 의존하거나 정신병을 앓으며, 3분의 1이 포주의 살해 협박을 받는다. 포주는 그들이 말을 듣게 하려고 폭력을 자주 사용한다.

팔리 팀의 연구에 따르면 그런 상황인데도 섹스 구매자는 성매매하는 여성이 겪는 강요된 삶을 무시했고, 그 여성의 개인적 경험이나 쌓여온 피해에 동정하지 않았다. 대개 매춘 여성은 높은 수준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자살 생각 등의 심리 문제에 시달린다. “싸구려든 고급이든 합법적이든 불법적이든 모든 성매매는 매춘 여성에게 매우 심한 정서적 스트레스를 준다”고 팔리가 말했다.

그런데도 섹스 구매자는 매춘 여성이 섹스를 좋아하고 손님과 갖는 관계를 즐기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매춘 여성이 느끼는 감정을 올바로 알지 못한다”고 팔리가 말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몸을 파는 여성은 섹스를 즐기지 않는다. 매춘에 오래 종사할수록 일을 더 싫어한다. 심지어 일상생활에서도 그렇다. 낯선 고객을 하루 10명씩 상대하려면 도리가 없다. 다시 마음을 열기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신체해리 방어증상(somatic dissociation)이 일어난다. 근친상간의 피해자나 고문당한 사람들에게서도 나타나는 증상이다.”

팔리는 성매매가 본질적으로 유해하며 근절돼야 한다는 매춘 폐지론자다. 그녀의 연구 결과는 이미 논란 많은 성매매 논쟁을 재점화할 가능성이 크다. “요즘의 성매매는 현대판 노예제”라고 오스트리아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스와니 헌트가 말했다. 헌트는 하버드대 케네디 스쿨의 여성 공공정책 프로그램 설립자이며 팔리 연구를 후원한 헌트 대안기금의 공동 설립자다.

한편으로 수정헌법 제1조나 섹스 긍정론에 근거해 포르노를 옹호하고 매춘을 ‘선택’하는 여성의 자유를 지지하는 여권주의자도 있다. 14세에 가출해 매춘을 시작한 트레이시 콴은 많은 여성이 더 나은 경제적 기회가 없기 때문에 몸을 판다고 말했다. “16세 때 내게 맞는 고상한 고소득 일자리가 없었다.” 콴은 ‘맨해튼 콜걸의 일기(Diary of a Manhattan Call Girl)’의 저자로 섹스 근로자 권익단체의 대변인이다. 저술가이며 뉴욕 소재 도시정의센터 섹스 근로자 프로젝트의 연구 자문위원 멜리사 디트모어는 “매춘을 직업으로 간주하고 그에 따른 일부 문제를 해결하면 위험성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콴도 한 고객이 자신을 밧줄로 묶고 너무 심하게 겁을 주어 살해될지 모른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인정했다. 그런 남성은 보통 폭력성이 점점 심해진다고 회상하며 콴은 울기 시작했다. 다시 평정심을 되찾기까지 오랜 침묵이 흘렀다. 마침내 그녀가 말했다. “그가 나 이외 다른 여성을 살해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떨쳐지지 않았다.”

최근의 성매매 반대운동은 그런 위험에 맞서 미국만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성적 착취를 공략 대상으로 삼는다. CATW의 공동설립자 도르첸 라이트홀트는 “이전에 우리는 ‘행복한 매춘 여성’의 이야기를 듣고, 영화 ‘귀여운 여인’을 봤으며, 나라 전체가 매춘에 관한 갖가지 거짓말을 받아들였다. 성적 인신매매의 현실은 무시됐다”고 말했다. “이제 성매매가 만연하고 노예제에 다름 아니기 때문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는 인식이 늘어간다.”

미국에서 흔히 폭력, 사기, 강압에 의해 매춘을 목적으로 인신매매되는 여성과 어린이가 얼마나 많은지는 아무도 정확히 모른다.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두고 논란이 많지만 그 수가 계속 늘어난다고 믿는 사람이 많다. 현재 다양한 단체들이 관련 정책을 뜯어고치고 사법과 사회복지 체제의 문화를 변화시키려고 서로 연대해 매춘 인신매매에 맞선다. “대단한 사고의 전환이 있었고 그 운동이 나날이 힘을 얻는다”고 CATW의 노마 라모스 사무총장이 말했다.

그런 노력의 결과 더 엄격한 단속법이 제정되고 초범자에게 징역형을 내리는 대신 교육 프로그램과 상담치료를 제공하는 ‘존 스쿨’의 이용이 늘어난다. 그러나 그 효과는 아직 미지수다. 팔리의 연구에 따르면 섹스 구매자 스스로 재발을 억제하는 데는 징역형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 가장 강한 억제책은 성범죄자로 등록시키는 조치였다.

“추정해 보면 섹스를 구매하려다 체포되는 남성 한 명당 매춘 여성 50명이 체포된다”고 팔리가 말했다. 그러나 이제 매춘 여성을 벌주고 섹스를 구매한 남성을 눈감아 주는 오래된 이중 잣대도 재평가되는 중이다. “피해자는 안중에 없고 남자들은 원래 그렇다는 생각이 지금까지 용인됐다”고 레이먼드 켈리 뉴욕 시경청장이 말했다. 뉴욕 시경은 최근 성매매 전담반을 설치해 섹스 구매자들을 단속하는 함정수사를 늘렸다. “과거엔 성매매가 피해자 없는 범죄로 간주됐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지금은 젊은 여성이 피해 입는 사실에 중점을 둔다.”

T.O.M.은 자신이 매춘부로 일하던 시절 경찰이 늘 자신을 함부로 대하고 “피해자가 아닌 범죄자로 취급했다”고 말했다. “아동학대 사건에서 아이가 처벌받는 유일한 경우다.” T.O.M.은 성매매의 덫에서 탈출해 지금은 캘리포니아주에서 청소년 권리 옹호자로 활동한다.

법집행 관리 다수는 성매매 근절운동 덕분에 그런 오랜 관행이 변해간다고 생각한다. “큰 변화가 있었다”고 워싱턴DC 시경의 마약·특수사건 수사부장 브라이언 브레이 경위가 말했다. “처음 이 일을 맡았을 땐 그런 여성 중 인신매매 피해자가 얼마나 되는지 솔직히 잘 알지 못했다. 이제 우리의 사고방식이 달라졌다. 매춘 여성을 범죄자로 간주하기보다는 피해자를 돕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매춘 인신매매범 검거에 유용한 정보를 얻는데 초점을 맞춘다. 예전엔 우리가 체포하는 사람 대다수가 매춘 여성이었지만 지금은 그들보다 섹스를 구매하는 남성을 더 많이 체포한다.”

서로 대조적인 해외의 사태 발전도 미국 정책에 영향을 미친다. 1999년 스웨덴은 성매매를 여성 폭력의 한 형태로 규정하면서 섹스를 구매하는 행위는 범죄로 간주하지만, 파는 행위는 범죄가 아니라고 선언했다. 그 결과 매춘 인신매매가 크게 줄었다. 반면 네덜란드와 독일, 그리고 호주 대다수 지역에서는 성매매를 합법화했다. 그 결과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매춘 인신매매를 비롯한 관련 범죄가 늘어났다. 스웨덴의 성공 사례는 다른 나라들의 본보기가 됐다. “스웨덴을 모델로 한 성매매 방지법이 한국, 노르웨이, 아이슬란드에서 통과됐고 이스라엘과 멕시코에도 도입됐다”고 라모스가 말했다.

이런 노력에도 매춘 인신매매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며 수익성에서도 마약 밀매에 버금갈 정도의 범죄 사업이다. 수십억 달러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성착취 근절운동은 예상된 반발도 불러 일으켰다. 지난해 온라인 ‘벼룩시장’인 크레이그리스트는 성인 전용 광고란을 폐지했다. 레베카 인권 프로젝트의 설립자인 말리카 사아다 사아르가 이끄는 매춘 인신매매 반대 운동 때문이었다. 그러면서 대신 백페이지(Backpage.com)의 매출이 늘었다. 뉴욕의 대중문화 주간지 빌리지 보이스가 운영하는 성인 전용 광고 사이트다.

빌리지 보이스는 점증하는 사회 압력을 우려한 듯 지난 달 매춘 인신매매 근절운동을 비난했다. 문제를 과장했다는 주장이었다. 주요 언론이 자주 인용하는 가장 흔한 추정에 따르면 미국에서 매년 매춘 목적으로 인신매매되는 어린이가 10만~30만 명이다. 빌리지 보이스는 이 통계가 매춘 인신매매 위험에 처한 어린이들을 가리키며 실제 피해자는 그 일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빌리지 보이스의 계산은 믿을 수 없다고 즉시 일축됐다. 시애틀 시장과 시경청장은 시애틀에서만 성매매에 착취당하는 미성년자가 수백 명으로 추산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그들은 백페이지가 미성년자 매춘 인신매매의 촉진제 역할을 한다고 비난했다.

빌리지 보이스는 할리우드 부부 데미 무어와 애슈턴 커처가 올해 초 시작한 인신매매 반대 프로그램 ‘진짜 남자는 여성을 사지 않는다(Real Men Don’t Buy Girls)’도 조롱했다. 저스틴 팀벌레이크, 숀 펜, 브레들리 쿠퍼, 제이미 폭스가 등장하는 공익광고 비디오 시리즈다. 이 광고는 매춘 인신매매를 해결하는 열쇠가 남성이라는 인식이 늘어간다는 사실을 반영한다.

섹스 구매자는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으며 여성만이 아니라 남성 매춘부도 산다. 어떤 형태든 성매매가 제기하는 근원적인 의문은 똑같다. 인간이 성적 만족을 목적으로 다른 인간을 돈으로 살 자격이 있을까? 그런 오랜 관행이 근절돼야 한다면 섹스 구매자나 비구매자 모두 서로의 공모 관계를 재고해야 한다고 ‘남자에게 호소(A Call to Men: 여성과 소녀를 대상으로 한 폭력을 근절하려는 단체)’의 공동설립자 테드 번치가 말했다.

“지금의 남성은 여태껏 남자가 처벌을 모면해 온 행위에 책임을 지게 된 첫 세대”라고 번치가 말했다. “그래서 그런 반발이 나온다. 여성을 물건으로, 재산으로 보는 데서 상업적 성착취가 비롯됐다.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사업이다. 프로 미식축구, 프로 농구, 프로 야구를 모두 합한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번다.”

그런 거대한 괴물과 싸우려면 남성과 여성 모두의 참여가 필요하다. 번치는 이렇게 결론 내렸다. “지금까지는 남성이 행사하는 폭력에서 여성을 탓하는 체제였다. 그래서 여성의 문제로만 인식돼 왔고, 그 때문에 남성은 방관하기가 쉬웠다. 하지만 남성이 행사하는 폭력에 남성이 침묵한다면 폭력 자체만큼이나 심각한 문제다. 결자해지가 원칙이다. 수요를 만들어내는 쪽이 남성이기 때문에 남성이 이런 수요를 근절해야 한다.”



번역 정세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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