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Favorite Mistake] 뚱뚱해서 비행기에서 쫓겨났다
- [My Favorite Mistake] 뚱뚱해서 비행기에서 쫓겨났다

2010년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를 이용하려다 어이 없는 봉변을 당했다. 동성애자 축제 IBR(International Bear
Rendezvous)의 팟캐스트 중계를 마친 뒤였다. IBR에 참석한 동성애자는 모두 나처럼 덩치가 컸다. 나를 ‘섹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이는 경험은 난생 처음이었다. 행사가 끝나고 비행기에 탑승했을 때, 스튜어디스는 하나 남은 좌석으로 나를 데려갔다.
몸집이 작은 두 여성 사이에 있는 자리였다. 잠시 후, 직원이 내게 다가와 “안전 상의 문제”가 있으니 비행기에서 내려달라고 했다. 나는 “제발 비행기에서 내리라고 하지 말아요. 지금 내가 너무 뚱뚱하다는 겁니까”라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 내릴 수밖에 없었고, 트위터에 내가 겪은 수모를 올렸다. 고객을 함부로 대하는 기업의 횡포를 고발한다고 생각했는데, 내 실수였다. 의도와 달리, 내가 겪었던 일은 “좁은 의자에 낀 뚱보” 이야기로 변질됐다.
내 이야기는 사흘 동안 구글 뉴스 검색 1위에 올랐다. 사람들은 내가 뚱보라며 조롱했다. 끔찍했다. 대중 앞에 발가벗겨진 기분이었다. 외모에 집착하는 사회에서 과체중은 형벌과 같다. 온통 말라깽이 투성이인 세상에서 우리는 조롱 받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사람들은 내가 “자신이 뚱뚱한 걸 소재 삼아 농담을 한다”고 말한다.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방어 기제일 뿐이다. 다른 사람한테 그런 말을 들으면 더 상처가 되는데, 내가 선수를 치면 사람들이 나를 ‘뚱뚱하다’고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우스웨스트 항공 사건이 발생한 뒤 사흘 동안, 정신이 멍했다. 내가 비행기 좌석에 앉은 사진에 5000달러, 비행기에서 샌드위치를 먹는 사진에 1만 달러를 주겠다고 한 파파라치 블로그 링크를 누가 보내준 이후에는 공항 근처에도 가기 싫었다.
비행기를 다시는 타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오스틴에서 인터뷰할 때는 관광 버스를 빌렸다. 버스로 여행을 하다 보니 나 같은 사람들을 더 많이 모아 함께 여행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여러 쇼를 개발했고, 내가 감독한 영화 ‘레드 스테이트(Red State)’를 홍보했다. 하다 보니 “400만 달러짜리 저예산 영화인데 팬들과 직접 교류하니 좋다. 홍보를 혼자 해도 되는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이 부당한 이유로 나를 쫓아내지 않았다면 하지 못했을 경험이었고, 이를 계기로 두 건의 TV 드라마 제작 기회도 잡았다.
뚱뚱하다는 온 세상의 조롱에도 손목을 긋지 않고 꿋꿋이 버텨냈다면, 당신은 충분히 담금질된 셈이다. 그 다음에는 무엇도 당신을 막지 못한다.

Interview by Marlow Ste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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