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림목재 - 2세의 변신 노력이 성장 원동력

1969년 이용복 영림목재 창업자는 인천 간석사거리에 포도밭을 임대해 공장을 지었다. 포도나무를 뽑아낸 터에 임시건물을 설치하고 발동기와 수동 제재기를 들여놓은 허름한 공장이었다. 직원은 10명에 불과했다. 이 공장이 오늘날 종합목재회사로 45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영림목재의 출발이었다.
영림목재는 초창기 대형 목재회사로부터 절단목을 구입해 소주상자·간장상자·음료상자를 만들어 팔았다. 삼학소주·진로소주·삼립식품 등에 나무상자를 납품하며 작지만 꾸준히 매출을 올렸다. 1974년 인천 도화동에 신축 공장을 설립하면서 회사는 점차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1978년 이용복 창업자가 와병으로 쓰러지면서 시련이 닥쳤다. 대우전자 해외영업부서에서 근무하던 아들 이경호(61·현 대표)씨가 급하게 회사에 투입됐다. 이경호 대표는 “갑작스럽게 아버지가 유명을 달리하면서 회사가 혼란스러웠다”며 “설상가상으로 회사의 주요 생산품인 나무박스마저 플라스틱과 종이박스에 밀리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당시 이 대표의 직책은 차장이었지만 어머니 강영신 전 사장과 함께 회사 경영의 전반을 책임졌다. 사실상 2대 경영의 개막이었다.
이 대표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전자업계에 종사하면서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도산하는 기업을 수없이 목격했던 그였다. 우선 해외영업부 근무 경험을 살려 전세계를 돌며 값싸고 질 좋은 원목을 수입해 팔았다. 이 대표가 수입한 원목은 당시 폭발하던 피아노 수요와 맞물려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삼익악기와 영창악기 등 국내 기업은 주로 일본에서 비싸게 원목을 수입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이었다. 이 대표는 “해외에서 힘들게 거래를 성사시켜 놓으면 다른 경쟁기업들이 득달같이 달라붙었다”며 “계속해서 새로운 생산동력을 창출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영림목재는 계속 변화를 추구했다. 원목부터 제재·건조·가공·방부·가구 등으로 점차 사업분야를 확대해 나갔다. 1992년에는 현재 영림목재의 본사가 위치한 인천 남동공단에 신축 공장을 건설했다. 현재는 마루재·조경재·서재가구 등을 생산·판매하는 종합목재회사로 자리를 잡았다. 원목 및 목재 사업을 담당하는 현경목재, 특수목을 다루는 와이엘, 고급 원목 서재 가구 브랜드 ‘e-라이브러리’ 등 5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경호 대표는 회사 성장의 공을 42년의 경험을 가진 직원들에게 돌린다. 현재 당진공장에서 근무하는 김세훈 공장장, 계열사 현경목재의 이현의 대표, 장연물류의 임호식 대표 모두 초창기부터 함께 회사를 이끌고 있다. 당연히 회사에 대한 애정이 많고 충성도 또한 높다. 이경호 대표로선 가업승계를 통해 인력과 노하우까지 물려받은 것이다.
이 대표는 “가업승계의 가장 큰 장점은 세월이 쌓일수록 노하우와 인력이 축적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로 창업 42년. 영림목재는 ‘3대 경영’을 준비하고 있다. 이 대표의 아들 승환(28)씨가 영림목재의 이사로 재직하면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3대 경영은 중요하다. 승환씨가 제대로 하지 못하면 42년 세월이 무색하게 회사가 쓰러질 수도 있다. 승환씨는 “대학교 1학년 때 이미 가업승계를 마음먹었다”며 “영림목재를 국내 최고의 친환경 목재회사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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