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cono Book - 『분석의 힘』

“손자병법에는 ‘시간경쟁의 시대에서 큰 것이 작은 것을 먹는 게 아니라, 빠른 것이 느린 것을 먹는다’는 말이 있다. 적절한 시기를 잃으면 패배한다는 것이다. 신속하게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한 다음 소비자에게 인정받기 위해 기업이 갖춰야 할 것은 무엇일까? ‘조기 결산제도’에 그 답이 있다. (…)
조기결산에서 산출된 지표는 어두운 밤 전조등도 없이 낯선 길을 운전하는 운전자에게 건네진 내비게이션과 같은 역할을 한다. 전사의 업무결과라고 할 수 있는 주요 지표는 적시에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다. 더욱이 경영자 입장에서는 자사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할 수 있는 데이터인 동시에 시장에서 정보를 무기로 활용할 경쟁력을 갖춘 셈이다.”(88~89쪽)
경영지침서 『분석의 힘』에 나오는 대목이다. 책을 펴낸 삼일PwC컨설팅의 기업인텔리전스그룹은 이런 조언과 함께 “디데이라고 할 수 있는 업무마감 이틀 후에 결산을 완료하는 기업과 3주가 지나도록 아직 결산 중인 기업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고 경고한다. 책은 지난해 말 발간된 이후 꾸준히 팔려 소리 없이 경영자 필독서 반열에 오를 조짐이다.
분석의 반대편 개념은 직감이다. 과거 우리의 개발연대 경영자나 오늘의 상당수 글로벌 스타 경영자는 타고난 동물적 직관에 의존하는 바 크다. 그러나 정보과잉의 빅 데이터 시대에 이르러 직관력은 한계를 노출하기 십상이다. 여전히 엇갈린 의견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지만 역시 무게중심은 분석력에 실린다. 저술팀은 경영전략 애널리스트이자 베스트셀러 『관심의 경제학』 저자인 토마스 H 데이븐포트의 “분석기반 의사결정이 직관적 의사결정보다 더 정확하다는 데는 상당한 증거가 있다”(『분석으로 경쟁하라』 중에서)는 말을 끌어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책이 나열하고 있는 소제목 몇 개를 옮겨와 보자. “정보를 쌓아놓기만 할 것인가: 턱 밑까지 차오른 데이터와 활용의 절박함” “오직 하나의 언어로 소통하는 기업이 돼라: 기준정보 정비의 절대적 원칙” “겉만 살피지 말고 썰어서 내부를 확인하라: 기업의 정확한 수익성을 찾아서”…. 이런 포괄적 지침에 이어 “물류와 재무의 흐름을 일치시켜라: 거래처리의 실시간 재무정보화” “예산은 현장에서 직접 관리하라: 자율 예산관리의 순기능으로 성과 달성하기” “비용절감의 핵심은 디테일에 있다: 자르고 쪼개고 관찰해 절감 포인트를 발견하는 원가관리” 등 현장을 향한 세부적 지침도 등장한다.
그런가 하면 사례 역시 풍성하게 실려 읽는 재미를 더한다. 예컨대 패션업체 자라. 이 회사는 사양산업이라 불리는 패션업계에 돌풍을 일으키며 ‘패스트 패션’이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켰다. 그 힘은 본사와 각 매장에 쌓인 데이터를 분석해 시장 선점전략을 세우는 데서 나왔다. 매장별 판매와 재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각 매장의 최대 매출이 아닌, 전세계 모든 매장의 매출 합이 최대가 될 수 있는 분배 알고리즘을 개발한 것이다.
2000년대 초반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가난한 구단이라 불리던 오클랜드 에슬레틱스가 부자구단 LA 다저스와 텍사스 레인저스, 뉴욕 메츠 등을 궁지로 몬 것 역시 분석의 힘이었다. 에슬레틱스는 그 동안 메이저리그가 손대지 않은 먼지 묻은 데이터 수집과 분석에 집중했다. 출루율과 장타율, 사사구 비율 등을 분석해 경기에 맞는 최고의 선수들을 최적의 금액으로 영입해 2000년대 최강의 팀으로 올라섰다.
이 모든 것은 ‘Plan(계획)-Do(실행)-See(평가)’로 압축되는 경영 프로세스에서 분석력의 의미와 중요성을 자극하기 충분하다. 여기서 핵심동력으로 작용하는 것은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경영정보다. 책은 그것이 최대 가치를 창출로 이어지게 하는 방법론을 소상하게 일러준다. 대개의 경영지침서가 그냥 거대담론을 말하는 것에 그치는 것과는 달리 이 책은 구체적인 분석기술과 관리 프로세스를 보여주는 점에서 더 매력적이다.
“경영자의 필수 덕목은 분석이다. 분석적 접근을 전략의 핵심이라 생각하고 부서 차원이 아닌 전사적 관점에서 내외부 데이터를 활용해야 한다. 더불어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출해 활용할 필요가 있다.”(26쪽, 토마스 데이븐포트) 이런 분석력의 차이로 인해 같은 식당가에서 ‘쪽박집’과 ‘대박집’으로 희비가 엇갈리기도 한다.
책은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북한의 연평도 폭격까지 수많은 장면을 끌어들인다. 사람으로는 잉카제국을 정복했던 프란시스 피사로부터 조직의 말단직원까지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다. 저술팀의 인문적 역량이 각 대목을 나열하고 서술하는 방식에서 유감없이 드러난다. 자칫 딱딱하게 흘러갔을 뻔했던 경영지침서가 살갑게 잘 읽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정보의 홍수에 떠내려가는 경영자들이 일독하며 전략 리모델링의 지침서로 삼기에 안성맞춤이다.

청암 박태준
철강왕을 기리다2011년 12월 13일 영면에 든 청암 박태준을 기리는 책이 출간됐다. 철강왕 박태준 평전을 썼던 소설가 이대환씨가 시론을 쓰고, 송복 연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가 ‘특수성으로서의 태준이즘 연구’라는 논문을 실었다. 2011년 9월에 했던 청암의 마지막 연설도 게재했다. 해외 독자들을 위해 한영 대역으로 출간했다.

▒ 아시아 02-821-5055 1만3000원
국가의 숨겨진 부

▒ 데이비드 핼펀 지음
▒ 북돋움 02-322-9792 1만8000원
컬트가 되라
열렬한 브랜드 추종자를 만들려면코카콜라가 2007년 5월 인수한 글라소는 설립된 지 11년 된 작은 회사였다. 인수액은 41억 달러였다. 이 작은 회사가 만든 제품은 콜라 시장 아성을 위협했던 비타민워터. 저자는 비타민워터가 2000년 대 초중반 미국을 휩쓸던 ‘사회적 파괴’ 현상을 적극 활용했다고 분석한다. 소비자 문화이론에서 파생된 문화혁신 마케팅을 심층 소개한다.
▒ 더글라스 홀트 외 지음
▒ 지식노마드 02-323-1411 3만2000원

긍정심리자본
직원을 행복하게 하는 노하우긍정심리자본은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발전 추구의 긍정적인 심리상태’를 의미한다. 저자는 긍정심리자본은 조직 내에서 재능있는 인재들의 창조성을 발굴해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유지한다고 말한다. 또한 인간과 사회를 발전시키면서 자본화할 수 있는 혁신적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기업으로 따지면, 행복한 직원을 만드는 법이다.

▒ 럭스미디어 031-955-1455 2만원
PRIDE

▒ 현대카드 외 지음
▒ 이야기나무출판사 02-3142-0588 1만3000원
배금
라이브도어 사건 장본인의 실화2006년 일본을 발칵 뒤집었던 라이브도어 주가조작 사건의 장본인인 호리에 다카후미가 소설 책을 냈다. 라이브도어 사건을 다룬 실화 소설이다. 그는 이 소설을 감옥에서 썼다. 현재도 수감 중이다. ‘사람의 마음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말했던 배금주의자인 그는 이 책을 통해 돈에 대한 욕망의 실체를 거침없이 파헤친다.
▒ 호리에 다카후미 지음
▒ 자음과모음 02-324-2349 1만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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