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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협력사 공동 채용박람회
현대·기아차 질주에 부품中企에 인재 몰려

현대차그룹-협력사 공동 채용박람회
현대·기아차 질주에 부품中企에 인재 몰려

4월 2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D홀 채용박람회장. 줄을 서서 기다리던 구직자들이 낮 12시 행사 시작을 알리는 신호에 행사장으로 몰려들었다. 취업을 원하는 대학생과 고등학생이 몰려 순식간에 행사장은 가득 찼다. 구직난에 시달리는 300여 중소기업은 몰려드는 구직자들을 흐뭇한 미소로 맞았다.

여느 채용박람회와 다를 것이 없는 모습이지만 이날 행사에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날 행사장에 부스를 차린 기업은 모두 현대·기아자동차의 협력사다. 현대차그룹이 협력사와 동반성장을 위해 마련한 행사였다. 김억조 현대차 부회장은 “협력사의 성장과 발전이 곧 우리 모두의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진다”며 “협력사가 발전하기 위해선 글로벌 역량을 갖춘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이날 박람회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박람회에 현대차그룹 협력사들은 반색했다. 이들은 대부분 중소기업이라 원하는 인재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회사 규모가 작다 보니 대대적인 구직 광고를 하기도 힘들다. 어렵게 구직 사이트나 헤드헌팅 회사를 통해 구직자가 찾아와도 잘 알려지지 않은 조그만 회사의 입사를 꺼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 박람회를 통해 이 같은 고민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게 됐다. 따로 비용을 들이지 않고 인재를 구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긴 것이다. 거기다 현재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현대차의 협력사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구직자들이 기업을 바라보는 인식이 달라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자동차 변속기의 엔진파이프를 생산하는 삼보모터스 이유경 이사는 “이런 행사를 통해 구직을 하는 사람들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며 “오전 동안 구직자를 면접해 보니 현대차의 협력사라는 이미지가 확실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약 10여명의 인력을 보충할 계획이다.

박람회장을 찾은 구직자들의 눈빛도 달라졌다. 올 2월 졸업을 한 이한준(26·한양대 전자통신공학부)씨는 “중소기업은 정보가 거의 없어 입사를 망설이는 경우가 많았는데 현대차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있으니 아무래도 신뢰가 간다”고 말했다. 그는 또 “관심이 가는 회사 3군데에 이력서를 넣었다”며 “연봉이나 근무 환경이 좋은 회사보다는 비전이 있는 회사를 만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김유진(여·25·숙명여대)씨는 “친구들 사이에서 중소기업 선호도는 나쁘지 않다”며 “이런 행사가 앞으로 더 늘어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사장에선 최근 고졸 취업 열풍을 타고 교복을 입은 학생의 모습도 많이 목격할 수 있었다. 취업이 절박해 보이는 대학생들과 달리 고등학생들은 밝은 모습으로 행사장 곳곳을 둘러봤다. 하지만 막상 이력서를 내고 중소기업 설명을 들을 땐 이내 진지한 모습으로 변했다. 마이스터고에 다니는 변영광(평택기계공업고 3) 학생은 “학교를 벗어나 이 곳에 오니 정말 취업전선에 뛰어든 느낌이 든다”며 “내 전공(생산자동화)을 살리면서 능력을 길러줄 회사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행사장 곳곳에서는 구직자들을 위한 크고 작은 이벤트도 마련됐다. 무료로 증명사진을 촬영해주고 인적성 검사를 할 수 있는 부스가 차려졌다. 면접이미지컨설팅 부스에선 취업 면접 시 메이크업을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등 구직자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었다.

현대·기아차의 협력사 300여 곳은 서울(4월 15~26일)을 시작으로 광주(5월 3일), 대구(5월 9~10일)를 돌며 3000여명의 인재를 채용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2001년에 비해 10년 동안 협력사의 평균 매출이 2.9배 증가하고, 중견·대기업 비중도 2.4배로 늘어났다”며 “앞으로도 협력사와 동반성장 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민 이코노미스트 기자 nsampark2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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