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자각몽의 세계 - 꿈속에서 맘대로 가상현실 경험
- [Science] 자각몽의 세계 - 꿈속에서 맘대로 가상현실 경험

우리는 매일 밤 꿈을 꾸지만 아침에 깨어난 뒤 그 내용을 기억하는 경우는 약 5%에 지나지 않는다. 하룻밤에도 5~6차례 이상 꿈을 꾸는데 말이다. 드물게 기억을 하는 꿈은 잠 깨기 직전의 것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자각몽(自覺夢)은 그렇지 않다.
자각몽이란 자신이 꿈을 꾸는 중이라는 것을 스스로 자각하는 꿈을 말한다. 의식이 깨어 있기 때문에 스스로 꿈의 내용을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으며 현실처럼 생생한 데다 나중에도 또렷이 기억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자각몽을 꾸고 있는 사람의 뇌파는 베타1 주파수(13~19 Hz)의 양이 많다. 이는 뇌 측부 전두엽의 활동이 왕성하다는 말이며 따라서 의식이 깨어있다는 뜻이 된다.
자각몽, 즉 ‘lucid dream’이란 용어는 네덜란드의 정신과 의사 프레데릭 반 이이덴(Frederik van Eeden·1860~1932)이 처음 만들었다. 자각몽의 과학적 잠재력을 다룬 첫 책은 1968년 영국의 셀리안 그린이 펴낸 『Lucid Dreams』다. 이 주제에 대한 기존 문헌을 검토하고 여기에 자신이 연구한 내용을 추가했다. 통상의 꿈과는 완전히 구별되는 새로운 경험의 범주에 속한다는 것이 그녀의 결론이다.
자각몽이 실제로 일어나는 현상이란 것을 입증하는 과학적 증거가 처음 제시된 것은 1970년대 후반이다. 영국의 초(超)심리학자 케이스 히어르네의 업적이다. 알란 워슬리란 자원자가 사전에 약속한 대로 눈동자를 느리게 움직임으로써 자각몽의 시작을 외부 관찰자에게 알린 것이다. 이 같은 동작은 수면다원검사기(Polysomnograph)에 기록됐다. 하지만 그녀의 연구결과는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 자각몽이 동료 학자들이 검토하는 논문으로 처음 발표된 것은 그로부터 몇 년 후다. 스탠포드대학교의 스티븐 라버지가 박사 논문을 발표하면서 히어르네와 유사한 기법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자각몽이 실재로 존재하는 현상이란 과학적 증거는 1980년대에 추가됐다. 당사자가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은 뇌파 검사로 확인한다. 이때 미리 약속한 동작, 예컨대 눈동자를 느리게 움직인다거나 주먹을 쥔다거나 함으로써 피험자가 스스로의 의식이 깨어 있다는 사실을 외부에 알리는 방식이다. 자각몽은 드문 현상이지만 훈련을 통해 의도적으로 꾸는 것이 가능하다. 여기 숙달되면 다양한 가상 현실을 꿈속에서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그런 가상현실 중의 하나는 소위 임사체험(臨死體驗)이다.
영혼 비슷한 것이 육체를 벗어나(유체이탈) 터널을 통과한 뒤 밝은 빛을 향해 날아간다는 것이 임사체험의 전형적 줄거리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이것은 자각몽의 일종이다. 올 3월 미국 ‘유체이탈 체험 연구센터’가 발표한 연구결과다. 센터는 각각 10~20명의 자원자로 이뤄진 4개 집단의 사람들에게 자각몽을 꾸게 하는 훈련을 시켰다. 이를 통해 꿈속에서 유체이탈이 가능해진 일부 사람들에게 앞서의 임사체험 이야기를 꿈꾸라고 주문했다. 그 결과 18명이 실제로 그런 체험을 했다고 보고했다. 센터의 마이클 라두가 소장은 “유체이탈로 터널을 통과하는 체험을 재현하는 데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전형적인 임사체험 현상인 황홀감도 경험했다”면서 “심지어 빛을 향해 계속 날아가 이미 사망한 가족이나 친척을 만나기까지 했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다.

임사체험도 자각몽의 일종자원자 중 한 명은 다음과 같이 보고했다. “몇 차례 시도 끝에 유체이탈을 할 수 있었다. 그 다음 터널을 보고 싶어 하자 즉각 나타났다. 이를 통과하자 죽은 남편이 눈에 보였다. 우리는 몇 분간 이야기를 나눴다. 그의 말, 손길, 몸가짐, 감정 등이 살아 있을 때와 똑같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떠나야 할 때라는 느낌이 오자 나는 터널로 뛰어들었고, 곧이어 내 몸 속에 부드럽게 착륙했다.” 라두가 소장은 “임사체험은 사후 세계가 존재한다는 근거 중 가장 많은 신뢰를 얻고 있지만 실상은 뇌 손상이 유발하는 극도로 생생한 자발적 자각몽에 불과할 수 있다”면서 “이번 실험이 의미하는 바는 임사체험이 사후 세계의 증거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뉴스 사이트인 ‘라이브 사이언스’가 3월 16일 보도한 내용이다.
자각몽에 들어가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꿈속에서 자신이 꿈을 꾸는 중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인식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깨어있는 상태에서 의식을 지닌 채로 막바로 자각몽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것은 훈련을 통해 가능하다. 오늘날 자각몽에 쉽게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과학적 기법들이 개발돼 있으며 이를 훈련시켜 주는 기관들이 다수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은 ‘자각몽 연구소’, 즉 ‘Lucidity Institute (Palo Alto, California)’다. 이 현상에 대한 첫 과학 논문을 발표한 스티븐 라버지 박사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스탠포드 대학교 캠퍼스에서 레지던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웹사이트 주소는 http://www.lucidity.com/index.html.
자각몽을 꾸게 도와주는 수면 마스크가 4월에 발표됐다. 미국의 던컨 프레지어와 스티브 맥귀간이 개발한 신제품의 이름은 ‘레미(Remee)’다. ‘나를 렘수면에 들게 해달라’는 뜻이다. 사람은 꿈을 꿀 때 눈동자를 빠르게 움직이는데 이 단계를 렘(REM (rapid eye movement)’ 수면이라 한다. 이 마스크를 쓰고 잠을 자면 꿈을 꿀 때 일련의 빨간 불빛이 나타난다. 꿈속에서 이 불빛을 인식하면 “아하 내가 꿈을 꾸는 중이구나”라는 사실을 자각하게 된다. 그러면 스스로 꿈의 내용을 통제하는 것이 가능해질 수 있다. 날아다닐 수도 있고, 자신이 원하는 장소로 순간 이동할 수도 있으며 유명인사를 만날 수도 있다. 레미는 꿈을 꾸는 렘수면 단계를 대상으로 삼는다. 마스크에 부착된 6개의 불빛이 깜박이며 작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렘수면이 아닌 단계에서는 불빛이 잠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조절할 수 있다.
마스크의 불빛이 작동하는 시간대는 조절할 수 있다. 훈련 단계에 따라서는 잠깐 낮잠을 자면서 자각몽을 꿀 수도 있다는 말이다. 불빛의 강도 역시 자신의 눈꺼풀 두께에 맞춰 조절이 가능하다. 제조사는 미국 뉴욕 브루클리에 있는 ‘비트뱅거 랩(Bitbanger Labs)’이다. 현재 이 제품 출시를 위한 자금을 모금 중이다(5월 18일까지). 애초 목표액은 2만5000달러였지만 4월 19일 현재 22만 달러가 모였다. 80달러 이상의 자금을 후원한 사람들에게는 렘미 마스크를 보내준다. 이 같은 내용은 4월에 허핑턴 포스트 등의 매체에 실렸다.
자각몽에 관심이 있다면 잠들기 직전에 컴퓨터 게임을 하면 된다. 캐나다 그랜트 맥이완 대학의 심리학자 제인 객켄바흐는 “게이머는 게임 환경과 캐릭터를 통제하는 데 익숙하며 이는 꿈에도 적용될 수 있다”면서 “가상 현실 속에서 하루 몇 시간씩 게임을 하는 것은 (자각몽을 꾸는) 일종의 훈련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녀의 2008년 연구에 따르면 컴퓨터 게임을 자주 하는 사람들은 자각몽을 꾸는 비율이 높았다. 자신의 몸을 벗어나 제3자의 시각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꿈을 더 많이 꾼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또 자신의 꿈에 영향을 미치는 능력도 더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마치 게임의 환경과 캐릭터를 조종하듯이 말이다. 이 같은 통제 능력은 악몽을 무해한 꿈으로 바꾸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전쟁터에서 끔찍한 일을 당한 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고 있는 퇴역군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그녀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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