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기업 전기자전거 개발 - 보쉬·야마하 잡고 세계로 간다

해마다 3월에 대만에서 열리는 세계 3대 자전거 전시회인 ‘타이베이 자전거 쇼’는 그동안 독일 보쉬와 일본의 파나소닉·야마하의 독무대였다. 우리나라 기업은 거의 전시장을 찾지도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열린 행사에는 LS네트웍스와 만도의 자회사 마이스터, 삼성SDI 등 국내 기업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들은 다양한 전기자전거 신제품과 시장 동향을 살폈다.
지난해 10월 만도의 마이스터는 세계 최초로 ‘체인 없는 전기자전거’를 개발했다. 전기자전거는 기존의 기계식 체인방식 대신 페달을 밟으면 전기로 움직이는 일렉트릭체인과 접이식 방식을 적용해 무게를 줄인 것이 특징이다.
3시간 충전할 경우 40km 이상 주행할 수 있다. 고정 스탠드를 활용하면 실내에서 운동 강도를 3단계로 조절해 헬스 사이클로도 활용할 수 있다. 운동 속도와 거리, 칼로리 소모량 등도 측정할 수 있다. 현재 대량생산을 준비하고 있는 마이스터는 10월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전기자전거는 배터리를 사용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고, 스쿠터 못지않은 기동력으로 오르막길도 거뜬하게 오를 수 있다. 집에서 2~3시간가량 충전해 최대 80∼90km를 주행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운동용으로도 활용 가능해 향후 대체 이동 수단으로 주목 받고 있다.
실제로 세계 전기자전거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해마다 20%씩 커지고 있다. 네덜란드는 전체 자전거 중 전기자전거 비중이 16%, 독일 8%다. 일본은 6.5%다.
현재 독일·일본업체 독무대반면 현재 국내 전기자전거 시장 규모는 약 9000만대에 그친다. 전체 자전거 시장의 0.3%에 불과하다. 국내에서는 삼천리자전거, 삼현 등 일반 자전거 업체가 전기자전거를 내놓고 있다. 삼천리자전거는 2010년 7월 국내 1호인 전기자전거 ‘그리니티(Greenity)’ 출시했다. 삼성SDI가 생산하는 배터리와 에스피지(SPG)가 생산하는 모터·제어기를 사용하는 등 전체 부품의 약 71%(원가기준)가 국산으로 채워졌다. 지난해 2500여대를 판매했다. 전기자전거만 전문으로 개발·제조하는 삼현도 2007년 3월 자체적으로 ‘BLDC 모터’ 개발 후 ‘하이런’을 출시해 3000여대를 팔았다.
최근에는 대기업도 속속 뛰어들고 있다. 전기자전거의 가격은 한대당 수백 만원의 고부가가치 제품인데다 성장성도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시장에서만 2800만대 가량이 판매됐고 독일 등 유럽에서도 매년 20만대 이상 팔리고 있다.
LS네트웍스 관계자는 “유럽 등의 전기자전거가 시장이 성장기에 접어들었지만 국내 전기자전거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며 “국내에서도 5년 내 2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LS네트웍스는 전기자전거 벤처기업 ‘파워라이드’와 제휴하고 7월에 첫 제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출시 예정인 전기자전거는 전기자전거 전용 일체형 프레임에 모터, 콘트롤러, 디스플레이 모듈을 갖춘 하이브리드 제품이다.
LS네트웍스는 현재 운영 중인 14개 ‘바이클로’ 직영점을 해외 바이어와 소매상에 전기자전거를 전시해 판매하는 쇼룸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오는 10월 그룹 50주년에 맞춰 전기자전거를 론칭할 계획인 만도도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만도 관계자는 “국내뿐 아니라 일본 유럽 등 전기자전거 보급율이 높은 시장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도 전기자전거 개발 사업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가 개발 중인 전기자전거는 페달을 밟지 않고 양 손잡이의 스로틀이라는 장치만 작동하면 전기모터로 움직이는 자전거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르면 연내 개발을 목표로 내년쯤엔 양산체제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국내 일반 자전거는 값싼 중국·대만산에 밀렸지만 배터리와 컨트롤러, 모터 등 고급 응용기술이 필요한 전기자전거는 해외에서도 승산이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LS네트웍스 관계자는 “전기자전거의 핵심 중 하나가 배터리 기술인데 국내에 삼성SDI, LG화학 등 해당 분야에서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대기업이 있어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삼성SDI·LG화학 리튬이온 배터리 탁월삼성SDI와 LG화학의 배터리 제조기술은 단연 독보적이다. 특히 리튬이온 기술은 어느 나라로 따라올 수 없는 높은 기술력을 자랑한다.
삼성SDI는 2010년부터 10년간 BMW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의 단독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환경오염과 석유량 감소로 인해 연료자동차의 대안으로 제시되는 전기자동차에 핵심기술인 리튬이온배터리는 긴 수명과 낮은 방전률, 높은 에너지 밀도와 가벼운 무게로 전기자전거에도 적합하다. 삼성SDI는 삼천리, LG화학은 벨로스타, LS네트웍스 등과 손을 잡았다.
삼성SDI관계자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기존의 납축 배터리보다 비싸지만 작고 에너지 밀도가 높기 때문에 적은 공간에 배터리를 설치해야 하는 곳에는 매우 유용하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수백 만원 할 만큼 고가인 만큼 가격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이에 기존 배터리 용량을 크게 줄이거나, 도심형 소형 자전거로 새 모델을 내놓을 계획도 세우고 있다.
만도 관계자는 “독일의 보쉬처럼 시장에서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들 기업을 벤치마킹 해 나갈 계획”이라며 “기술력과 가격 경쟁으로 시장 한계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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