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eturn of the Gladiator 돌아온 검투사

에두아르두 파이스는 겁쟁이가 아니다(is no wimp). 리우데자네이루 시장이 되기까지 한 무리의 공격적인 도전자들을 물리쳐야 했다(had to smack down a field of aggressive contenders). 그중에는 전직 게릴라, 열성적인 TV 전도사(a holy-rolling televangelist)도 있었다. 하지만 비명을 질러대는 수많은 팬 앞의 8각형 우리 안에서 격투를 벌이는 우람한 근육질 남성들에 환호하는 건(cheering on muscle men who mix josh hedges—afp-getty it up in an octagonal cage) 정말 적성에 맞지 않았다(was never really his thing). “나는 한쪽이 상대를 두들겨 패기 시작할 때 채널을 돌려 버린다”고 그가 말했다.
리우가 이종격투기(MMA, mixed martial arts)의 메카가 되기 전까지는 그랬다. 자유형 격투기 브랜드인 MMA는 관광객을 대거 끌어들이면서 (draws tourists by the swarm) 직업 격투기의 규칙을 다시 쓰고 있다.브라질 선수들이 세계적인 격투기 리그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의 주축이 됐다. 우승자는 브랜드 인지도와 스타 파워에서 수퍼모델이나 축구선수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그 꼭대기에는(At the top of the heap) 세계 미들급 챔피언 앤더슨 ‘스파이더’ 실바가 있다.
그는 경기 당 150만 달러 이상의 대전료 수입을 올린다. 나이키, 버드와이저, 버거킹 같은 브랜드의 후원을 받는다. 리우는 지난 1년새 세계 이종격투기선수권대회를 두 번 주최했다. 그때마다 1만5000석의 경기장이 만원을 이뤘다. 경기장에는 파에스 시장의 전용석이 있다. “로마서커스 같았다”고 처음으로 관전한 대전을 설명하며 그가 말했다.
“한 번은 누군가 돌아서서 관중에게 엄지 손가락을 올리거나 내리도록 요청하리라고 생각했다(At one point I thought someone was going to turn and ask the crowd thumbs up or thumbs down). 내 평생 그렇게 깊은 인상을 받았던 적은 없었다.”
그렇게 느낀 사람은 그뿐이 아니다.MMA는 세계에서 가장 사나운 파이터 수십 명이 선호하는 스포츠가 됐다. 그들은 그싸움의 경기력,쇼맨십, 이익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are raising the rumble to new heights of athleticism, showmanship,and profit). “세계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스포츠”라고 데이나 화이트 UFC 사장은 자랑한다.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MMA와 관련된 객관적인 통계는 드물다).
하지만 화이트가 연중 꽤 오랜 기간 전용 걸프스트림 제트기로 세계 각지를 다니며 경기를 참관한다는 사실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가장 최근의 대회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인터내셔널 파이트 위크(International Fight Week)였다. 이 5일간의 토너먼트는 7월 7일 브라질의 실바와 미국의 위험한 그래플러(grappler, 유도나 레슬링 등 잡기 기술을 위주로 하는 선수) 차엘 소넨 간의 재대결로 절정을 이뤘다(실바가 2라운드 TKO로 승리). 도박사들의 예상대로 이번 대회는 흥행 신기록을 세웠다.
경기가 막바지를 향해 치달으면서 상대를 자극하는 독설(trash talk), 언론홍보 목적의 사진촬영(photoops),도발적인 광고(in-your-face adverts)로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실바가 할리우드의 근육질 스타(Hollywood beefcake) 스티븐 시걸과 버드와이저 맥주를 두고 싸우는 광고도 있었다. 마이크 타이슨과 에반더 홀리필드의 대결 이후 성난 남자 두 명이 벌이는 숙명의 대결을 둘러싸고(over two angry men settling a grudge) 이렇게 요란한 홍보는 없었다.
왜 이렇게 야단법석일까(Why all the fuss)? “유사 이래 항상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쓰러뜨리려 하고 그 광경을 제 3자가 지켜봐 왔다(Since the dawn of history, there’s always been one man trying to knock down another while a third one watches)”고 화이트가 말했다. 그 열기는 또한 세계화 시대의 스포츠를 상징하기도 한다. 참가자들은 무에타이로부터 러시아 삼보, 슛파이팅(shootfighting, 무에타이와 레슬링 등을 결합한 종합 격투기)에 이르는 다양한 기술을 섞어서 쓰기 때문이다.
어떤 문화의 어떤 파이터라도 모든 다른 문화의 선수를 상대로 자신의 기술을 시도할 수 있다. 그리고 프로 복싱의 명성이 해가 갈수록
퇴색하는(professional boxing’s cachet slipping by the season) 반면 MMA는 승승장구한다(MMA is on a roll).
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는 한물갔다. 요즘 격투기계의 관심은(The rage in the sandlot) 온통 퀸턴 ‘램피지’ 잭슨 또는 주
니어 ‘집시’ 도스 산토스 중 누가 제2의 ‘스파이더’ 실바가 될지에 쏠려 있다.이 모두가 리우의 한 체육관에서 시작됐다. 브루스 리(李小龍)가 태어나기 전인 70여년 전 엘류 그레이시가 격투기 혁명을 일으켰다. 사냥개처럼 날렵하고(Whippet thin) 체중이 60kg을 약간 넘는 이 브라질 남성은 전혀 길거리 싸움꾼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어렸을 때 그는 실신발작을 앓았다(suffered from fainting spells). 하지만 1940년 그레이시는 자기 몸집의 배나 되는 거한들을 밥 먹듯이 물리치며(routinely defeating brutes twice his size) 국민적 영웅이 됐다. 한 브라질 대통령은 그를 초빙해 호신술을 배우기도 했다(for lessons in personal defense).

그레이시의 비법은 일본 유술(Japanese Jiu-jitsu)의 브라질 버전인 주짓수였다. 그는 적수를 매트에 넘어뜨려 거의 내내 드러누운 자세로(on his back) 싸웠다. 방어자세를 공격의 발판으로 삼았다(turning a defensive position into a base of attack). 다양한 팔꿈치 꺾기(arm bars), 하체 관절기(leg locks), 목조르기(chokeholds) 기술을 이용해 아무리 덩치 큰 적수라도 지속적으로 서브미션(submission,관절기술 등으로 상대방에게서 항복을 받아내는 일)으로 몰아갔다.
“좋은 지렛대만 하나 주면 세상을 들어올리겠다(Give me a good lever and I’ll lift the world)”며 아르키메데스의 명언에 빗대 큰소리치곤 했다(he would say, channeling Archimedes). 그레이시는 정말 그와 다름 없는 야심을 가졌다. 그래서 포르투갈어로 ‘무엇이든 허용된다(anything goes)’는 뜻의 발레 튜도(vale tudo)를 고안해냈다. 시간제한, 라운드, 글러브, 봐주기(quarter)가 모두 없는 자유 형식의 결투다. 한 쪽이 기권하거나 졸도하면(one of the competitors quit or collapsed)대결이 끝난다.
그레이시 스타일을 해외로 전파하는 일은 그의 후계자들 몫이었다. 로이스 그레이시는 아버지 엘류와 마찬가지로 특별히 크거나 강하지 않았다. “사실이다. 평생 동안 사람을 때려본 적이 없다”고 그가 언젠가 형에게 말했다. “하지만 내 일은 알아서 한다(I know what I’m doing). 일인자가 될 만한 근성은 있다(I’m stubborn enough to become No. 1).”
로이스는 LA로 건너갔다. 큰 형 로리온이 코치 겸 프로모터를 맡았다. 지역의 내로라하는 싸움꾼들을 초청해 발레 튜도 대결을 벌였다. 이 대회는 훗날 UFC(Ultimate Fighting Championships)로 이름을 바꿨다. 엘류의 시절처럼 규칙은 거의 없었다.“이빨로 물거나 눈을 찌르는 행위만 금지됐다(The only taboo was biting or poking someone in the eye)”고 로이스가 말했다.
대다수 대결이 피 튀기는 타격전으로 끝났다(ended up as bloody slugfests). 로이스는 1993년 첫 UFC 타이틀을 획득했다. 하룻밤에 3명의 적수를쓰러뜨렸다. 두 명은 체중이 100kg이 넘는 거구였다. 로이스의 몸무게는 76kg이었다.
1990년대 중반이 되자 모두가 브라질 주짓수를 연마했다. 관심이 커지자 로리온 그레이시는 UFC 브랜드를 매각해 이익을 실현했다(cashed out). 인수의사를 표명한 케이블 TV 업체 세마포어 엔터테인먼트 그룹(SEG)에 100만 달러에 팔아 넘겼다. 미국스포츠 관계당국이 UFC를 스포츠로 받아 들이도록 설득하기는 더 어려웠다.
2000년에는 미국의 다수 주 정부가 케이지 파이팅(cage fighting, 우리 같은 폐쇄된 공간에서 벌이는 격투기)을 금지했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주)은 이를 “인간 닭싸움(human cockfighting)”으로 불렀다. 경기는 노스캐롤라이나와 콜로라도, 인디언 보호구역 같은 복싱 위원회가 없는 주로 국한됐다. 인디언 보호구역에는 연방법이 적용되지 않았다.
결정적인 계기(the break)는 2001년에 찾아왔다. 자금난에 허덕이던 SEG가 프랭크와 로렌조 퍼티타 형제들에게 UFC를 팔아 넘겼다. 이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재벌들은 그 적자 사업체를 회생시키려(to turn it around) 4000만 달러를 쏟아 붓고 복싱 프로모터 데이나 화이트를 고용했다. 새로 태어난 UFC는 일단의 규칙, 심판, 제한된 시간의 라운드를 추가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지나자 적자에 허덕이던 그 격투기 클럽(the loss-making fight club)은 주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사업체가 됐으며 지금은 자산가치가 최소 10억 달러에 달한다고 알려졌다.오늘날 MMA는 세계적인 인기 면에서 축구에 이어 2위라고 전해진다. 8각형 링이 인도로부터 러시아, 그리고 필리핀에까지 들어섰다. 1970년에서 2007년까지 프로복싱을 금지했던 스웨덴에서조차 MMA의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그러나 퍼져나간 유행이 종종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오기도 한다(what goes around the globe often comes back indelibly changed).
파이터들이 어느 때보다 더 강하고 다양한 기술을 갖췄다(are stronger and more versatile than ever). 하지만 8각 링의 지배자는 빗발치는 연타 또는 단 한 번의 폭발적인 펀치나 킥으로(with a rain of blows or a single fulminating kick or punch) 상대방을 쓰러뜨리는 입식 타격기 선수다(are now
strikers—artillerymen who can drop an opponent). 그레이시의 주짓수가 시작된 리우에서도 관중을 열광시키는 데는 타격기술이 단연 으뜸이다(nothing moves the crowd like assault and battery).
화이트의 시각은 다르다. “모든 스타일을 석권하지 않으면 일류 파이터가 되지 못한다(You can’t be a top fighter unless you dominate all the styles)”고 그가 말했다. 최고의 타격기 선수 실바의 생각도 다르지 않을 듯하다. 첫 대결에서 소넨은 5라운드 내내 그를 몰아붙였지만(manhandled him for most of five rounds) 실바가 한 순간의 빈틈을 놓치지 않고 무시무시한 트라이앵글 초크(목조르기)로 항복을 이끌어냈다(saw an opening and choked out the American with a vicious triangle).
트라이앵글 초크는 고전적인 주짓수 기술이다. 파에스 시장은 그들의 재대결을 보러 라스베이거스의 경기장을 방문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리우에서 상시 UFC 대회 일정이 잡히며 막대한 수익을 거둬들이게 되자 더는 외면하지 않는다(no
longer looks the other way). “
나는 이종격투기의 광팬은 아니지만 그들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레드 카페트를 깔아 환영할 작정(they’ll have the red carpet in Rio whenever they want)”이라고 그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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