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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의 퍼레이드

빗속의 퍼레이드



함대도, 호화로운 왕실 전용 요트도 없었다. 115년 만에 치뤄진 영국 왕실의‘다이아몬드 주빌리(여왕 즉위 60주년기념 행사)’ 수상 퍼레이드는 요트, 카누, 모터보트와 함께 한 대중적인 행사로 모습을 바꿨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일가는 민간유람선을 개조한 배에 탑승해 1천여 척의 크고 작은 배와 함께 템스강 11km 구간을 행진했다.

약 2만 명의 선원과 승객이 동원된 초대형 행사다.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120만 명이 퍼레이드를 현장에서 지켜봤다. 길거리축제, 궁전 앞 연회와 콘서트, 국가 감사예배 등 다양한 행사가 치뤄진 이번 다이아몬드 주빌리의 하이라이트였다. 이번 퍼레이드에 소요된 비용은 약 216억원에 달한다.

달아오른 축제 분위기는 국민들의 소비심리도 부추기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연휴로 지정된 다이아몬드 주빌리 기간의 소비가 최대 8억2천300만 파운드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식품과 기념품 판매가 특히 호조를 보인다. 영국의 대형 마켓 세인즈버리에서는 지난 1일 샐러드 팩, 말린 과일 등이 143년 역사상 최고 판매 신기록을 수립했다.

한편 머빈 킹 영국중앙은행 총재는 “이번 연휴로 기업과 공공기관이 휴무에 들어가 영국의 경기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영국 상공회의소, 월스트리트저널 등 경제전문가도 이 의견에 동조했다. 수상 퍼레이드를 뒤덮은 잔뜩 흐린 하늘이 우울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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