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맥주는 전용 잔에 마셔야 제 맛

전 세계 맥주는 평생 마셔도 모자랄 만큼 그 수가 많다.국내에 수입되는 맥주 브랜드만 450여 개에 달한다. 종류도, 맛도 천차만별이다.맥주는 발효방식에 따라 크게 에일(Ale)과 라거(Lager)로 구분된다. 에일 맥주는 발효하면서 발효통 위쪽으로 떠오르는 효모로 만들어진 맥주를 말한다.에일은 ‘상면(上面) 발효맥주’라고도 부른다. 반면 라거는 발효가 끝나면서 아래로 가라앉는 효모를 사용해서
만들어진 맥주다. 그래서 라거는 ‘하면(下面)발효맥주’라고 한다.
볶은 보리 섞은 스타우트, 밀로 만든 바이젠에일과 라거는 맛 자체가 다르다. 에일 효모(이스트)로 만들어진 에일 맥주는 맛이 강하고 진하며 깊은 맛이 특징이다. 과일 향도 난다. 반면, 라거는 과일 향과 진한맛이 없는 대신 부산물이 적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다.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맥주는 대부분 라거계열 맥주다. 그 가운데 필스너(Pilsner)가 대세다. 필스너는 전 세계 맥주 소비량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어딜 가나 쉽게 만날 수 있다.
필스너 맥주 원형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필스너 맥주의 원조격인 체코의 필스너 우르켈(Pilsner Urquell)을 맛보면 된다. 필스너 특유의 깔끔한 맛과 그리 강하지 않은 홉의 쓴맛이 특징이다.필스너 우르켈보다 홉의 강한 쓴맛을 느끼고 싶을 때는 일본 코에도의 루리(Ruri)가 좋다. 홉 특유의 진한 아로마를 원한다면 미국 사뮤엘 아담스의 보스턴 라거(Boston Lager)를 권한다. 코에도 맥주와 사뮤엘 아담스 맥주는 요즈음 일본이나 미국의 새로운 트렌드로 등장하기 시작한 ‘크래프트 맥주(Craft Beer, 소규모양조장에서 장인의 정신과 기술로 만들어지는 맥주)’로 고급맥주에 속한다.에일 계열의 맥주는 라거 계열보다 종류가 다양하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는 에일 맥주를 찾아보기가 힘들었으나 최근에는 그리 어렵지 않게 외국 브랜드를 만날 수 있다. 에일을 다시 종류별로 나누면 페일 에일, 인디언 페일 에일(일명 아이피에이), 스타우트, 바이젠, 화이트비어, 애비비어, 스트롱 에일 등을 꼽을 수있다.
영국에서 ‘비터(Bitter)’라고 불리는 페일 에일 가운데 대표적인 맥주로는 영국의 런던 프라이드(London Pride)를 꼽을 수 있다. 영국의 펍에서 생맥주 형태로 가장 많이 팔리는 브랜드 가운데 하나다. 런던 프라이드는 영국 페일 에일 맥주 특유의 묵직하고 진한 맛이
특징이다.인디언 페일 에일은 페일 맥주보다 홉의 쓴 맛이 강조된 맥주다. 보통 아이피에이(IPA)라고 줄여 부른다. 인디언 페일 에일의 맛을 느끼려면 미국 앤더슨 밸리의 IPA나, 로스트 코스트의 인디카(Indica)를 권한다. 두회사 모두 미국의 크래프트맥주회사다.
스타우트는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맥주 스타일로 우리나라에서는 기네스(Guinness) 맥주로 잘 알려져 있다. 검은색의 기네스 스타우트 맥주는 맥주의 주원료인 보리몰트 외에 볶은 보리와 보리 프레이크를 넣어 만든다. 스타우트 특유의 깔끔한 맛과 카프리치오 커피의 크림 같은 거품과 커피향이 특징이다.
스타우트가 아일랜드를 대표한다면 독일, 특히 ‘맥주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뮌헨를 대표하는 맥주로 바이젠(Weizen)을 꼽을 수 있다. 바이젠은 독일의 밀 맥주로 ‘바이스비어(Weissbier, 하얀 맥주)’라고도 불린다.미세한 거품과 탁한 색깔을 가졌다. 풍부한 탄산기와 바나나, 정향나무와 같은 과일 향과 향신료 향이 두드러지지만 홉의 쓴 맛은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국내에서는 에딩거(Edinger)나 바이헨스테파너(Weihenstephaner)의 바이젠을 통해 독일 특유의 밀맥주를 만날 수 있다.밀 맥주로 독일에 바이젠이 있다면, 벨기에에는 화이트비어(White Beer)가 있다. 화이트비어는 보리 몰트와 밀 외에 코리앤더씨와 말린 큐라소 오렌지 껍질 등의 부재료가 들어간다는 점이 바이젠과 큰 차이다. 벨기에의밀 맥주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밀 맥주는 호가든(Hoegaarden)이다.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는 벨기에서 직수입했지만, 몇 년 전부터 국내 맥주회사에서 계약생산하고 있다. 독일의 바이젠이나 벨기에의 화이트비어 모두 한 여름의 갈증을 해소하기 좋은 맥주이다.
애비비어는 ‘수도원맥주’라는 뜻이다. 애비비어는 수도원과 관련이 있는 맥주로 ‘트라피스트 맥주(Trappist beer)'와 ’애비 맥주(Abbey beer)‘ 2종류가 있다. 이 가운데 수도원에서 직접 제조되는 맥주는 트라피스트 맥주뿐이고, 애비 맥주는 일반 맥주회사가 수도원으로부터 라이센스를 얻어 만드는 수도원 맥주를 말한다. 애비맥주는 색깔이 대체로 진하고 몰트 향과 과일 향이 강한 편이다. 벨기에의 대표적인 애비맥주로는 레페(Leffe)를 꼽을 수 있다. 레페 맥주에는 레페 브롱드(Leffe Blonde), 레페 브륀(Leffe Brune) 등이 있는데 알코올 도수가 각각 6.6%, 6.5%로 일반 맥주보다 조금 높은 편이다.
에일 맥주 중 도수가 높은 맥주로는 벨기에의 스트롱골든 에일(Strong Golden Ale)을 들 수 있다. 보통 알코올 도수가 7~11%에 달한다. 서늘한 날씨나 취침 전 조금씩 음미하면서 마시기 좋은 맥주다. 스트롱 골든 에일 스타일의 맥주의 원조는 ‘두블(Duvel)'이다. ’악마‘라는 뜻의 두블은 알코올 도수가 8.5%로 맥주 치고는 매우 높은 편이다.
스트롱 골든 에일 특유의 진한 맛과 향을 음미하기 위해 10도 정도의 높은 온도에서 마시는 것이 좋다. 두블은 향이 풍부하고 오렌지의 풍미와 피어브랜디(pear brandy, 배를 증류하여 만든 브랜디), 덜익은 사과를 생각나게 하는 맛과 부드럽고 드라이한 맛을 지니고 있다. 국내에 다양한 수입맥주 들어 오면서 개성 있는 맥주를 찾는 애호가도 점점 늘고 있다. 맥주를 제대로 즐기려면 맥주를 고를 수 있는 지식과 함께 맥주를 음미하기 위한 몇 가지 팁을 알고 있는 것이 좋다.
맥주와 거품은 7대 3으로먼저 알아둬야 할 점은 모든 맥주는 그 맥주에 어울리는 전용 잔에 따라 마셔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필스너 맥주는 기다란 플루트형의 잔, 호가든은 묵직하고 커다란 텀블러 잔, 레페는 와인 잔과 비슷한 고블릿잔, 바이젠은 허리가 잘록한 꽃병 모양의 잔, 두블은 튤립 모양의 잔에 따라 마신다. 올바른 맥주잔을 선택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특정 맥주의 전용 잔을 사용하는 것이다. 바에서 맥주를 마실 때 전용잔을 요구하면 좋다.
또 하나 알아둬야 할 점은 맥주는 거품과 함께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거품은 맥주의 산화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거품 없이 맥주만 가득 따라서는 안된다.맥주와 거품 비율은 7대 3이 가장 이상적이며, 적어도 8대 2가 되도록 따라야 한다. 다음으로 펍이나 카페에서 여러 맥주를 차례로 즐기기를 원한다면 라거 맥주에서 에일 맥주로 옮겨가는 것이 좋다. 또한 맛과 향이 약하거나 쓴맛이 약한 맥주를 먼저 마신 후 맛이 강한 강한 맥주를 마셔야 다양한 종류를 고루 즐길 수 있다.도수가 약한 맥주를 먼저 마신 다음 강한 맥주로 옮겨가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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