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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잘 받는 사람, 심장이 싫어해요

스트레스 잘 받는 사람, 심장이 싫어해요



심장은 60조에 이르는 세포를 먹여 살리는 동력이다. 모든 세포에 신선한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죽기 전까지 단 1초도 쉼 없이 일한다. 하지만 우리는 심장이 싫어하고 힘들어하는 일을 곧잘 저지른다. 담배를 피우고, 고지방 음식을 즐기며, 스트레스에 갇혀 산다. 나를 사랑하려면 심장부터 웃게 하자. 심장 건강을 위해 숙지해야 할 아홉 가지 체크리스트를 소개한다.

1 나는 40대 이후의 남성인가

질병에 따른 위험도는 남녀 성차에 따라 확연히 구분된다. 분명한 것은 여성은 여러 질환에 시달리지만 생명과 직결된 치명적인 질환은 남성에게 월등히 많다는 사실이다. 그 중 하나가 심장병이다. 남성이 여성보다 흡연·스트레스와 불규칙적인 생활 등에 훨씬 많이 노출돼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호르몬도 한 몫 한다. 여성호르몬은 여성의 내장비만을 억제하고 심장병 발병을 줄인다. 이는 폐경 이후 여성의 심장질환자가 급격히 느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2 스트레스 잘 받는 A형 성격

스트레스는 담배만큼이나 위협적이다. 교감신경을 자극해 심장에 과부하를 일으킨다. 문제는 타고난 성격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짊어지고’ 사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미국 프리드먼 박사는 사람의 성격을 크게 A형(성급하고 경쟁심이 많으며 이론적이고 공격적인 타입)과 B형(느긋하고 소극적인 타입)으로 구분한다.

심장병의 표적이 되기 쉬운 것은 A형이다. 공격적인 삶의 방식은 다른 사람과 갈등을 만들고, 꼼꼼한 업무 스타일은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만들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잉 스트레스는 관상동맥을 경직시켜 심장혈관을 좁게 만든다. 불행하게도 A형 타입이 80% 이상을 차지한다는 보고도 있다.

3 과체중은 그랜저에 티코 엔진 얹은 격

심장은 표준체중의 10%를 초과하면서부터 부담을 느낀다. 마치 티코 엔진에 그랜저 차체를 얹어놓은 격이다. 체중이 1㎏ 늘면 모세혈관은 1.5㎞나 증가한다. 심장이 내뿜는 혈액의 양이 그만큼 늘어나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게 되면 심장에 부담이 가고 혈압은 상승한다. 비만은 혈관을 좁게 만든다.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혈전 등이 원인이다. 뱃살의 피하지방 허용 범위는 손가락으로 집어 2㎝ 이내가 한도다. 넘으면 내장비만은 불을 보듯 뻔하다. 수치로 보면 혈압이 110 이상,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고밀도지단백)이 남성 40 이하, 여성 50 이하이고 중성지방 150 이상이면 요주의 대상이다.

4 아직도 담배를 피우십니까

담배에 절어 사는 사람이 많다. 담배에 들어 있는 니코틴은 교감신경을 자극해 혈압과 맥박을 상승시킨다. 동맥경화의 원인이다. 흡연은 혈액 속의 좋은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고 나쁜 콜레스테롤(LDL)을 증가시킨다. 이 역시 심장병의 원인이 된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 40대 남성의 관상동맥질환 사망률은 10만 명 당 50명에 불과하다.

담배를 하루 10~20개비 피우면 사망률은 275명으로 늘어난다. 더욱 중요한 것은 니코틴이 혈액에 녹아 혈관에 상처를 입힌다는 사실이다. 다행히 1년간 금연하면 심장병으로 사망할 확률은 피우지 않는 사람과 같은 수준으로 낮아진다.

5 육류를 즐긴다

인류의 역사를 돌이켜볼 때 요즘처럼 육류가 흔한 시대는 없었다. 우리 조상은 한 덩어리의 고기를 얻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써가며 수렵활동을 했다.

게다가 고기를 저장하며 먹을 수 있는 냉장고의 보급이 비만시대를 열었다. 심장질환자의 사망은 전쟁에 의해 사망하는 인구를 월등히 앞선다. 전통적인 식사는 심장병을 크게 낮춘다.

과거에는 버림받았던 구황작물이나 슬로우푸드가 각광받는 이유다. 지방 섭취량은 전체 섭취 열량의 30% 이내, 포화지방 섭취량은 전체 섭취 열량의 10% 이내, 섬유소 섭취량은 15g/1000㎉ 이상이어야 한다. 중년 남성 40만명을 조사한 결과 콜레스테롤 수치 240㎎/㎗ 이상 남성은 200 이하 남성보다 관상동맥질환 발병률이 3배나 증가했다.

6 고혈압인데도 약을 먹지 않는다

고혈압의 기준은 수축기혈압 140㎜Hg, 이완기혈압 90㎜Hg 이상이다. 하지만 정상적인 혈압이라면 120㎜Hg, 80㎜Hg미만이어야 한다. 혈관에 강한 압력이 걸리면 콜레스테롤 등 혈액 속에 들어있는 성분이 혈관 벽에 스며들기 쉬워진다. 동맥경화가 일어난다는 뜻이다.

혈관이 굳으면 심장근육으로 흐르는 혈액량이 줄어 펌프질을 해야 하는 심근은 산소결핍에 빠진다. 이것이 허혈성 심장병이다. 고혈압과 동맥경화는 악순환을 되풀이하면서 생명체를 죽음으로 몰고 간다. 문제는 사망에 이르기까지 증상이 없다는 것이다.

7 혈당치 관리에 소홀하다

당뇨병인 사람이 허혈성 심장병에 걸릴 확률은 건강한 사람의 2~3배나 높다. 당뇨병과 동맥경화는 형과 동생이라고 보면 된다. 당뇨병이 심장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것은 혈당치와 관련이 있다. 당뇨환자는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치가 높다. 콜레스테롤은 혈관 내막에 손상을 줘 동맥경화를 촉발하고 혈전(피떡)을 만들어 심근경색의 원인이 된다.

게다가 고혈당은 혈액을 걸쭉하게 만들어 모세혈관을 막기 시작한다. 예컨대 당뇨병 성망막증이나 당뇨발(상처가 아물지 않고 썩어 들어감), 당뇨병성 콩팥병 등이 모두 모세혈관이 모여 있는 곳에서 일어나는 질환들이다. 마찬가지로 심장도 혈관의 집합지다. 비록 굵은 혈관이 모여 있다고 해도 당뇨병의 위협을 피하지 못한다.

8 가슴 두근거림과 압박감이 찾아온다

심장은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대신 주변을 둘러싼 여러 가지 증상으로 간접적인 추정이 가능하다. 예컨대 두근거림은 심장병 환자가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세다. 조금만 빠른 걸음으로 걷거나 계단을 네다섯 개만 올라도 가슴이 뛴다면 심장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가벼운 협심증 증상은 가슴이 답답하고, 목이나 가슴이 조이는 듯한 느낌 등이다. 통증이 없거나 약한 경우도 있다. 가슴 중앙 또는 윗배가 답답하거나 무거운 느낌, 약간 숨이 찬 증상, 체한 것 같은 더부룩함, 호흡곤란 등도 찾아온다.

턱이나 어깨통증(왼쪽 어깨와 등)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흉경추부 신경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왼쪽 유방아래나 왼쪽 위팔(상완), 때로는 왼쪽 어금니·목·근육 등으로 통증이 확산되는 경우도 있다. 심장병의 전형적인 의심증상은 흉통이지만 고령자·당뇨·고혈압·고지혈증·흡연·비만 등 위험요인이 있는 사람은 위의 증상이 30분 이상 지속되면 진단을 받아야 한다.

9 손발이 차고, 눈이 침침하다

혈액은 심장에서 출발해 온몸 구석구석 모세혈관을 거쳐 다시 심장까지 지구 네바퀴 정도의 거리를 돈다. 따라서 도착거리가 가장 먼 곳, 즉 손끝과 발끝에는 혈액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 손발이 차거나 저림 증상이 있다면 심장의 펌프질이 약하거나 질병이 있다는 신호다. 모세혈관은 눈·코·입·귀 등에 분포돼 있다. 특히 신경은 혈관을 통해 영양과 산소를 공급받지 못하면 기능이 떨어진다. 눈에 혈액을 공급하는 모세혈관이 막히면 시신경 기능이 떨어져 눈이 침침해지고 귀 역시 마찬가지다.



고위험군, 아스피린 복용도 효과발은 ‘제2의 심장’이다. 심장을 돕는 길은 발에 달린 모터를 가동시키는 것이다. 한 시간 동안 천천히 걷기는 120㎉, 빨리 걷기는 300㎉까지 열량을 태워 비만을 막아준다. 운동을 하면 땀이 나고 이를 보충함으로써 신진대사가 활발해진다. 이때 물을 마시면 걸쭉한 혈액은 신선한 물로 채워져 혈관을 막힘 없이 흐른다.

심장병 고위험군이라면 아스피린 복용을 추천한다. 혈전 형성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어서다. 하루 100㎎ 한 알이 적정량이다. 소화기질환이 있다면 위에서 녹지 않고 소장에서 흡수되도록 만든 코팅 제품을 복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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