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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f - 파4홀 드라이버 ‘원온’ 도전할 명소 10선

Golf - 파4홀 드라이버 ‘원온’ 도전할 명소 10선

휘슬링락·드비치·골든베이 등 … 장타에 정교함·멘털 갖춰야
강원 춘천 휘슬링락 코쿤 4번홀 전경과 코스 지형도.



어떤 골프장에 가면 골퍼가 드라이버를 잡고 원온에 도전하도록 유도하는 이른바 ‘드라이버블(Drivable) 파4’ 홀이 있다. 원온에 퍼팅 한 번으로 홀아웃 하면 이글이고, 투 퍼트여도 버디다. 운이 좋아 티 샷이 그대로 홀인하면 알바트로스성 홀인원이다. 파3 홀이야 티잉 그라운드에 서면 언제나 홀인원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상쾌한 타구음과 함께 날아가는 아이언 샷이 온그린 하는 기분이야말로 정말 짜릿하다. 하지만 파4 홀에서 원온에 성공할 때와는 비교할 수 없다. ‘그런 데가 어디 있나’ 싶겠지만 실제로 국내 골프장에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드라이버블 파4홀이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몇 년 전부터 주목 받는 대회 코스의 트렌드다. 론치모니터의 도움으로 혹은 첨단 스윙 분석과 조정의 결과로 드라이버 비거리 350야드를 넘겨 치는 선수가 늘어나면서다. 이들의 호쾌한 드라이버 티 샷을 시험하는 대회가 늘어난 것이다.

노던트러스트오픈이 열리는 리비에라CC의 10번홀(파4, 315야드)이 대표적이다. 정확한 드라이버 샷이 아니면 그린 양 옆 푹 파인 급경사 벙커에 빠지고 거기서 허우적거리다간 이른바 ‘멘붕(멘탈 붕괴)’에도 빠질 수도 있다. 갤러리 입장에서는 호쾌한 드라이버 쇼와 좌절하는 선수의 표정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다. 샷 하나로 천당과 지옥이 갈리는 드라마가 연출되기 때문에 PGA투어에서도 코스를 세팅할 때 티잉 그라운드 길이를 조절해 이런 모습을 권장한다.

국내 대회에서도 드라이버블 파4홀이 시도됐다. 지난해 가을 경기도 여주 블루헤런에서 열린 하이트챔피언십에서다. 이 대회는 블루헤런에서만 11년째 열렸다. 블루헤런의 14번홀은 원래 ‘도그레그 파 4,354야드 홀’이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직선 거리의 특설홀인 ‘252야드 파4 드라이버블 홀’로 변경해 진행했다.

한국여자프로(KLPGA) 선수 평균 드라이버 샷 비거리는 254야드다. 이 홀의 그린 에지까지 거리는 245야드, 그린 중앙까지는 260야드다. 따라서 드라이버를 잡고 과감하고 정확하게 치면 원온 이글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주최 측은 직선 거리의 온그린 티 샷에 혜택을 주고, 그렇지 못한 샷에는 가혹한 처벌을 주는 홀로 세팅했다. 우드를 잡고 페어웨이를 잘라 가는 식의 편법으로는 깊은 러프에서 헤매도록 했다.

타구 방향이 틀어져 러프로 가면 투온마저 쉽지 않았다. 대회를 마치고 결산해보니 4일 동안 이글이 3번, 버디가 106번, 파는 195번 나왔다. 의외로 OB(Out of Bounds)가 나면서 더블 보기 이상도 12번이나 나왔다. 블루헤런은 원래부터 빠른 그린으로 소문난 곳인지라 원온 뒤에 스리 퍼트도 속출했다.

굳이 대회를 위한 특설티가 아니더라도 국내 코스 중에는 아마추어 골퍼에게 과감한 도전을 자극하고 그에따른 행운의 기회가 주어지는 홀이 있다. 프로 코스만큼 난이도는 높지 않다. 코스 자체가 내리막에 짧은 거리로 원온을 유혹하는 우스꽝스런 파4홀도 물론 있다.

하지만, 행운이든 요행이든 아마추어 골퍼에게 ‘파4홀 원온’이란 홀인원만큼이나 자랑스러운 업적이다. 좀처럼 드러낼 수 없는 넘치는 힘이나 파워를 자연스럽게 과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 그런 ‘드라이버블 파4홀 10곳’을 뽑아봤다.



휘슬링락, 코쿤 4번홀-원온 자극 홀강원도 춘천의 휘슬링락컨트리클럽(CC) 코쿤 코스 4번 홀은 359야드, 핸디캡 6인 홀이다. 페어웨이 3분의 2 지점부터는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약간 내리막의 도그레그 홀이다. 따라서 화이트 티에서 그린까지의 직선 거리는 230야드에 불과하다. 암반이 살짝 가릴 뿐 그린까지 시야도 멋지게 트인다. 하지만 샷이 길거나 짧으면 난감한 상황에 빠지기 때문에 고민이다. 짧으면 물에 빠질 수 있고 벙커에 빠지면 다음 샷이 곤란해진다. 그린까지 날아가도 약간 세다 싶으면 그린 뒤의 내리막 경계를 타고 굴러버린다.

경남 거제 드비치 3번홀.
고수들은 원온을 시도하려면 그린 왼쪽을 보고 샷을 하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그때도 짧다면 옴푹 들어와 있는 물에 빠지기 쉽다. 샷이 길다면 그래도 페어웨이가 잡아주니 절반은 안심이다. 은근히 원온을 자극하고 모험을 걸게 만드는 최고의 드라이버블 파4 홀이다.



드비치, 3번홀-방심 조장 홀경남 거제도 남단에 위치한 드비치골프클럽(GC)은 정유재란 때 조선 수군이 유일하게 패했던 칠천량 해안에 위치한 코스다. 거북선만 믿고 방심하다 호되게 당한 역사를 가진 이곳에서는 자칫 방심이 화근으로 돌아온다.

특히 3번 홀은 U자로 꺾어지는 모양이다. 정확하게 거리만 따지면 449야드다. 페어웨이 앞에 워터해저드까지는 내리막이고 거기서부터 오른쪽으로 꺾여 그린까지 오르막이다.

하지만 티잉그라운드에서 페어웨이로 보낼 것이 아니라 아예 그린을 겨냥하면 최단 거리 280야드 가량 남는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형세를 관망하노라면 그린이 낮은 곳에 있고, 좌우로 평평하니 그 역시 한 번 질러볼 만 하다.

다만 그린 바로 앞에 벙커가 놓여 있는 게 겁난다. 어쨌거나 도전하기에는 좋다. 그린보다 약간 왼쪽을 보고 치면 장타자로서는 짧은 어프로치가 남는다. 때마침 뒷바람이 불어온다면 원온을 기대해도 된다. 하지만 해풍을 탄 맞바람이라면? 만용 부리지 말고 넓은 페어웨이로 확실히 잘라가야 한다.
1. 충남 태안 골든베이 오션 3번홀. 2. 경기 용인 아시아나 동코스 3번홀 레귤러티.





골든베이, 오션 3번홀-여제가 유혹하는 홀충남 태안의 해안가를 따라 조성된 골든베이 리조트는 골프 여제로 이름높은 애니카 소렌스탐이 처음으로 심혈을 기울여 만든 코스다. 그중에 오션 코스 3번 홀은 드라이버블 파4를 예상하고 만든 듯하다. 블랙 티에서 279m이고 화이트는 219m에 불과하다. 문제는 약간 오르막인데다가 샷이 좀 길다 싶으면 그린 너머 내리막 계곡으로 굴러 내려간다는 점이다.

따라서 공인된 장타자는 드라이버를 주저할 수 있으나 일반 아마추어들이야 드라이버 잡고 정확하게 맞으면 원온의 희열이 다가온다. 너무 짧다고? 지난해 인천국제공항 인근 스카이72 내장객 124만명의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남자의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는 215.8야드, 여자는 168.3야드였다.



아시아나, 동코스 3번홀-내리막 쾌감 홀경기도 용인의 아시아나CC 동 코스는 블루티에서는 좌그린 410야드, 우그린 390야드다. 화이트 티는 좌 395야드, 우 375야드라서 거리만 보면 원온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티잉그라운드가 6개라서 상황에 따라 가끔씩 화이트티가 ‘(좌)365/(우)345야드’ 지점에 꽂히기도 한다. 지형상 왼쪽으로 숲이 빽빽히 들어와 있어 슬라이스성 구질이 종종 나는 곳이기는 하다.

3. 경북 문경 문희 6번홀. 4. 경북 상주 블루원상주 6번홀.
하지만 중간에 벙커가 없고 티잉그라운드부터 그린까지의 고저차가 약 89야드에 이를 정도로 낙차 큰 내리막이기 때문에 티샷의 방향만 좋으면 아주 짧은 세컨드 샷이 남거나 온그린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 특히 100야드 지점부터 그린까지는 앞쪽의 우그린인 경우 그린 오른쪽을 타면 온그린이 가능하고, 20야드 뒤에 위치한 좌그린은 좌우 벙커가 그린 진입을 방해할 정도가 아니어서 쉽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공이 굴러내려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흐뭇하기만 하다.



문경, 문희 코스 6번홀-최장 홀인원 도전 홀2011년 4월 13일 경북 문경레저타운이 운영하는 문경 CC. 문희 코스 내리막 레귤러 화이트 티 306m 6번 홀에서 충북 충주에서 온 한선덕 씨의 드라이버 샷이 그린 주변에 떨어져서 한 번 튀기고 홀컵으로 들어갔다. 10분쯤 지나 뒷팀인 문경에서 온 이상일 씨의 드라이버 샷이 페어웨이 오른쪽 경사진 언덕에 떨어진 후 그린으로 튕기면서 홀컵으로 빨려 들어갔다. 파4 홀에서 연속해서 지난해 국내 최장 거리 홀인원이 두 번 연달아 나온 것이다.

거리는 300m가 넘지만 티잉그라운드에서 그린까지 고저차는 약 50m에 이른다. 내리막 경사를 잘 타면 미끄럼틀 타듯이 온그린이 가능한 홀이다. 10분 간격으로 홀인원이 나온 건 개장 이후 처음이었다. 아마 파4 홀의 10분 간격 홀인원은 기네스북에도 오를만 하다.



스카이72, 하늘코스 2번홀-‘무작정 질러’ 홀영종도 국제공항 옆 스카이72 하늘 코스는 바람이 항상 변수다. 블랙티에서 323m지만 블루티 306m에 화이트는 285m다. 게다가 그린이 티잉그라운드보다 9m 낮은 곳에 위치한다. 공항 활주로가 바로 옆이라 왼쪽으로 뻥 뚫린 나대지를 타고 영종도의 바닷 바람이 뒤에서 불어온다면 원온을 노리기에 절호의 찬스가 나온다.

티잉 그라운드 바로 밑으로 암반이 가장 낮으며 거기서부터 그린까지 계속 오르막으로 이어지는 홀이다. 볼이 약간 어긋나도 오르막이라 많이 도망가진 않는다. 그린 앞쪽 왼편에 놓인 벙커만 피한다면 원온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다. 그러니 여기서는 무조건 드라이버 들고 맘껏 쳐야 한다.



블루원상주, 6번홀-영웅적 도전 홀경북 상주에 위치한 블루원상주(구 오렌지) 골프리조트의 6번 홀은 핸디캡 16번으로 일단 시야가 넓게 트이고 마음이 편해진다. 블랙티에서 362m이고 화이트티에서는 318m지만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도그레그 홀인 데다가 티잉그라운드에서 그린까지의 고저차는 20m에 달한다. 그것도 200m 이후 지점에서 그린까지 내리막으로 연결된다.

티샷 공간이 충분하고 가운데 페어웨이 벙커가 가이드 역할을 해서 그 방향으로 티샷을 하면 그린까지 굴러 내려간다. 그린 양 옆 벙커가 있으나 훌륭한 티 샷을 막는 용도가 아니라 두 번으로 꺾어가는 세컨드샷을 잡는 벙커들이다. 영웅적인 티샷을 향해 양쪽에 도열해 경배하는 형상이다. 영웅이 될지의 여부는 드라이버를 잡고 어디를 겨냥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팔공, 아웃코스 9번홀-이글 트라이 홀대구 팔공산 아래 조성된 팔공CC 아웃 코스 9번 홀은 백티에서는 내리막 305m, 레귤러티는 287m 레이디티는 266m다. 20m 가량 내리막이고 특히 200m 지점부터는 경사가 더 급해진다. 투그린인데 우그린에 핀이 꽂혀 있다면 양쪽 벙커 사이를 지나 그린에 원온할 기회가 많아진다.

좌그린이면 벙커가 가로막고 있어 힘들 수 있다. 지난해 이 홀에서는 이글이 6번 나왔고, 2011년6월 18일 조재태 회원이 친 드라이버 샷이 홀인원 되어 골프장 개장 후 두 번째 파4 홀 홀인원으로 기록됐다. 버디는 쉽고 파를 잡아도 무시당할 수 있는 홀이다. 여기서는 독수리 잡기에 나서야 하는 홀이다.



마우나오션, 오션코스 4번홀-원온 맞춤 홀경북 경주의 마우나오션 리조트 오션 코스 4번 홀은 블랙티 336m, 골드티 301m, 블루티 291m, 화이트티 238m에 불과하다. 티잉 그라운드 오른쪽이 움푹 파여 있고 왼쪽으로 돌아가는 도그레그 홀이지만 약간 내리막에 티잉그라운드부터 그린까지의 직선 거리는 200m 내외이다. 게다가 그린 모양이 가로 15m 세로 34m로 길쭉한 편이라서 잘 맞은 샷이면 원온이 어렵지 않다.

이글이 가장 많이 나오는 홀이며 가끔 파4홀 홀인원이 나오는 곳이기도 하다. 거리가 짧아도 그린이 가로로 누워있으면 원온이 힘들 수 있으나 이 홀은 세로여서 방향과 거리만 적당하면 원온을 위한 꼭 맞춤홀 같다.



몽베르, 브렝땅코스 7번홀-‘행복한 미소’ 홀경기도 포천의 몽베르CC 브렝땅 코스 7번 홀의 별칭은 ‘행복한 미소’다. 36홀 몽베르 코스의 파4 중에서 가장 짧기 때문이다. 총 전장은 323m이지만 오른쪽으로 도그레그 된 부분을 쭉 펴면 에서 그린 에지까지 260m가 나온다. 게다가 그린 왼쪽 방향으로 티샷을 보내면 경사를 타고 그린에 안착하는 행운이 따르기도 한다.

180m 지점의 페어웨이 왼쪽으로 요철 심한 벙커가 있지만 시각적인 위협 요소일 뿐이다. 약간의 내리막으로 가다가 그린 주변에서는 오르막 형상이다. 장타자는 드라이버를 잡고 원온을 노리기도 하지만 우드를 쳐도 짧은 웨지샷이 남는다. 행복한 미소를 지을 수 있는 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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