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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iscope inside the HERMIT KINGDOM - “북한은 환상적인 여행지다”

periscope inside the HERMIT KINGDOM - “북한은 환상적인 여행지다”

뉴저지 소재 ‘우리투어’의 CEO 안드레아 리 그녀는 뉴욕 필하모닉,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등의 방북도 주선했다



북한은 지구상에서 가장 압제적인 전체주의 정권일 성싶다. 2500만 명에 가까운 주민의 3분의 2가 영양실조, 굶주림 또는 더한 고통에 허덕인다. 강제수용소에는 20만 명의 정치범이 억류돼 있다. 인권단체의 추산으로는 40만 명이 고문·처형·질병 등으로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믿거나 말거나 기가막히게 환상적인 여행지이기도 하다.

어쨌든 그것이 우리 투어 CEO인 안드레아 리(31)의 선전문구다. 뉴저지주 포트리에 자리잡은 우리 투어는 지구상에서 가장 고립된 왕따 국가로의 여행을 주선하는 얼마 안 되는 서방 여행사 중 하나다. 북한은 70년 가까이 기괴하고 호전적인 김씨 왕조의 지배를 받아왔다.

“우리가 관광에서 찾는 가치 중 하나는 우리 문화를 수출하고 그들의 문화를 배우는 것”이라고 리는 말한다. 그녀는 변호사 출신으로 칠레 산티아고 태생의 귀화한 한국계 미국인이다. 그녀의 한국인 아버지가 산티아고에서 수출업을 했다. 그녀는 맨해튼에서 회사법 변호사로 일했다.

두카티 몬스터 오토바이를 타고 출퇴근하곤 했다. 헬멧을 들고 사무실에 들어설 때면 파트너들의 시선이 그녀에게 집중됐다. 변호사 일을 그만두고 기업가 정신이 투철한 아버지가 10년 전에 창업한 여행사 경영을 맡았다. “아무도 북한과 북한 사람을 모른다.” 맨해튼 웨스트 빌리지의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그녀가 말했다. “그 나라에는 역사와 문화가 풍부하다. 석기시대부터 존재했던 민족이다.”

우리 투어는 직원 5명의 작은 여행사다. 하지만 북한 국영항공사인 고려항공의 유일한 비정부 티켓 판매대행사가 됐다. 북한을 방문하는 전체 외국인 여행자의 33%를 그녀의 회사가 담당한다고 리는 주장한다.

실제로 2008년 2월 뉴욕 필하모닉, 지난 1월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 그리고 3월 미국 농구 스타 출신 데니스 로드먼과 미국 잡지 바이스의 방북을 그 여행사가 주선했다.

그 여행이 6월 14일 HBO 다큐멘터리 시리즈 ‘바이스’의 시즌 피날레 주제였다.

“물론 북한 사회에 정말로 좋지 않은 측면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리가 인정했다. “하지만 북한을 방문해 현지 주민들과 어울리고 교류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더 좋은 영향을 미치리라고 생각한다.”

한편 그 여행은 “대단히 조직화되고 통제를 받는다. 북한의 한쪽 면만 본다고 따져도 할 말이 없다. 북한에 들어가면 모든 걸 보지는 못한다”고 그녀가 말했다. “강제수용소 같은 건 보지 못한다. ‘공개처형을 볼 수 있냐’고 묻는 사람도 있었다. 턱도 없는 소리다. 절대! 우리는 공개처형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도 모른다.”

북한은 가끔씩 핵무기 개발 능력을 과시하고 미사일을 발사해 한국과 나아가 미국 도시들을 파괴하겠다고 위협한다. 그러면서도 관광산업을 적극 육성하는 중이다. 북한의 29세 또는 30세의 ‘최고 지도자’ 김정은 이 그 사업에 직접 관여한다. 그는 스위스 베른의 공립학교에서 유학했다고 전해진다(그의 연령과 교육 모두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북한의 이른바 건설사병들이 강원도에 “세계 수준”의 스키 리조트를 건설 중이다. 강원도 지역에는 11월부터 3월까지 많은 눈이 내린다. 게다가 북한 주민들은 7월 27일의 ‘전승절’ 60주년 축제 준비에 여념이 없다. 평양에서 열리는 그 기념식에는 “광장에서의 단체무용, 군대 퍼레이드, 대규모 축제행사가 열린다”고 우리 투어 팸플릿은 소개한다.

“이는 또한 아리랑 매스 게임을 직접 목격하는 좋은 기회다. 북한에서 DMZ를 관광하고 7일간의 여행일정 동안 동해안 도시 원산과 유명한 금강산을 방문해 최상의 북한 여행을 즐긴다.” 가격은 5일 일정에 2500달러 선에서 더 오래 머물 경우 4000달러에 이른다. 베이징에서 출발하는 고려항공편 왕복 요금이 포함된다. 여름철 성수기 동안 러시아제 투폴레프 항공기로 한 주 5회의 비행편이 운행된다. 하지만 고려항공은 세계 최악의 민간 항공사로 평가받았으며 유럽에는 대체로 착륙이 허용되지 않는다.

예상대로 리는 경쟁사인 중국항공(중국국제항공공사)보다 고려항공을 선호한다고 말한다. 중국항공도 베이징에서 평양의 순안국제공항 간 비행편을 운행한다. “다소 편견일지 몰라도 중국항공을 이용한 적이 몇 번있었는데 장시간 연발착이 발생했고 탑승감이 몹시 나빴으며 서비스도 썩 좋지 않았다”고 그녀가 말했다. “고려항공은 항상 정시 운항하고 서비스도 다소 편차가 있지만 좋은 편이다.”리가 말을 잇는다.

“비행기에 탑승하면 스피커를 통해 록밴드 크랜베리의 인스트루먼트 음악 ‘Linger’를 배경으로 안전수칙이 흘러나온다. 읽을거리로는 영어신문 평양타임스와 각종 북한 잡지들이 있다. 가장 최근에 본 기내영화는 ‘꽃 파는 처녀’다. 김일성 전 주석이 창작한 유명한 북한 영화다. 타임캡슐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느낌이 다소 들지만 북한여행의 전반적인 독특한 체험에 얹혀 나오는 보너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 관광객들은 그런 체험에 정말 만족한다.”

물론 주민 대다수가 가난하고 굶주리는 딱한 나라에 유람여행을 다니면서 달러를 쓰는데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르는 부패하고 잔인한 정치 지배계급을 후원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정말 윤리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블레인 하든이 말했다. 그의 베스트셀러 저서 ‘14호 수용소 탈출 (Escape From Camp 14)’은 신동혁의 오랜 모험을 기록한다. 북한 강제수용소에서 태어나 그곳을 탈출했다고 알려진 유일한 인물이다. 신씨는 수용소에서 생활하는 동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만행을 겪었다.

“북한관광에는 큰 돈이 들며 철저히 관리되고 통제된다. 모든 수입은 국가에 귀속된다. 수행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차려진 음식을 먹고, 그들의 일방적인 선전을 듣는다. 데니스 로드먼같은 방문객에겐 평양을 비롯한 몇몇 도시의 보기 좋게 꾸며 놓은 쇼케이스를 보여준다. 따라서 그들의 현실인식이 왜곡되기 쉽다.”

그러나 우리 투어의 고객 에릭 힐(30)은 지난 2월 6일간의 여행 중 판단을 유보했다. 그는 개성, 유명한 38선 DMZ, 김정일 묘소가 있는 금수산태양궁전, 묘향산 국제우의 전람관, 그리고 롤러스케이트 링크 등을 방문했다. “미소 짓는 얼굴을 많이 만나 의외였다”고 힐이 말했다.

그는 치과의사의 꿈을 포기하고 세계일주를 하는 중이다(195개 유엔 회원국을 모두 방문하려는 ‘대모험’이 그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기록돼 있다). “음울함과 슬픔을 예상했지만 진정한 행복을 목격했다”고 그가 말했다. “사람들의 눈이 살아 있었다. 그것이 세뇌든 진정한 사랑이든 그들은 쉬지 않고 위대한 지도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모토롤라 중역 출신의 샌드라 쿡은 곧 아프가니스탄 카불에 있는 아메리칸 대학의 부학장을 맡게 된다. 그녀는 지난 4월 미국과 남한을 겨냥한 김정은의 도발적 발언이 극에 달했을 때 8일간 북한을 방문했다. 그녀는 북한방문의 도덕적 의미를 분명히 검토했다. 북한을 다뤄 퓰리처상을 받은 애덤 존슨의 소설 ‘고아원 원장의 아들(The Orphan Master’s Son)’까지 비행기 안에서 읽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의 호기심이 어떤 가책보다 강했다.

“우리 가이드인 미스터 김에게 어리석은 질문을 많이 던졌다”고 쿡이 말했다. 그녀는 위대하고, 경애하고, 존경하는 지도자들의 조각상을 더는 볼 필요가 없어서 다행으로 여긴다. “가이드는 대단히 지적이고 돋보이는 인물이었다. 터무니없거나 우스꽝스러운 일반화로 빠지지 않았다. 어떤 질문을 던지든 답을 내놓았다. 모든 상황에서 이런 질문에는 이런 식으로 대답하라는 대응방법을 정한 매뉴얼이 어딘가 있는 듯했다. 그들은 상당히 세련되고 아주 똑똑하며 철저하게 교육받은 사람들이다.”

최근의 블로그 게시글에서 리는 “북한 주민들이 대단하다”며 온갖 찬사를 늘어놓았다. “북한 주민들이 오랫동안 고난을 겪으면서 다른 주민에 상당한 호의와 관심을 가진 따뜻하면서도 단호한 사람들로 변한 듯하다.” 그러나 “나는 때때로 북한관광을 주선한다고 비판을 받는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10년간 북한에서 관광과 사업을 하면서 하나의 확신을 갖게 됐다. 북한과 국제사회 간에 조화와 이해를 확대하는 데는 문화적 접촉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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