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olf - 김하늘·김자영·양제윤 슬럼프 언제까지

지난해 스타플레이어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 올 시즌 국내 여자프로골프 무대에는 ‘2김1양 트리오’가 없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김하늘(25·KT)·김자영(22·LG)·양제윤(21·LIG손해보험)이 득세하면서 ‘세 여인 천하’를 이어갔다. 이들은 ‘상금왕-다승왕-대상(올해의 선수상)’을 사이 좋게 나눠 가졌다.
올 들어 이 3인방은 눈에 잘 띄질 않는다. KLPGA 투어는 7월 7일 중국에서 열린 금호타이어 여자 오픈을 끝으로 상반기 12개 대회를 치렀다. 우승자는 모두 11명이 나왔다. 김보경(27·요진건설)의 2승을 제외하면 10개 대회 우승자의 얼굴이 각기 달랐다. 지난해 3인방은 올해 무대에서는 전혀 얼굴을 내밀지 못했다. 단지 ‘우승을 못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대회마다 우승후보로 거론됐지만 우승 경쟁과는 거리가 멀었다. 겨우 톱 10 언저리에 이름을 올릴까 말까 정도였다.
그런데 이 세 선수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3년 연속 KLPGA 투어 상금왕에 도전하는 김하늘은 올해 출전한 10개 대회에서 세 차례 컷 탈락하고 두 차례는 대회 도중 기권했다. 물론 두 차례 톱10에 든 기록이 있다. 2013년 투어 스케줄에 포함돼 있지만 이미 지난해 12월에 치러진 스윙잉 스커츠 월드 레이디스 마스터스와 현대차 차이나 레이디스 오픈에서다. 그러나 이 두 대회의 성적은 지난해 상금왕을 했던 때의 좋았던 흐름으로 봐야 한다. 이 같은 전제를 놓고 볼 때 김하늘은 올해 8개 대회에서 다섯 차례나 컷 통과(기권 2회)에 실패했다.
김하늘이 컷을 통한 3개 대회에서 거둔 올 시즌 최고 성적은 17위다. 나머지 2개 대회에서는 20위와 45위로 부진했다. 선수 본인이 직접적으로 자신의 문제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드라이브 샷’ 때문에 고전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문 용어로는 ‘드라이버 샷 입스’다.
어느 때 어디에서부터 드라이버 샷이 틀어졌는지는 모른다. 드라이브 샷의 페어웨이 적중률이 52.54%로 108명의 투어 선수 가운데 101위다. 드라이버로 10번 티샷을 하면 절반 이상이 페어웨이를 벗어난다는 얘기다. 드라이브 샷의 거리도 상위 20위 이내의 평균치인 259야드에 평균 11야드 이상 뒤진다.
김하늘의 드라이브 샷 난조는 낮은 그린적중률로 이어졌다. 지난해 그의 그린적중률은 75.11%로 10위였다. 올 상반기에는 59.52%로 87위다. 페어웨이가 아닌 상황에서 두 번째 샷을 시도하다 보니 그린을 놓치는 경우가 잦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시즌 3승으로 다승왕에 오른 김자영은 무엇이 문제일까. 김자영은 올해 8개 대회에 출전해 두 차례 컷 탈락했고 톱10에는 단 한 차례도 오르지 못했다. 작년에 상금랭킹 3위(4억1800만원)였던 그는 현재 시즌 상금누계 2800만원으로 58위다. 김자영은 올 시즌시작부터 마음이 복잡했다. 매니지먼트사와 재계약 문제를 놓고 의견이 충돌하면서 동계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급기야 전 매니지먼트사로부터 5억원대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휘말렸다.
그 내용은 대단히 복잡하다. 대내외적으로 흘러나온 얘기는 다음과 같다. 기본적으로 김자영 측과 매니지먼트사와의 재계약 성립의 문제다. 김자영 측은 지난해 연말 계약 종료 시점에 앞서 계약서대로 2개월 전에 ‘현 매니지먼트사와는 재계약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그런데 전 매니지먼트사 측의 얘기는 사뭇다르다. 즉 그 ‘내용증명’을 받았지만 그 이후 김자영 측으로부터 ‘계속 계약 관계를 유지한다’는 구두 약속을 받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처럼 선수와 매니지먼트사가 재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거대 스폰서가 등장함으로써 더 확대되는 국면을 맞았다. 매니지먼트사는 김자영 측과 서류상 재계약을 하지는 않았지만 김자영을 대신해 새 스폰서와 계약 조건 및 연간 후원금 등을 협의하고 계약을 체결하는 역할을 맡았다. 새 스폰서와의 계약은 성공적이었다. 김자영은 정식 계약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동계훈련을 위해 호주로 출국했다. 표면상으로 여기까지는 김자영과 매니지먼트사 간에 어떤 잡음은 없었다.
그런데 김자영이 호주에서 한 달여 동안 훈련을 하다가 스윙 레슨을 받기 위해 미국으로 넘어가면서 문제가 생겼다. 동계훈련 스케줄상 매니지먼트사와 협의돼 있던 레슨을 받기 위해 미국에 도착했는데 레슨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국내 A급 남자 프로골퍼로부터 레슨을 받기로 돼 있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당시 그 A급 남자 프로는 김자영 선수에게 ‘매니지먼트사와 재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아서 레슨을 해주고 싶어도 해줄 수가 없다. 그러니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
결국 김자영은 일주일 동안 미국에 머물다가 레슨을 받지 못하게 되자 2월 중순경 귀국했다. 그에 앞서 양측은 재계약 기간 문제로 팽팽히 맞섰다. 김자영 측은 1+1년 또는 2년, 매니지먼트사 측은 4년을 요구했다고 한다. 이 협의 내용은 김자영이 미국에서 레슨을 받지못하게 되면서 ‘재계약 불가’ 방침으로 급선회했고, 기존 매니지먼트사는 ‘말도 안 된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김자영은 바로 이 진실공방의 한 가운데서 지난 상반기를 보냈다.
올해의 선수상인 대상을 지난해 수상한 양제윤은 지난 겨울 동계훈련을 떠나지 않았다.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양제윤 측도 지난 겨울 매니지먼트사와의 관계 문제로 시간을 낭비했다. 어느 쪽의 잘잘못인지는 명료하지 않다. 하지만 어느 한쪽의 새로운 비전에 대한 문제가 대두되면서 결국 갈라섰다. 양제윤은 해외동계 훈련 채비를 해놓고도 이래저래 타이밍을 놓쳐 국내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렇다고 그것이 성적 부진의 원인이라고 얘기하거나 단정할 수는 없다. 단지 상황 이 선수에게 좋은 흐름은 아니었다는 얘기다.
이렇게 작년 ‘2김1양 트리오’가 상반기에 고전하고 있을 때 KLPGA 투어를 강타한 것은 일명 ‘투김앤장’ 라인이다. 국내 여자골프계에서는 ‘수퍼루키’ 김효주(18·롯데)와 ‘장타 소녀’ 장하나(21·KT)의 이니셜(性)을 따와 ‘김앤장’으로 부른다. 두 선수는 올 시즌 나란히 1승씩을 기록하며 각 부문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상금 순위에서는 장하나가 3억4315만원으로 김효주를 6000여만원 차이로 제치고 1위를 질주하고 있다. 하지만 대상 포인트에서는 김효주가 1위다. 여기에 김보경(27· 요진건설)이 투혼을 발휘하며 시즌 2승으로 ‘투김앤장 트리오’를 만들었다. 하반기 KLPGA 투어는 그 어느 때보다 그 승부가 더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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