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9일 주민이 100명 남짓한 작은 시골마을에 문화의 바람이 불었다. 민요와 국악부터 오카리나와 섹소폰까지 아름다운 음악 소리가 마을에 울려 퍼졌다. 주민들은 모처럼 머리를 산뜻하게 가꾸고 염색하며 기분을 냈다. 한국리더십레크리에이션협회(한리레협)가 충북 진천군 진천읍 산척리 장척마을에서 농촌재능기부 활동을 펼치면서다.
“행복을 싣고 찾아가는 문화 레시피!”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활동에는 이·미용, 염색봉사, 쿠키체험, 장수사진, 발마사지, 레크리에이션, 건강체조, 오카리나, 민요 및 섹소폰, 인형극 공연 등 다양한 재능기부가 포함됐다. 한리레협에서 파견된 재능 기부 봉사자 약 30명은 장척마을 주민들과 즐거운 한나절을 보냈다.
초등학생으로 이루어진 한리레협 오카리나단원은 마을 주민들의 큰 호응을 받았으며, 민요 공연은 전 주민이 함께 따라서 창을 부르며 흥을 돋우었다. 농촌 평생학습 활성화 차원의 쿠키 만들기 시간에는 봉사단과 주민이 서로 예쁜 모양의 쿠키를 만들어 자랑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한리레협과 장척마을 주민들은 색깔 있는 장척마을만들기, 지속적인 문화교류활동, 장척마을 평생학습 및 체험학습 교류 등 3개항을 중심으로 결연식을 가졌다. 박춘홍 평생학습봉사회 대표는 “재능기부가 일회성 행사에 머무르지 않고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색깔 있는 농촌 마을을 가꿔가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김재갑 장척마을 이장은 “먼 거리에도 불구하고 경기도에서 이곳 충북 진천까지 찾아와 좋은 프로그램을 꾸며주신 한국리더십레크리에이션협회에 감사하다”며 사의를 표했다. 그는 “장척 마을은 전형적인 농촌마을로 모든 사람은 나의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농촌 생활을 전개하고 있다”고 밝히며 “이번 재능기부 문화 활동을 통해 주민간 화합을 한층 더 다질 수 있게 됐다”고 평했다. 김 이장은 이 고장의 특산품인 생거진 천쌀의 우수성도 홍보하며 애향심을 보여 봉사단에 큰 감동을 안겼다.
농촌재능기부 활동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한국마사회가 후원한 사업으로 농촌 재능기부활동으로 도시민과 농촌마을을 연결하여 국토 균형발전과 지역발전을 도모하고, 농촌 재능기부 활동 촉진을 위하여 한국농어촌공사가 주관하고 있는 사업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촌 지역에 재능을 기부할 개인, 단체, 기업과 이를 필요로 하는 지역을 연계하는 서비스 ‘스마일재능뱅크(www.smilebank.kr)‘를 운영하고 있다. 농촌재능나눔활동은 전문 지식과 경험이 없어도 농촌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만 있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현재 사회봉사단체와 기업체 등을 포함한 3만6000명이 재능기부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1192개 마을에서 다양한 재능기부활동을 펼쳐왔다.
재능기부 사례는 다양하다. 어느 화가는 마을, 방조제 등에 벽화를 그려 농촌 마을 분위기를 새롭게 만들었다. 건축가는 농촌 노후 주택 보수 작업에 참여했다. 전직 교수는 귀농해 생태체험학교를 운영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학생들도 농촌 재능 기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나눔에 참여하고 싶은 농촌 마을도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홈페이지에 가입 후 재능기부 신청을 하면 재능뱅크를 통해 재능기부 요청 마을을 확인·선택할 수 있다. 자신의 재능을 기부한 기부자는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자원봉사 활동확인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2013년 4월 국내 한 언론이 전국 만 20~59세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86.8%가 ‘농촌재능기부 활동이 필요하다’(매우 필요 23.5%·대체로 필요 63.3%)고 응답했다. 응답자는 성별·연령·지역에 관계없이 필요성이 매우 높다고 인식했다.
‘농촌재능기부’에 참여하겠다는 응답도 과반수를 차지했다. 전체 응답자의 64.2%가 소속 직장·학교·단체가 ‘농촌재능기부’를 할 경우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개인적으로 참여할 의사가 있다는 응답자도 63.4%를 차지했다. 반면 ‘농촌재능나눔 캠페인’에 대해 실제로 인지하고 있는 응답자는 18.6%에 불과했다.
수혜 마을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지난해 한국농어촌공사와 서울마케팅리서치가 재능매치지원시스템 ‘스마일재능뱅크’ 회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수혜 마을의 72.1%가 ‘재능기부활동을 다른 마을에 소개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마을은 여전히 많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3만6590개 마을이 있다. 농촌재능나눔 캠페인이 시작된 후 수혜 받은 마을은 1192개. 전체의 약 3.3%에 불과하다. 97%의 마을이 도시의 재능을 필요로 한다.
농식품부 농촌재능나눔 담당 이정석 사무관은 “농촌 마을의 사람이 줄어들고 공공서비스를 받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농촌 사람들은 마을의 근본적인 발전을 위해 도시민의 전문적인 재능을 필요로 한다”고 전했다. 또 “농촌재능나눔 캠페인으로 아직 재능 기부의 손길이 닿지 않은 수많은 마을에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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