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끄는 펜트하우스 - 불황 속에서도 ‘완판’ 행진 중
관심 끄는 펜트하우스 - 불황 속에서도 ‘완판’ 행진 중
아이에스동서가 3월에 부산 용호동 일대에 공급한 69층짜리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W(더블유)’는 총 1458가구 모집에 9464명이 몰려 평균 6.5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1·2순위에서 141~199㎡의 중대형 평형이 일부 미달됐지만 3순위에서 모두 주인을 찾았다. 특히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답게 펜트하우스들이 모두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접수를 마감해 눈길을 끌었다.
가장 큰 평형인 244㎡형은 2가구 모집에 13명이 신청했다. 10가구 모집에 182명이 신청해 18.2대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한 143~148㎡도 펜트하우스다. W는 3.3㎡ 당 분양가가 1400만원대로 140㎡대는 총 분양금액이 9억~10억원에 이른다. 244㎡형은 총 분양가가 30억원에 달한다. 회사 관계자는 “사전 마케팅 때부터 펜트하우스를 찾는 수요자가 많았다”며 “가구수가 적어 희소성이 있기 때문에 투자가치가 높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조망권·층·향에 따라 담보가치 달라져 인기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펜트하우스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한 때 비싼 분양가와 초호화 인테리어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분양만 했다 하면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고 금세 프리미엄이 따라 붙는다. 펜트하우스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단연 높은 희소성 때문이다. 아파트 최고층에 위치해 조망권이 탁월한데다 대단지라고 하더라도 가구수가 적어 희소가치가 있다. 또 한 층에 1~2가구 정도만 있기 때문에 프라이버시가 보호되고 테라스와 같은 서비스 공간이 제공되는 점도 인기를 끄는 이유다.
여기에 지난해 1월부터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도 조망권과 층·향에 따라 담보가치 평가를 달리하는 ‘주택담보대출 담보가치평가 강화 방안’이 시행된 것도 펜트하우스의 가치를 더욱 높였다는 분석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불황 속에서도 펜트하우스는 ‘완판’ 행진을 하고 있다”며“탁 트인 조망이나 차별화된 구조 등 희소성을 중요시하는 고액 자산가들의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진행된 화성 동탄2신도시 3차 동시 분양에서 ‘대원칸타빌 2차’ 아파트는 전반적인 흥행 실패에도 최상층 펜트하우스(135㎡형) 5가구는 모두 주인을 찾았다. 같은 해 8월 삼성물산이 경기 용인시 풍덕천동에서 분양한 ‘래미안 수지 이스트파크’는 평균 경쟁률이 3.6대1이었지만 117·118㎡형 펜트하우스의 청약경쟁률은 각각 25대1과 24대1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또 11월 대우건설이 위례신도시에 분양한 ‘위례 그린파크 푸르지오’ 최상층 펜트하우스(113㎡형)의 경우 9가구 모집에 1·2순위에서 163대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펜트하우스의 인기는 분양은 물론 거래 시장으로도 이어진다. 2004년에 공급된 용산구 한강로 ‘시티파크’ 펜트하우스(307㎡)는 현재 시세가 40억원 선이다. 애초 분양가는 25억원으로 15억원 가량의 웃돈이 붙었다. 2012년 7월 입주한 판교신도시 ‘백현마을 1단지 푸르지오 그랑블’ 266㎡ 펜트하우스는 총 분양가가 22억원 선이었으나 현재 호가가 36억원 선이다. 분양가와 비해 14억원가량 웃돈이 붙은 셈이다. 인근 P공인 관계자는 “펜트하우스는 물량이 적어 시장에 매물로 잘 나오지 않는다”며 “신분당선 판교역 개통에 이어 알파돔시티가 들어서면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펜트하우스는 고가인 만큼 고액 자산가들에게 인기가 높다. 특히 변호사·의사 등 전문직이나 중소기업 경영인 등의 수요가 많다. 이들이 펜트하우스를 찾는 것은 희소성 때문이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라고 하더라도 펜트하우스는 4~5가구에 불과하거나 많아야 10가구 안팎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일반 아파트와는 차별화된 시설과 설계 등도 수요자들이 펜트하우스를 찾는 이유다.
대부분 아파트 최상층에 있어 층간 소음도 적고 조망권도 뛰어나다. 또 한 층에 한 가구만 배치해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펜트하우스의 가치는 무엇보다 희소성”이라며 “단독주택의 독립성과 아파트의 편리함을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에 고액 자산가들의 관심이 크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조망권 등도 금융권이 평가하는 담보가치를 올리는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실제 재테크 수단으로서 유용하다. 지난해 초부터 시행된 주택담보대출 담보가치평가 강화 방안에 따라 같은 아파트라도 조망권과 층·향 등에 따라 담보가치 평가가 달라진다. 이에 따라 조망권에 대한 가치가 제대로 평가되면서 뛰어난 조망권을 가진 주상복합의 가치도 더욱 커지고 있다.
저층 일반 아파트에 비해서 펜트하우스 등 고층 아파트의 담보가치가 더 높아지기 때문이다. 분양업체 관계자는 “조망에 따라 분양가 차이가 있지만 입주 이후 가격차는 더욱 벌어진다”며 “뛰어난 조망을 눈으로 확인한 경우 매도자가 시세보다 더 높게 웃돈을 붙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주택 경기 불황에도 펜트하우스가 큰 인기를 끌자 건설사들도 전략 상품으로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특히 과거에는 펜트하우스의 평형대가 대부분 200㎡ 이상의 대형 위주였지만 최근에는 규모를 줄이는 대신 가격대를 낮춰 수요층을 넓히는 전략을 쓰고 있다.
삼성물산이 지난해 11월 강동구 천호동에서 공급한 ‘강동 래미안 팰리스’의 경우 151㎡(6가구)와 155㎡(6가구) 총 12가구의 최상층 펜트하우스 분양가를 12억5000만~12억7000만원대로 책정해 눈길을 끌었다. 이 금액은 강남권 재건축 새 아파트 84㎡형의 총 분양가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청약 결과 155㎡형은 당해 지역에서 8명이 청약, 1순위 마감됐고 151㎡형은 총 13명이 접수해 3순위 당해 지역에서 주인을 찾았다.
4월 말 현대건설이 서울 양천구 신정4구역에서 분양하는 ‘목동 힐스테이트’는 펜트하우스 2가구를 155㎡형으로 구성했고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강동구 고덕동에 짓는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의 펜트하우스(11가구)는 141~192㎡형이다. 두 단지의 3.3㎡당 분양가가 2000만원 안팎이어서 10억~13억 원선에 분양 받을 수 있다.
거래 활발하지 않아 환금성 떨어져단, 무턱대고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다. 펜트하우스가 공급이 적어 희소가치는 높지만 다소 비싸다 보니 거래가 잘 안돼 환금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투자자금에 여유가 있거나 실거주 목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드물기는 하지만 미계약분이나 할인 분양하는 펜트하우스를 노려볼 만하다.
양지영 팀장은 “펜트하우스의 평형대가 다양해지면서 대형 아파트 분양가와의 격차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200㎡ 안팎의 평형대는 실거래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투자 목적이라면 임대수요가 풍부한지 여부를 꼼꼼히 살펴보고 실거주 목적이라면 입지와 분양가의 적정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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