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OREA'S 50 RICHEST - 부의 지도 바꾼 네이버

최근 1년 동안 네이버 주가는 150% 상승했다. 네이버의 시가총액은 24조4912억원으로 지난해 초 21위에서 올해 3월 4위까지 올랐다. 바로 위 현대모비스와 격차가 크지 않아 3위도 넘보고 있다. 삼성SDS의 사내 벤처로 출발한 작은 회사가 15년 만에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가장 값어치 있는 회사로 꼽힌 셈이다.
지난해 8월 NHN(현 네이버, NHN엔터테인먼트)은 포털을 담당하는 ‘네이버’와 게임을 담당하는 NHN엔터테인먼트(구 한게임)로 회사를 나눴다. 몇 년 동안 지루하게 20만원대를 지키던 네이버의 주가는 분할 이후 40만원대로 훌쩍 뛰었고 라인의 성공에 힘입어 80만원 선도 넘어섰다.
주가가 급등하자 네이버 주식을 보유한 경영진의 지분가치도 대폭 상승했다. 창업자인 이해진 이사회 의장의 재산은 지난해 6340억원에서 두 배 이상 늘어 1조2156억원으로 부자 순위 24위에 올랐다(4월 17일 종가 기준). 이 의장은 네이버 주식 153만945주(4.64%), NHN엔터테인먼트 주식 70만4337주(4.64%)를 보유했다.
이준호 NHN엔터테인먼트(이하 NHN엔터) 회장은 네이버와 NHN엔터 주식을 각각 123만2820주(3.74%), 56만7179주(3.74%) 갖고 있다. 이 회장의 재산은 9767억원으로 33위다(4월 17일 종가 기준). 이제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이 회장은 NHN 창업 멤버로 우리나라 검색 엔진의 선구자로 불린다. 검색기술업체 서치솔루션을 창업했고, 2000년 네이버컴(현 네이버)과 합병해 이 의장,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과 함께 NHN 신화를 썼다. NHN의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최고운영책임자(COO)를 거쳐 지금의 NHN엔터 회장 자리에 올랐다.
지금은 회사를 떠난 ‘네이버맨’들도 재벌 총수 일가 못지 않은 재력을 자랑한다. 오승환 네이버문화재단 이사장, 김병관 웹젠 이사회 의장, 최휘영 NHN비즈니스플랫폼 대표, 권혁일 해피빈재단 이사장 등이다. 삼성SDS 출신의 창업 멤버 오 이사장은 네이버 주식을 14만2207주(0.43%) 보유했다. 4월 14일 종가 기준 1056억원이다. 2010년 퇴사하기 전 지분율이 0.85%였던 오 이사장은 주식을 매각해 1000억원 상당의 현금도 손에 쥐었다. 지난해 9월에는 NHN엔터 주식 6만5425주를 팔아 73억원을 현금화했다.
게임회사 넥슨 출신으로 한게임 부문장 등을 지낸 김병관 의장도 1000억원대 주식 부자다. 김 의장은 네이버 주식 4만1669주(0.13%), NHN엔터 주식 4만7264주(0.31%)를 보유했다. 여기에 게임회사 웹젠 주식 943만5000주(26.72%)의 지분 가치를 더하면 1000억원에 달한다. 그는 3월 네이버 주식 2만8331주를 팔아 187억원을 챙겼다.

신흥부자 된 비결은 ‘창업정신’권혁일 이사장은 네이버 주식 6000주(0.02%)와 NHN엔터 주식 6301주(0.04%)를 보유했다. 권 이사장 역시 네이버 창립 멤버로 해피빈은 네이버의 온라인 기부 포털이다.
권 이사장은 1월 네이버 주식 7698주를 팔아 55억원을 손에 쥐었다. 현재 네이버를 이끌고 있는 김상헌 대표는 네이버 주식 1369주, NHN엔터 주식 630주를 보유했다. 주식가치는 10억원대다. 판사 출신으로 LG그룹 법무팀 부사장을 거쳐 2007년 NHN에 합류한 그는 지난해 15억82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재계에서는 여전히 벤처업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들의 장점으로 ‘창업정신’을 꼽는다. 2000년대 중반 기업문화와 직원 복지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창업 후 NHN에 합류했던 인재 중 상당수가 몸값을 올려 대기업으로 이직했다. 하지만 창업 세대는 안주하기보다 다른 도전에 나섰다.
교육 앱 개발전문업체 포도트리의 이진수 대표, 모바일 광고업체 퓨처스트림네트웍스의 신창균 대표, 모바일 메신저 틱톡을 개발한 매드스마트의 김창하 대표 등이 초기 NHN 출신들이다. 천양현 코코네 회장(전 한게임재팬 사장)은 2010년 NHN을 나와 일본 현지에서 승부를 걸었다.
그가 개발한 어학 앱 ‘키키토리왕국’은 출시 이후 계속 앱스토어 교육부문 상위권에 있다. 아바타 서비스 ‘포켓콜로니’는 일본 최고 모바일 아바타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천 회장은 2012년 네이버 주식 49만3783주를 처분해 300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을 봤다. 이 자금이 일본 사업의 실탄이 된 셈이다.
이들은 NHN에서의 경험이 창업 동력이 됐다고 입을 모은다. 일본, 미국 시장을 먼저 경험한 것도 해외 무대 진출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는 평이다. 류호경 한양대 교수(산업공학)는 “제조업에서 지식산업으로 트렌드가 바뀔 때 공격적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것이 포털·게임 분야 창업자들의 공통점”이라며 “한 우물만 집요하게 파고드는 고집과 열정이 그들을 신흥 부자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의 부는 유동적이다. 네이버의 주가 변동에 따라 지분 가치가 수십억에서 수백억까지 롤러코스터를 탄다. 건설·화학·전자 등의 제조업 CEO들이 탄탄한 부동자산을 기반으로 재산을 형성한 반면 포털·게임업체의 가치는 주식 장세에 따라 큰 폭으로 달라질 수 있다.
현재 네이버는 라인의 성공을 등에 업고 순항 중이다. 지난해 11월 이해진 의장은 일본 도쿄 시부야구 라인 사옥에서 열린 이용자 3억 명 돌파 기념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 의장은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고 할 수 있겠지만 3억 명은 충분히 의미 있는 숫자라고 생각해 이 자리에 섰다”고 했다. 이 의장이 조심스럽게 자신감을 내비친 지 5개월, 라인 이용자 수는 4억 명을 돌파했다. 라인의 급성장은 세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본 노무라증권이 라인의 한 달 활동이용자(MAU) 1명 당 가치를 87달러로 분석했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이 인수한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왓츠앱의 1명 당 가치는 42달러로 평가됐다. 김미송 현대증권 연구원은 “메신저는 지역 선점이 중요하기 때문에 라인이 일본뿐 아니라 태국, 대만에서 시장점유율 1위인 것은 의미 있다”며 “스마트폰 보급률이 올라갈 때까지는 이용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김 연구원은 “중국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가 모바일 메신저 앱 탱고 지분을 인수하는 등 많은 업체가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점점 치열해지는 경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李대통령 국정평가…긍정 62% VS 부정 21% [NBS]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아 떨려" 서동주, 웨딩사진 공개…예랑 나이는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李 대통령 "13조 소비쿠폰, 내수 활성화 지원…경제는 타이밍"[전문]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마켓인]상장 접은 SK엔무브, SK온과 합병설 '솔솔'…SK이노 선택은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이승주 오름테라퓨틱 대표 "반년내 BMS서 마일스톤 수령 유력...라이선스인도 적극 검토"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