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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 주가 열전 - 한국타이어 vs 금호타이어

라이벌 주가 열전 - 한국타이어 vs 금호타이어

해외 브랜드에 신차용 타이어 납품 늘어 … 금호는 해외 공장 건설 잰걸음



원화 가치가 강세를 이어가면서 자동차 업계 전반이 울상이다. 하지만 주요 자동차 부품인 타이어 업계만큼은 여전히 탄탄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천연고무 원가가 크게 하락해 타이어 업체 수익성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타이어 업계 1위를 놓고 엎치락뒤치락 해왔던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가 가장 큰 수혜자다.

두 라이벌은 1990년대부터 국내 시장점유율 1위를 놓고 경쟁을 벌여 왔다. 5년 전인 2009년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들어가면서부터 한국타이어의 독주가 시작됐다. 최근 이런 1강 체제에 균열이 생길 조짐이 보인다. 원가 하락에 힘입어 수익이 개선된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 조기 졸업을 노리고 있다. 해외 시장 개발에 특기를 가진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 졸업을 발판으로 재도약한다면 타이어 업계 1위 자리를 놓고 두라이벌의 공방이 재개될 수도 있다.



천연고무값 떨어져 원화 강세 악재 극복가능성은 타이어 원자재 가격 하락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천연고무 원가가 크게 떨어졌다. 중국 상하이선물거래소(SHFE)에서 거래되는 9월 인도분 천연고무 가격이 t당 1만4100위안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말 가격이 1만8000위안대인 것과 비교하면 21% 넘게 하락한 것이다. 천연고무 생산량의 74%가량을 차지하는 동남아시아발 가격 하락세 영향이다. 베트남을 중심으로 고무 재배면적이 확대돼 공급량이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또 이들 해외 고무 농장이 대형화하고 재배기술이 현대화해 재배면적당 수확량도 크게 늘어났다. 전통적인 고무생산지인 인도네시아와 신흥 생산지 베트남이 중국으로 대량의 고무를 공급하고 있다. 중국 내 천연고무 재고량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쌓일 정도다.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고 있지만 타이어 수요는 계속 늘고 있어 타이어 업계는 고마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1위 한국타이어의 주가는 1년 사이 상승 흐름을 탔다. 지난해 7월 1일 5만3100원이었던 주가는 꾸준히 올라 올해 같은 날 5만9800원을 기록했다. 원가 하락으로 영업이익률이 개선돼 업황이 나쁜 가운데서도 주가가 오른 것이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전년도에 비해 매출(7조692억원)은 0.6%, 영업이익(1조310억 원)은 12.9%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14.6%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추격자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매출(3조6985억원) 9.1%, 영업이익(3459억원) 7.8% 감소했다. 하지만 재무구조가 나쁘지는 않다. 2011년까지 5% 미만이었던 영업이익률이 2012년 9.2%로 상승했고 지난해에는 9.4%로 높아졌다. 지난해 4분기만 놓고 보면 10.6% 영업이익률을 기록해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도 달성했다.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 중에 부채비율과 이자보상배율 등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공장가동률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이제는 사정이 좀 나아질 전망이다.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 졸업을 목전에 두고 있다. 올 연말 워크아웃을 마칠 가능성도 재기된다. 원가 하락에 힘입어 올해 수익성이 개선되면 그동안 부진했던 매출도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워크아웃 과정 동안 금호타이어는 체질을 바꿨다. 지속적으로 흑자를 내고 있고 재무구조도 개선했다. 국내 점유율 1위 탈환도 꿈만은 아니다. 실제 금호타이어는 국내 교체용 타이어 시장점유율을 올해 30% 중반까지 회복시킨 상태다.

두 라이벌은 모두 현재의 고마진을 기회로 그동안 미뤄뒀던 해외 시장 공략을 적극 추진 중이다. 특히 완성차 업체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기 위해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신차용 타이어는 자동차가 출시될 때 처음 장착하는 타이어다. 신차용 타이어 공급업체로 선정되면 안정적인 대량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고 널리 알려진 자동차 브랜드 파워를 간접 활용할 수도 있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 모두 올해 1분기 전체 판매량의 30%를 신차용 타이어에 집중하고 있다.

일단 한국타이어가 앞서가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1991년 폴크스바겐의 해외 신차용 타이어를 처음 공급한 이후 2006년 아우디, BMW, 메르세데스 벤츠 등의 프리미엄 브랜드에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2011년에는 도요타, 지난해는 닛산과 혼다에도 신차용 타이어를 공급하고 있다. 일본차는 북미지역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어 한국타이어의 신차용 타이어가 해외 시장에 나가는 발판이 되고 있다.

신차용 타이어 시장에 한 발 늦게 들어간 금호타이어도 거세게 추격하고 있다. 2006년 크라이슬러의 세브링과 폴크스바겐의 제타에 타이어를 공급한 이래, 2007년 국내 타이어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메르세데스 벤츠의 A클래스에 제품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올해부터는 사계절용 타이어 ‘솔루스 TA 31’을 크라이슬러 중형 세단 ‘올 뉴 300C’에 공급하고 있다.

신차용 타이어 납품 경쟁으로 두 라이벌의 격전지는 해외로 옮겨가고 있다. 외국 자동차의 교체용 타이어 수요에 맞춰 해외시장점유율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한국타이어는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테네시주에 연간 타이어 1100만개 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연내 착공할 계획이다. 2016년 하반기 가동이 목표다.



금호타이어, 올해 워크아웃 졸업 전망금호타이어 역시 중단했던 미국 조지아 공장 건설을 재개할 예정이다. 금호타이어는 2008년 5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하지만 당시 그룹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건설을 중단했다. 조지아 공장은 약 53만㎡ 부지에 1억6500만 달러가 투자돼 1차로 연산 210만개 규모 타이어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추후 연간 320만개까지 생산 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부터 채권단에 조지아 공장 건설 재개 의향을 밝히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1994년 글로벌 타이어 업계 최초로 중국에 진출했다. 현재 난징·톈진·장춘 등에 4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 베트남 빈증에도 2008년 연산 330만개 규모 공장을 완공했다. 현재 연간 생산량 6500만개 중 절반가량을 해외에서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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