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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LEVISION | 다시 시작된 ‘숨은 원조가수 찾기’

TELEVISION | 다시 시작된 ‘숨은 원조가수 찾기’

(왼쪽부터) 김성욱(더 히든), 임성현(더 히든), 조홍경 보컬 트레이너, MC 전현무, 전철민(더 히든), 장진호(더 히든).



JTBC의 대표 예능프로그램 ‘히든싱어3’의 막이 올랐다. 히든싱어는 가창력과 모창 능력을 겸비한 일반인 출연자들이 원조 가수와 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가수와 ‘모창 능력자’들이 가림막 뒤에서 노래를 한 소절씩 연이어 부르면 연예인 패널과 청중단이 원조 가수를 맞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2012년 12월 JTBC 개국 1주년 특집 프로그램으로 제작된 히든싱어는 정규 편성 이후 김경호, 성시경, 조관우, 김종서, 장윤정, 백지영, 이문세 등 내로라하는 가수 13명이 출연해 큰 인기를 끌었다. 히든싱어는 2013년 10월 시즌2를 시작하며 관심을 이어갔다. 임창정, 신승훈, 조성모, 김범수, 윤도현, 아이유, 박진영 등이 무대에 올랐다. 주현미와 남진도 원조가수로 출연해 세대를 아울렀다.

특히 시즌2에서는 고(故) 김광석 편이 큰 감동을 남겼다. 히든싱어 제작진은 1년 동안 공들여 이 방송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첨단 녹음 기술로 복원된 김광석의 ‘목소리’는 일반인 출연자들과 함께 ‘먼지가 되어’ ‘나의 노래’ ‘두 바퀴로 가는 자동차’ ‘서른 즈음에’ 같은 히트곡을 부르며 불가능을 현실로 만들어냈다.

히든싱어에 출연한 모창 능력자들은 시즌 마지막 회에 왕좌를 두고 왕중왕전을 벌인다. 생방송으로 진행된 시즌2 왕중왕전 파이널은 시청률 9.1%(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가구, 광고 제외)를 기록하며 종편 예능 프로그램의 역사를 새로 썼다. 방송이 끝난 뒤에도 인기는 여전했다. 방송 이후 지난 6월 30일까지 JTBC 홈페이지, 네이버, 다음, 유튜브에서 히든싱어 영상을 조회한 수가 총 4000만 건에 달했다. 이 조회 수는 시즌3에 대한 시청자의 기대를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다시 히든싱어 시즌3의 얘기로 돌아가서, 지난 8월 16일 첫 원조가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J에게’ ‘알고 싶어요’ ‘한바탕 웃음으로’ 등을 부른 가수 이선희다. 그의 출연 소식에 기존 원조 가수들 역시 “쉽게 나올 분이 아닌데” “생각만 해도 꿈 같다”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2년 동안 제작진의 러브 콜을 받았다는 이선희는 이날 방송에서 “원래 공연 위주로 활동하는데 데뷔 30주년을 맞아 팬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기 위해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본격적인 경연에 앞서 백지영, 임창정, 김경호 등 후배 가수들과 소박한 합동 무대를 꾸미기도 했다.

시즌3 첫 원조가수로 나선 이선희(오른쪽).
히든싱어를 제작하는 조승욱 JTBC PD는 “1980년대 발라드를 대표하는 이선희와 함께 1990년대 댄스를 대표하는 쿨의 이재훈, 2000년대 트로트의 부흥을 일으킨 박현빈 등 다양한 시대와 장르의 음악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가수 이적, 소녀시대 태연, 플라이투더스카이 환희 등도 이번 시즌 라인업에 포함됐다.



‘ 국민가수’ 이선희 출연으로 1회부터 화제‘슈퍼스타K(MNET)’ ‘K팝 스타(SBS)’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시작된 노래 경연 프로그램 열풍은 ‘나는 가수다(MBC)’ ‘불후의 명곡(KBS)’ 등으로 이어지며 예능계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히든싱어는 노래 잘하는 일반인과 가수의 대결이라는 전에 없던 구도로 감동과 재미를 이끌어냈다. 무엇보다 인기 가수의 히트곡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시청자들을 매료하지만 모창 능력자들의 뛰어난 가창력 역시 히든싱어의 큰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시즌2에서는 신승훈과 조성모가 청중단의 선택을 받지 못하고 탈락하는 이변이 벌어지기도 했다.

오디션으로 선발된 일반인 출연자들은 무대에 서기 전 보컬 트레이너에게 원조 가수의 창법과 호흡법 등을 배운다. 기본 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일단 이들이 무대에서 원조 가수와 함께 노래를 시작하면 채널을 돌리기 어렵다. 그만큼 집중도가 높기 때문이다. 제작진은 노래 실력에 숨은 사연과 독특한 이력을 더해 참가자들의 성공 스토리를 탄생시켰다.

휘성의 모창자로 나선 김진호는 드라마 ‘호텔킹’의 OST 가운데 ‘아파’를 불렀고, 히든싱어 출신의 임성현(조성모 편), 장진호(신승훈 편), 전철민(김범수 편), 김성욱(윤민수 편)은 그룹 ‘더 히든’을 결성해 가수로 데뷔했다.

히든싱어는 노래 대결을 벌이고 좋은 노래를 들려주는 것에 퀴즈 방식을 접목해 오락프로그램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이행한다. 분명 원조 가수가 있을 거라고 지목했던 가림막 뒤에서 일반인 출연자가 태연히 걸어나오면 시청자들 역시 현장의 청중단과 마찬가지로 입이 턱까지 벌어지며 놀랄 수밖에 없다. 특히 이수영 편에서 남성 출연자가 이수영의 목소리를 흉내 냈을 때나 아이유 편에서 핀란드, 덴마크, 중국, 베트남인 출연자가 한국인 못지 않게 멋들어지는 모창을 해냈을 때 그랬다.

‘추억의 노래 다시 듣기’도 히든싱어의 경쟁력이다. 임창정과 휘성은 프로그램 출연 뒤 과거 히트곡이 음원 상위권에 올라 기쁨을 표현했다. 좋아하는 가수가 나오면 자연히 방송을 챙겨보는 ‘팬심(fan+心)’도 높은 시청률에 큰 몫을 차지한다. 히든싱어에 출연하는 원조 가수들은 당대를 대표하는 가수임에는 분명하지만 현재 지상파 방송에서 자주 볼 수 없는 이들도 있다. 방송 출연을 즐기지 않는 가수들도 있지만 현재의 인기가 과거의 인기를 넘지 못해 추억의 인물로 남겨진 이들도 있기 때문이다. 히든싱어가 가수와 시청자 모두에게 이로운 ‘윈윈의 무대’로 불리는 이유다.

참가자들의 훈련을 담당하는 조홍경 보컬 트레이너는 “도전자들의 수준이 높아져 이번 시즌에는 모창 능력뿐 아니라 음악성까지 고민했다”며 앞으로 펼쳐질 무대에 자신감을 보였다. 시즌1, 2에 이어 시즌3에서도 진행을 맡은 방송인 전현무는 방송에서 “히든싱어는 세련된 팬 미팅”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다른 형태의 팬 미팅이든 다른 방식의 노래 경연이든 히든싱어는 살짝 비튼 ‘다름의 경쟁력’으로 다시 한번 전국의 팬들을 만난다. 방송은 매주 토요일 저녁 11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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