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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차 푸조·시트로엥, 중대형 도요타·BMW·벤츠가 우월 - 수입차 엔트리카 연비가 결정한다

소형차 푸조·시트로엥, 중대형 도요타·BMW·벤츠가 우월 - 수입차 엔트리카 연비가 결정한다

지난 4월초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15 서울모터쇼에서는 32개의 완성차 브랜드가 친환경 모델을 선보이며 연비 경쟁에 돌입했다.
#1.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는 폴크스바겐의 SUV 모델인 티구안이다. 한 해 동안 모두 8106대가 판매되면서 수년간 부동의 1위를 지켜온 BMW 520d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올해도 인기는 여전하다. 티구안의 가장 큰 장점은 13.8㎞/L의 연비다. 업계에서는 뛰어난 연비를 비롯해 주행성능, 안전성, 합리적인 가격을 인기몰이의 이유로 꼽고 있다.

#2. 지난 4월초 열린 서울모터쇼는 하이브리드 모델의 기싸움이 치열했다. BMW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i8을 내세웠다.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과 알루미늄 소재로 차체를 구성해 유럽 기준 47.6㎞/L 연비를 자랑한다. 메르세데스-벤츠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더 뉴 S500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선보였다. L당 연비는 약 35.7㎞(유럽 기준)다. 아우디와 폴크스바겐도 각각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A3 스포트백 e-트론, 골프 GTE를 전시했다. 도요타는 프리우스V로 주목받았다. 국내 연비는 17.9㎞/L. 기존 프리우스보다 출력이 44마력 상승했고, SUV급으로 적재공간이 넓어졌다.

소형차에선 푸조가 단연 우위


연비가 수입차 선택의 제 1기준이 되고 있다. 주행 성능이 제 아무리 뛰어나고 안전성을 높였다 해도 연비가 낮으면 소비자에게 외면을 받는다. 반면 연비가 높으면 주행감이 다소 떨어지거나 옵션이 많지 않아도 인기를 끈다. 수입차 브랜드 입장에서는 연비가 좋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 지상 과제가 됐다. 가솔린보다 연비가 좋은 디젤차, 하이브리드차를 계속 출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BMW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다른 건 몰라도 연비만큼은 경쟁 모델과 꼼꼼히 비교한다”고 말했다.

2013년 초 복합연비(도심·고속도로 주행 복합)라는 새 연비제도가 도입된 후 동급 모델과의 비교가 쉬워졌다. 복합연비는 실제 주행 상황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도심과 고속도로 연비를 각각 55대 45로 합산해 계산한 것이다. 고속주행과 급가속, 에어컨 가동, 저온 환경 등을 반영해 실제 연비와의 차이를 줄였다. 2년여가 지나면서 신연비 데이터가 1000여 건을 넘어섰다. 포브스코리아는 4월 8일 현재 국내에 출시된 차량들에 대해 국토교통부 산하 에너지관리공단이 측정한 표시연비를 기준으로 배기량 별로 순위를 매겨봤다.

우선 배기량에 상관없이 현재 가장 높은 연비를 보이고 있는 차량은 푸조 208 1.4 e-HDi 5D로 21.1㎞/L의 연비를 보였다. 2위는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21㎞/L)가 차지했다. 3위는 20.2㎞/L의 시트로엥 DS3 1.4 e-HDi 모델이다. 종합 성적 상위권은 역시 디젤과 하이브리드 모델이었다. 전체 20위 안에 15개 모델이 디젤, 5개 모델이 하이브리드 차량이었다.

1600cc 이하 소형차 부문의 최고 연비는 프랑스차 푸조의 푸조 208 1.4 e-HDi 5D다. 2013년 새 연비제도 도입 이후 하이브리드와 경차를 포함한 국내외 전 차종에서 연비 기준으로 쭉 1위를 달리고 있다. 푸조는 전체 20위 안에 가장 많은 모델을 올린 브랜드이기도 하다. 푸조 208 1.6 e-HDi, 푸조 508 1.6 e-HDi, 푸조 308 e-HDi, 푸조 3008 1.6 e-HDi까지 5개 모델이 올라있다. 2위는 역시 프랑스 차인 시트로엥의 DS3 1.4 e-HDi, 3위는 미니의 미니 쿠퍼 D(19.4㎞/L)가 차지했다.

2000cc 이하 중형차에선 도요타 프리우스가 선두를 지켰다. 45L의 비교적 작은 연료통을 가지고 있지만 한번 주유하면 약 1000㎞를 거뜬히 달릴 수 있다. 도요타는 1997년 세계 최초로 하이브리드 양산형 모델인 프리우스를 출시한 이후 지속적인 진화를 통해 3세대 프리우스까지 선보이고 있다. 디젤차량 라인업을 늘린 BMW도 1시리즈와 3시리즈 차량이 18㎞/L 넘는 연비를 기록하며 2~5위를 싹쓸이 했다. 특히 BMW 320d 에피시언트(효율성)다이내믹 에디션은 1995cc의 큰 배기량에도 불구하고 19.7km/L라는 놀라운 연비를 보였다. 디젤 기술의 눈부신 발전을 보여준다.

2000cc 이상 대형차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저력을 나타냈다. CLA200 CDI와 C, E시리즈가 1~3위를 차지했다. CLA200 CDI의 연비는 18㎞/L, C220 블루텍과 E300 블루텍 하이브리드가 각각 17.4㎞/L, 17.2㎞/L로 나타났다. 4~5위는 도요타가 차지했다. 2500cc급인 도요타 캠리 하이브리드와 렉서스 ES300h 모두 16.4㎞/L라는 놀라운 연비를 보였다. 렉서스는 지난해 11월 NX300h를 출시해 모두 6종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갖추고 있다.

배기량 별로 상위 10위까지 순위를 매겨본 결과 유럽산 자동차의 비율은 평균 70%에 달했다. 이들 대부분이 디젤엔진을 장착하고 있다. 연비를 기준으로 차를 고르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유럽차는 국산차보다 훨씬 고를 수 있는 모델이 많다. 연비는 판매량과 비례한다. 지난해 수입차 부문에서 가장 잘 팔린 폴크스바겐의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은 물론이고, BMW 520d(16.9㎞/L)는 중형 부문에서 우수한 편이었다. 메르세데스-벤츠 E300 역시 10.3㎞/L로 가솔린 차량으로는 상위권이었다.

중·대형차량 연비 높여야 경쟁력


국내 소비자들의 연비 만족도에서 국산차와 수입차의 격차는 현저하다. 자동차 관련 리서치업체인 마케팅인사이트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연비 만족도 조사 결과 국산차의 연비 만족도 평균은 57.2점, 수입차는 74.2점으로 수입차가 17점이나 높았다. 국산 하이브리드차 연비 만족도는 69.2점으로 수입 하이브리드차 연비 만족도(86.7점)에 비해 17.5점이 떨어졌고, 국산 휘발유차 연비 만족도 역시 56점으로 수입 휘발유차 연비 만족도(61.5점)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3년간 새 차를 산 소비자 2만2815명에게 이메일로 연비 만족도를 물어본 결과다. 마케팅인사이트 측은 “국산차가 수입차의 연비 경쟁력을 따라잡지 못하면 수입차 쏠림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자동차 업체들도 다퉈 고연비 자동차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가장 강조하는 말도 바로 ‘연비 향상’이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과)는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뒤늦게 디젤 세단 경쟁에 발을 들인 것 자체가 그동안 연비와 관련해 크게 신경 쓰고 있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중·대형 승용차 시장에서 연비를 높이기 위한 능동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조득진 포브스코리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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