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습 능률 높이는 ‘숙제 시간’은?

스페인 오비에도대학 연구팀은 평균 13세 전후 연령 청소년 7451명의 수학·과학 숙제와 시험 결과를 조사했다. 그 결과 끝마친 숙제의 양과 학생의 성적 간에 연관성이 있었다. 하지만 하루 총 1시간의 숙제로 실제 시험성적이 오른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연구팀은 시인했다.
이 분야의 과거 조사는 일관성이 없고 확정적이지도 않다. 숙제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있는 반면 부정적인 측면이 크다는 결론도 있다. 2012년 영국 가디언 신문에 소개된 영국 교육부 조사 결과에선 하루 2~3시간의 공부가 가장 높은 성적을 얻는 데 더 효과적이었다. 반면 지난해 스탠퍼드대학 연구에선 너무 많은 숙제가 청소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숙제는 공부 습관을 형성하고 자주적인 학업 능력을 키워 훗날 사회생활에 보탬이 된다. 반대로 저녁에 집에서 하는 공부는 바람직하지 않은 ‘일-가정 양립’의 시작이며, 밤샘 공부가 학업능률을 저해한다는 주장도 가능하다.
모든 아이가 똑같이 공부할 필요 없다
연구는 또한 숙제를 끝마치는 데 걸린 시간보다 과제물의 성격이 결과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인정한다. 이는 중요한 문제다. 1시간의 집중력 떨어지는 가정학습보다 45분간의 적절한 숙제가 더 효과적이라는 상식적인 견해가 이를 뒷받침한다.
과제물의 목표가 무엇인지 이해해야만 학습시간을 제대로 정할 수 있다. 이 문제에 관해서는 학자들 간에 의견이 분분하다. 숙제의 취지가 새로운 지식을 통합하고 시험성적을 올리는 데 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능력개발이 본질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교사들마다 숙제를 내는 목적이 다르기 때문에 모든 상황에 적용되는 최적의 과제 분량이 존재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수학 숙제에선 특정 공식의 연습(예를 들어 방정식 풀기)이 목적인 경우가 많다. 반면 다른 과목에선 가령 특정한 역사적 측면의 연구 같은 개념 파악에 더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과제에 최적의 분량이 있다고 인정하더라도 고려해야 할 다른 요인이 숱하게 많다. 과목, 학교 수업시간, 학생의 사회경제적 배경, 그리고 학생의 연령·성별·문화 등이다. 감안해야 할 요인이 그처럼 많기 때문에 형평성과 수월성을 모두 보장하기가 힘들다. 그리고 최적의 과제 분량을 일반화하기가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중산층 가정의 부모는 자녀의 숙제를 지원하거나 가정교사를 고용할 만한 경제력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불우한 환경의 아이들은 집에서 학업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적어 더욱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는 의미다.
아이들 사이의 문화적 차이도 중요하다. 이는 가족적 관점뿐 아니라 사회의 기대 측면을 모두 아우른다. 예를 들어 과제 분량 면에서 중국과 영국의 어린이가 갖는 기대와 경험은 전혀 다르다. 학교 수업에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우수하다는 이론은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다. 이는 숙제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따라서 13세 아이는 모두 하루에 1시간 이상 숙제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아이들이 저마다 갖고 있는 독특한 개인적 요구가 시간의 변화에 따라 달라질지 모른다. 학교에서의 맞춤형 학습에 관해 근년 들어 많은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숙제를 통한 맞춤형 학습의 이점은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특정 환경의 일부 학생에게는 하루 1시간의 숙제가 가장 적당한 분량일 수 있다. 하지만 아이들마다 학습 성향이 제각각 다르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필자 애덤 보디슨은 영국 워릭대학 직업교육 연구소 소장이다. 이 기사는 온라인 매체 ‘컨버세이션’에 먼저 실렸다.]- 번역 차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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