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브스아시아 선정 아시아 200대 유망기업 [3] 코드라이프
포브스아시아 선정 아시아 200대 유망기업 [3] 코드라이프
코드라이프는 혹시 발병할지 모르는 희소병에 대비해 신생아의 줄기세포를 채취해 장기보관한다. 이 같은 고가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는 경제적 여력을 갖춘 부모들이 아시아에서 점점 늘어나고 있다.싱가포르에 있는 의료기업 코드라이프(Cordlife) 최고 경영자 제레미 이(Jeremy Yee)가 회사 복도를 걸어가며 창립 이후 14년 동안 줄기세포를 성공적으로 주입한 18건의 사례를 기념하는 명패를 가리켰다. 뇌성마비를 앓고 있는 조지아 콘은 2살 때 자신의 탯줄혈액에서 채취한 혈액으로 치료를 받은 뒤부터 상태가 호전됐다. 백혈병에 걸린 한 16세 소년은 여동생의 탯줄혈액을 수혈받은 덕분에 병세가 차도를 보이고 있다. “탯줄혈액을 보관하면 가족에게 발병한 질환을 퇴치할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더 큽니다. 모든 이들이 탯줄혈액을 보관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우리의 전략이죠.” 코드라이프는 아시아 5개국에서 탯줄혈액 은행을 운영한다. ‘한 번의 기회, 한 번의 선택’이라는 감성을 자극하는 광고문구로 출산을 앞둔 예비 부모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이는 희소병에 대한 보험증서와도 같다. 탯줄혈액에서 얻어낸 줄기세포는 특정 유형의 암과 혈액질환 치료를 위한 장기이식수술에 사용된다. 그러나 줄기세포 치료법이 점점 더 빠르게 발전하면서, 고객들은 오늘날 탯줄혈액이 의학 용도로 사용되는 것을 넘어서 그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연구진들은 언젠가 당뇨, 심장질환 및 뇌졸중과 같은 다양한 증상에도 탯줄혈액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탯줄혈액을 관리하는 기업으로서 저희의 역할은 은행과 매우 유사합니다.” 싱가포르에 있는 사모펀드사 서던캐피탈 그룹의 경영자이자 코드라이프의 공동창업자인 호춘 호우(Ho Choon Hou)의 말이다. 그는 코드라이프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판매되는 4000달러 금액의 상품은 채취 및 처리 과정을 포함해 신생아의 탯줄 혈액 줄기세포를 21년까지 보관해 준다. 탯줄까지 보관할 경우 추가로 4450달러의 금액을 내야 한다. 이 상품은 아이가 성인이 됐을 때 갱신할 수 있다.
아시아지역 최대의 탯줄혈액은행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코드라이프는 700명의 직원을 고용해 10만 명이 넘는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선진시장인 싱가포르와 홍콩을 필두로 인도, 인도네시아 및 필리핀이 발 빠른 성장세를 보인다. 코드라이프는 말레이시아에 있는 탯줄혈액은행 스템라이프(StemLife Bhd.)의 지분도 소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태국에 소재한 스템라이프의 경영에도 간접적으로 관여한다. 코드라이프의 가능성을 점치는 투자자들의 발길도 분주해졌다. 싱가포르 주식거래소에 상장된 코드라이프의 주가는 올해 25% 상승했다. 애널리스트들도 지속적으로 코드라이프에 대해 ‘매수’ 의견을 내고 있다. 2014년 6월 30일 결산한 회계 연도 기준으로 코드라이프의 순익은 두 배 이상 신장한 242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코드라이프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연간매출 10억 달러 이하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아시아 200대 유망 기업’ 리스트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물론 탯줄혈액 사업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서구권의 몇몇 정부보건기관과 의사연합은 부모들이 자녀의 탯줄혈액을 보관하는 데 투자하는 것이 효용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명한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ational Health Service)는 “평균적인 아동이 20세 이전에 자신의 줄기세포를 이용한 장기이식을 해야 할 확률은 5000분의 1~2만분의 1 사이로 추정된다”고 경고할 정도다. 하지만 제레미 이는 거품을 뺀 실속경영으로 투자자들을 안심시킨다. 회계를 전공하고 2002년 입사한 그는 올해 45세로 활력이 넘치는 경영자이자 코드라이프의 ‘최 장수 직원’이다. 하루 두 번 코드라이프의 기술진들은 싱가포르 전역의 병원에서 채취된 탯줄혈액을 접수한다. 기술진은 각각의 시료로부터 최대한의 성인줄기세포를 모아, 크라이오백(CryoBag)에 넣어 표시하고 밀봉한 후 계약 기간 동안 15개의 온도제어 금속탱크 중 하나에 보관한다. 제레미 이는 이 연구실에 35개의 금속탱크를 추가로 설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도는 싱가포르보다 탯줄혈액 보관비용이 훨씬 낮아, 18년 상품의 경우 860달러의 비용이 소요된다. 코드 라이프는 인도 콜카타에 탯줄혈액 보관시설을 두고 42개 도시에서 서비스 센터를 운영한다. 제레미 이는 “인도는 마진은 낮지만, 신규고객이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는 곳입니다. 인도시장의 물량은 50%나 성장했다”고 말했다. 인도의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코드라이프는 작년에 거금을 투자해 광고캠페인까지 했다. 애널리스트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맥쿼리 캐피털 시큐리티스의 콘라드 워너는 “저희는 코드라이프의 내년 순이익이 46% 대폭 신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라고 말했다.
올해 코드라이프는 중국 소재 탯줄혈액은행 CCBC의 지분을 매각하기로 동의했다. 가장 큰 이유는 CCBC가 비공개회사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드라이프는 지분 매각을 통해 6500만 달러의 순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코드라이프가 중국에서 온전히 독자적인 사업체를 구축하는 데 충분한 금액이다. “이제 우리는 병원에 기술을 특허사용 계약하고 새로운 검사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중국시장에서도 성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제레미 이가 말했다.
현재는 코드라이프가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지만, 2001년 사업을 막 시작했을 당시에는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 코드라이프를 탄생시킨 주인공은 싱가포르 출신의 기업가 스티븐 팽(Steven Fang)이다. 그는 당시 9년차에 접어든 뉴욕 소재의 정부 탯줄혈액은행과 같은 사업을 아시아에서 출범시키기 위해 벤처자금을 모았고, 호춘 호우는 규제당국 및 의사들과 소통하는 데 집중했다. 사업 초기 21년 상품의 금액은 지금보다 더 높았지만, 코드라이프는 최고의 보관서비스 품질과 미국혈액은행협회 인정서를 강조하며 매달 20~30명의 신규고객을 유치할 수 있었다. “투명성과 훌륭한 지배구조를 향한 노력이야말로 저희에게는 핵심적인 요소였습니다.” 호춘 호우가 당시를 회고했다. 이러한 노력이 뒷받침돼 코드라이프가 2012년 주식공개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서구권 부모들은 아시아권 부모들보다 민간 탯줄혈액은행에 덜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민간 탯줄혈액은행의 시장점유율은 전체 정상출산의 5%에 불과하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이 비율이 22% 가량에 이른다. 코드라이프가 경쟁사 두 곳을 제치고 이 중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아시아 부모들은 자녀에게 막대한 금액을 투자합니다.” 호춘 호우는 코드라이프의 고객들이 자녀에게 더 많은 교육과 더 많은 과외활동을 시키는 부모들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인도, 인도네시아 그리고 필리핀의 경우 민간 탯줄 혈액은행의 점유율은 1%가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부모들의 인식과 경제력이 점진적으로 개선됨에 따라 향후 점유율이 증가할 것이라 예상한다. 맥쿼리의 콘라드워너에 따르면, 코드라이프가 공략해 가장 많은 매출을 낼 수 있는 ‘유효한 스윗 스폿(addressable sweet spot)’은 최저 연간수입 5만 달러 이상의 가구다.
- JANE A. PETERSON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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탯줄혈액 보관사업
아시아지역 최대의 탯줄혈액은행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코드라이프는 700명의 직원을 고용해 10만 명이 넘는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선진시장인 싱가포르와 홍콩을 필두로 인도, 인도네시아 및 필리핀이 발 빠른 성장세를 보인다. 코드라이프는 말레이시아에 있는 탯줄혈액은행 스템라이프(StemLife Bhd.)의 지분도 소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태국에 소재한 스템라이프의 경영에도 간접적으로 관여한다. 코드라이프의 가능성을 점치는 투자자들의 발길도 분주해졌다. 싱가포르 주식거래소에 상장된 코드라이프의 주가는 올해 25% 상승했다. 애널리스트들도 지속적으로 코드라이프에 대해 ‘매수’ 의견을 내고 있다. 2014년 6월 30일 결산한 회계 연도 기준으로 코드라이프의 순익은 두 배 이상 신장한 242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코드라이프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연간매출 10억 달러 이하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아시아 200대 유망 기업’ 리스트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다.
물론 탯줄혈액 사업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서구권의 몇몇 정부보건기관과 의사연합은 부모들이 자녀의 탯줄혈액을 보관하는 데 투자하는 것이 효용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표명한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ational Health Service)는 “평균적인 아동이 20세 이전에 자신의 줄기세포를 이용한 장기이식을 해야 할 확률은 5000분의 1~2만분의 1 사이로 추정된다”고 경고할 정도다.
인도와 중국시장에서 성장 기대
인도는 싱가포르보다 탯줄혈액 보관비용이 훨씬 낮아, 18년 상품의 경우 860달러의 비용이 소요된다. 코드 라이프는 인도 콜카타에 탯줄혈액 보관시설을 두고 42개 도시에서 서비스 센터를 운영한다. 제레미 이는 “인도는 마진은 낮지만, 신규고객이 가장 많이 발생하고 있는 곳입니다. 인도시장의 물량은 50%나 성장했다”고 말했다. 인도의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코드라이프는 작년에 거금을 투자해 광고캠페인까지 했다. 애널리스트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맥쿼리 캐피털 시큐리티스의 콘라드 워너는 “저희는 코드라이프의 내년 순이익이 46% 대폭 신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라고 말했다.
올해 코드라이프는 중국 소재 탯줄혈액은행 CCBC의 지분을 매각하기로 동의했다. 가장 큰 이유는 CCBC가 비공개회사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코드라이프는 지분 매각을 통해 6500만 달러의 순이익을 창출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코드라이프가 중국에서 온전히 독자적인 사업체를 구축하는 데 충분한 금액이다. “이제 우리는 병원에 기술을 특허사용 계약하고 새로운 검사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중국시장에서도 성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제레미 이가 말했다.
현재는 코드라이프가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지만, 2001년 사업을 막 시작했을 당시에는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 코드라이프를 탄생시킨 주인공은 싱가포르 출신의 기업가 스티븐 팽(Steven Fang)이다. 그는 당시 9년차에 접어든 뉴욕 소재의 정부 탯줄혈액은행과 같은 사업을 아시아에서 출범시키기 위해 벤처자금을 모았고, 호춘 호우는 규제당국 및 의사들과 소통하는 데 집중했다. 사업 초기 21년 상품의 금액은 지금보다 더 높았지만, 코드라이프는 최고의 보관서비스 품질과 미국혈액은행협회 인정서를 강조하며 매달 20~30명의 신규고객을 유치할 수 있었다. “투명성과 훌륭한 지배구조를 향한 노력이야말로 저희에게는 핵심적인 요소였습니다.” 호춘 호우가 당시를 회고했다. 이러한 노력이 뒷받침돼 코드라이프가 2012년 주식공개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서구권 부모들은 아시아권 부모들보다 민간 탯줄혈액은행에 덜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민간 탯줄혈액은행의 시장점유율은 전체 정상출산의 5%에 불과하다. 하지만 싱가포르는 이 비율이 22% 가량에 이른다. 코드라이프가 경쟁사 두 곳을 제치고 이 중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아시아 부모들은 자녀에게 막대한 금액을 투자합니다.” 호춘 호우는 코드라이프의 고객들이 자녀에게 더 많은 교육과 더 많은 과외활동을 시키는 부모들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인도, 인도네시아 그리고 필리핀의 경우 민간 탯줄 혈액은행의 점유율은 1%가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부모들의 인식과 경제력이 점진적으로 개선됨에 따라 향후 점유율이 증가할 것이라 예상한다. 맥쿼리의 콘라드워너에 따르면, 코드라이프가 공략해 가장 많은 매출을 낼 수 있는 ‘유효한 스윗 스폿(addressable sweet spot)’은 최저 연간수입 5만 달러 이상의 가구다.
- JANE A. PETERSON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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