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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그룹 3·4세 승계 Ⅰ]

[30대 그룹 3·4세 승계 Ⅰ]

 삼성그룹 | 막 오른 ‘이재용의 삼성 시대’ 20년 이어온 승계 작업 막바지 단계 ... 삼성 측, 3남매 “계열분리 없다”
지난 7월 우여곡절 끝에 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이 성사됐다. 이에 따라 이재용(47)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지배력은 더욱 공고해졌다. 이로써 ‘이병철-이건희-이재용’으로 이어지는 삼성그룹의 3세 승계 작업은 8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이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부(副)자를 뗄 일만 남았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건희(73) 회장의 건강 상태나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정도, 이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과 그룹 지배력 등을 봤을 때 이미 ‘이재용의 삼성’ 시대는 개막됐다는 것이다.

1995년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증여받은 60억원으로 에버랜드 주식을 매입한 이 부회장의 현재 삼성그룹 주식 보유가치는 7조원이 넘는다. 이 부회장은 통합 삼성물산 지분 16.5%, 삼성 SDS 11.25%, 삼성전자 0.57% 등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승계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되면서 그룹 지배력도 강화됐다. 지배구조가 ‘이재용 부회장→통합 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생명→기타 계열사’로 정리된 것이다. 올 5월에는 이건희 회장에 이어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 이사장에도 선임됐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삼성생명 지분 2.2%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문화재단은 삼성생명 4.7%, 삼성화재 3.1%, 삼성SDI 0.6% 등의 지분을 갖고 있다. 오너 일가 내부의 지분 승계 작업도 그간 속도를 내왔다. CEO 스코어에 따르면, 2013년 말 22.2%였던 삼성그룹 오너 일가의 주식자산 승계율은 올 5월 기준 47.5%로 급증했다.

재계와 증권가에서는 삼성그룹 승계 작업은 마지막 수순만 남았다고 본다. 남은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하면서,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삼성 오너 일가의 그룹 내 지분율은 국내 30대 그룹 중 세번째로 낮다. 이건희 회장과 배우자·자녀가 보유한 지분율은 그룹 전체 주식의 1.28%에 그친다. 특히 이건희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0.71%, 이재용 부회장은 0.57%에 불과하다. 때문에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나 삼성생명의 인적 분할, 삼성전자의 지주사 전환, 삼성SDS와 삼성 SDI 합병, 중간지주회사 설립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45)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42) 제일모직 사장의 역할 분담도 관심거리다. 한때 이재용 부회장이 전자·금융·바이오를 축으로 삼성그룹을 승계하고,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호텔·면세점·상사·레저,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은 패션·광고기획 등을 맡아 계열분리 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은 그동안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3남매의 계열분리는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현재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은 각각 삼성물산 5.5%, 삼성SDS 지분 3.9%를 보유하고 있다. 8월 21일 현재 주식 가치는 약 2조3000억원이다. 재계에서는 남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엘리엇 파동’ 등이 재연될 가능성은 있지만,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 작업은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에는 무리 없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본다. 오히려 삼성그룹의 마지막 승계 과제는 이재용 부회장이 스스로 경영 능력을 입증하는 것일지 모른다.

- 김태윤 기자 kim.taeyun@joins.com
 현대자동차그룹 | 정의선 승계 위한 물밑 작업 한창 대대적인 지배구조 재편 중 ...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가 열쇠
번번이 발목을 잡혔던 정의선(45)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의 승계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해부터 현대차그룹은 본격적인 지배구조 재편에 들어갔다. 정 부회장이 지분 25.06%를 보유한 현대엠코와 57.87%를 가진 현대위스코가 먼저 움직였다. 현대엠코는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위스코는 현대 위아와 합병했다. 정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조정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정한 내부관계자 거래 규제를 피하기 위해서다. 공정위는 2013년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를 막기 위해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총수 일가 지분이 30% 이상(비상장사는 20% 이상)인 계열사 중 내부거래 규모가 200억원 이상이거나, 내부 매출 거래 비중이 12%가 넘는 곳은 규제 대상이다.

정몽구(77)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정 부회장이 30%의 지분이 있던 현대오토에버도 시스템통합 계열사인 현대C&I와 합병했다. 합병이 여의치 않은 기업은 보유 지분을 처분했다. 정 부회장은 현대자동차그룹의 광고 계열사 이노션의 지분 40%를 보유했는데, 지난해 이 중 30%를 처분했다. 올해 들어선 정 회장 부자가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 502만2170주(13.39%)에 대한 블록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로써 정 부회장은 공정위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자유로워졌다. 남은 일은 자금을 확보하며 핵심 계열사 지분율을 높이는 동시에 순환출자 구도를 바꾸는 일이다. 정 부회장은 현재 현대글로비스 23.29%, 현대엔지니어링 11.72%, 현대위아 1.95%, 기아자동차 1.74%, 이노션 지분 10%를 보유 중이다.

여러 시나리오가 나오고 있지만 정 부회장이 현대제철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과 기아차가 갖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할 것이라는 게 증권 업계의 주된 시각이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그룹 순환출자 구조의 핵심 기업이다. 여기에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를 합병하며 ‘현대자동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자동차’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가 강화될 전망이다. 현대차가 보유하고 있던 현대하이스코 지분이 현대제철 지분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재편의 핵심은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와 이를 위한 정 부회장의 자금 마련으로 압축된다. 현대모비스 지분 확보 방법은 두 가지가 꼽힌다. 우선 현금을 확보해 현대모비스 지분을 늘리는 방안이다. 정 부회장은 이노션 상장 당시 구주 매출을 통해 1000억원을 확보했고, 현대글로비스 블록딜로는 약 75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4월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이 합병하면서 합병 존속법인인 현대엔지니어링 지분 11.72%를 보유하게 됐다. 기존 현대엠코 지분이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으로 바뀐 결과다. 현대엔지니어링 상장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실적이나 외형 성장 추세를 보면 그룹 차원에서 현대엔지니어링 가치 상승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면서 “정 부회장의 자금 확보 차원에서 본다면 현대건설과의 합병을 통한 우회 상장보다는 현대엔지니어링 단독 상장이 더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조용탁 기자 cho.youngtag@joins.com
 SK그룹 | 최태원 회장 자녀 어려 승계는 시기상조 장녀 경영수업 추측 ... 물려준 주식은 아직 없어
SK그룹은 최태원(55) 회장 자녀의 나이가 어려 3세 승계를 논하기는 시기상조다. 장녀 윤정씨가 26세이고, 차녀 민정씨는 24세, 장남 인근씨는 이제 막 20세가 됐다. 다만, 장녀 윤정씨는 최근 경영수업을 받는 것 아니냐는 소문이 무성하다. 윤정씨는 지난해까지 어머니 노소영(54) 아트센터나비 관장의 일을 도와 연구모임 ‘싱글래러티99’의 실무를 맡아왔다. 그는 올 초 컨설팅 회사 베인&컴퍼니에 주니어 컨설턴트로 취직했다. 베인&컴퍼니는 이전에도 주요 그룹 오너 자녀가 거쳐 간 회사다.

효성그룹 조현상 부회장과 현대중공업 장녀 정남이 아산나눔재단 기획팀장 등이 근무한 것으로 유명하다. 윤정씨는 중국 베이징에서 국제학교(ISB)를 나와 미국 시카고대학에 입학했다. 재계에서는 윤정씨가 경영컨설턴트로 수년간 실무를 익힌 뒤 SK그룹에 입사해 본격적인 후계자 수업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차녀 민정씨는 국내 재벌가에서는 흔치 않은 행보로 주목을 받았다. 중국에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모두 나왔지만 고등학교는 학비가 저렴한 일반고(인민대 부속고)를 나왔다고 한다. 방학 때는 서울 강남역 인근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용돈을 벌었다. 지난해 11월에는 해군 소위에 임관해 화제가 됐다. 지난 6월 말부터는 해군 충무공 이순신함을 타고 중동 아덴만 해역에 파견돼 파병활동을 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최근 최태원 회장의 차녀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나친 관심에 부담스러워 한다”고 전했다.

장남 인근씨는 현재 미국 동부 아이비리그인 브라운대 1학년이다. 1995년생으로 중학교를 대안학교에서 마쳤다. 어머니 노소영 관장이 대안학교에서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진학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 한 사립고등학교로 진학했던 인근씨는 중국 상하이로 유학을 떠나 어학연수를 마치고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녔다. 최 회장 자녀들이 보유한 SK그룹 계열사 지분은 없다.

이런 가운데 SK그룹의 통합지주회사인 SK주식회사가 지난 8월 1일 공식 출범했다. SK주식회사는 SK C&C가 SK㈜를 흡수·합병하는 형태로 만들어졌다. 계열사 SK C&C가 지주사SK㈜를 지배하던 ‘옥상옥’ 구조에서 벗어나 일원화된 사업형 지주회사를 만들기 위해서다. 그 이전까지 최 회장은 SK C&C를 통해 SK㈜를 지배했다. 이런 지배구조의 문제점을 털고 최 회장이 지주사의 지분을 실제 보유하면서 그룹을 경영하게 된 것이다. 통합지주회사가 되면서 최 회장의 소유 지분은 23.2%, 여동생 최기원(51)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의 지분은 7.4%다. 두 사람 외에 오너 일가가 가진 지분은 실효적 지배력으로 볼 수 없는 0%대에 불과하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통합지주회사 설립이 장기적으로 3세 승계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기도 한다.

SK 지주사에 속하지 않는 고 최종건 창업주 자녀의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작다. 최신원(63) SKC 회장이나 최창원(51) SK케미칼 부회장은 최태원 회장의 구속으로 회장 공석이 길어질 때도 SK 경영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 박상주 기자 park.sangjoo@joins.com
 LG그룹 | 장자 승계 원칙 따라 후계자 이미 낙점 구광모 LG그룹 상무, 지주사 3대 주주 ... 최종 승계까지는 시간 더 걸릴 듯
구광모(37) LG그룹 상무는 지난 5월 27일 ㈜LG 주식 7만주를 장내에서 사들였다. 구 상무는 이번 LG 주식 매입으로 지분율이 기존 5.99%에서 6.03%로 늘었다. 그는 구본무(70) LG그룹 회장(11.28%)과 구본준(64) LG전자 부회장(7.72%)에 이어 ㈜LG의 3대 주주다. LG그룹 지주회사인 ㈜LG는 LG화학 34%, LG전자 34%, LG생활건강 34%, LG생명과학 30%, 서브원 100%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LG의 지분만 확보하면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구조다. 지난해 지주회사 임원으로 승진한 구 상무는 지분율도 늘어 LG그룹 4세 후계자 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LG그룹 오너 일가는 유교적인 가풍을 중시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장자(長子) 승계 원칙에 따라 그룹의 경영권을 승계하는 것은 물론 딸이나 며느리를 경영에 참여시키지도 않는다. 창업주 고 구인회 회장 이후 2세 구자경(90) LG그룹 명예회장, 3세 구본무 회장까지 모두 장자에게 승계됐다. 이런 문화 때문에 많은 형제가 있지만 재산이나 경영권을 놓고 다툼을 벌이는 경우는 없었다. 장자 승계 전통을 유지하기 위해 슬하에 아들이 없었던 구본무 회장은 지난 2004년 동생인 구본능(66) 희성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 상무를 양자로 들였다. 여기에는 구자경 명예회장의 뜻이 반영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구 상무는 2009년 중소 식품회사 보락 정기련 대표의 장녀인 정효정씨와 결혼했다.

구광모 상무는 구 회장의 양자로 입적한 후 2006년 LG전자 대리로 입사했다. 입사 뒤 미국 스탠퍼드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거쳐 2009년 8월 과장으로 복직했다. 이후 LG전자 HE(Home Entertainments)사업본부와 HA(Home Appliance)사업본부 등 LG그룹 핵심 계열사인 LG전자 주요 사업부를 돌며 경영수업을 받았다. 지난해 4월에는 지금의 LG 시너지팀으로 자리를 옮겼고, 같은 해 말 상무로 승진했다. LG 시너지팀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나 에너지 등 각 계열사들이 참여하고 있는 사업을 점검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하는 일종의 컨트롤 타워다. 경영수업을 하기에는 최적의 자리인 셈이다.

경영권 승계와 관련 LG그룹 내에 구 상무의 경쟁자는 없다. 다만, 변수는 있다. 바로 나이다. 구자경 명예회장은 50살이 되던 해에 그룹을 물려받았다. 구본무 회장도 50세 때 회장에 올랐다. 구광모 상무의 나이는 올해 37살이다. ‘안정’을 추구하는 LG가문의 특성상 긴 시간을 두고 승계 작업을 진행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그룹 후계자 자리에 오르기는 어렵지만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의 아들인 구형모(28)씨도 LG그룹에서 일하고 있다. 현재 직책은 대리다. 구형모 대리는 미국 코넬대학 경제학과를 나와 지난해 4월부터 LG전자에서 경영전략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LG 지분율도 늘려가고 있다. 지난 5월 27일 LG 주식 3만3000주를 장내 매입해 지분이 0.57%에서 0.59%로 늘었다. 지난 2008년에는 지분 100%인 광학필름업체인 지흥을 설립하며 사업 영업을 넓히고 있다.

-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in.com
 롯데그룹 | 부친의 길 그대로 걷는 ‘신동빈의 장남’ 신 회장 자녀들 롯데그룹 지분 없어 ... 경영권 분쟁 불씨 끄는 게 급선무
형제가 치열한 경영권 다툼을 벌인 롯데그룹은 당분 간 신동빈(60) 체제로 유지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2세 경영 체제가 이제 안착한 만큼 3세 경영을 말하기는 이르다. 우리나라 나이로 올해 환갑인 신동빈 회장은 슬하에 1남2녀를 두고 있다. 장남 신유열(29)씨, 장녀 신규미(27)씨, 차녀 신승은(23)씨다. 눈길을 끄는 건 장남의 행보다. 학교부터 사회 경험까지 아버지가 걸었던 길을 그대로 따르고 있어서다. 신 회장은 일본 유명 사립학교인 아오야마가쿠인대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미국 콜롬비아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마쳤다. 이후 일본 노무라 증권에서 약 8년간 직장생활을 했다. 신유열씨 또한 아오야마가쿠인대를 졸업한 뒤 콜롬비아대를 거쳐 노무라 증권에 입사했다. 지금은 다시 미국에서 유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미씨는 일본에서 광고회사에 다니는 중이고, 신승은씨 역시 최근 롯데와 무관한 회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 세 자녀는 롯데쇼핑·롯데제과 등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지분이 없다. 신유열씨는 최근 미국 하와이에서 일본 여성과 결혼식을 올렸다. 이 역시 아버지와 같다. 그러나 한국 국적을 보유한 아버지와 달리 그는 일본 국적을 보유하고 있다. 군 복무도 하지 않았다. 가뜩이나 롯데가 국적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라 차후에 의외의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롯데그룹 입장에서는 경영권 분쟁으로 흐트러진 전열을 정비하는 게 급선무다. 지난 8월 17일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주주총회에서 신동빈 회장이 승리하면서, L투자회사와 롯데호텔 등 한국 롯데 계열사에 대한 장악력을 확보했다. 롯데홀딩스 지분은 신동주(61) 전 부회장이 2%로 신 회장(1.4%)보다 다소 높지만 우리사주와 이사진·계열사의 지원을 등에 업은 신 회장이 결국 경영권을 가져가는 모양새다. 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19.07%의 지분을 가진 롯데홀딩스지만 11개로 나눠진 L투자 회사는 무려 72.65%의 지분을 쥐고 있다. 롯데는 ‘광윤사→롯데홀딩스→L투자회사→호텔롯데→한국 롯데 계열사’의 지배 구조로 되어 있는데, 가장 영향력이 큰 롯데홀딩스가 실질적 지주회사로 꼽힌다. 이에 신 전 부회장 측이 “신 회장의 롯데홀딩스 및 L투자회사 대표이사 선임은 정당성이 없다”며 법적 대응을 고려 중인 점은 변수다. 국내에서는 신 회장이 정식 주총을 통해 대표이사로 선임된 만큼 법적 분쟁은 무의미하다는 낙관론이 우세하다. 이에 비해 일본 현지에서는 ‘알 수 없다’는 기류가 흐른다. 일본 법원의 과거 판례를 봤을 때 지분율보다는 ‘실제 경영을 누가했느냐’를 경영권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사례가 많았다는 것이다. 분쟁 요소는 또 있다. 신 전 부회장이 복잡하게 얽힌 한국 롯데 계열사 간에 순환출자 고리를 공략한다면 롯데 전체의 경영권을 충분히 흔들 수 있다. 예컨대 신 전 부회장이 롯데쇼핑(지분율 13.45%)·롯데상사(8.03%) 등 계열사 지분을 우호 세력에 매각하고 자신은 매각 대금으로 다시 계열사 지분을 매입, 우호 지분을 늘려 신 회장을 견제할 수 있다. 이에 신동빈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와 한국 롯데 계열사 지분을 모두 높여 경영권을 강화하려는 모습이다.

- 김유경 기자 kim.yukyoung@joins.com
 GS그룹 | 탄탄한 3세 경영구도 속 4세 지분 승계도 ‘착착’ 가족 공동경영 가풍 ... 계열분리 가능성은 배제 못 해
2004년 7월 GS홀딩스를 설립하면서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한 GS그룹은 현재 3세 중심으로 경영구도가 확고히 자리 잡았다. 당분간 3세 경영 구도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더불어 치밀한 ‘살라미 전술’에 따라 4세 지분 승계 작업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1세대 고 허만정 LG 공동창업주는 8명의 아들을 뒀다. 이 중 LG 계열사 경영에 적극 참여한 2세대는 3남 고 허준구 전 GS건설 명예회장, 4남 허신구(86) GS리테일 명예회장, 8남 허승조(65) GS리테일 부회장이었다. 특히 허준구 전 명예회장의 5형제가 GS그룹 주요 계열사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다. 때문에 허준구 전 명예회장의 손자들(4세)도 GS그룹 계열사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허창수 회장의 아들 허윤홍(36) 상무는 GS건설에서, 허정수 회장의 아들 허철홍(36) 과장은 ㈜GS에서, 허진수 부회장의 아들 허치홍(32) 사원은 GS글로벌에서 근무 중이다. 여기에 LG 시절부터 LG 경영에 적극 참여한 8남 허승조 부회장과 4남 허신구 명예회장의 3남 허연수(54) 사장은 GS리테일에서 근무 중이다. 다만, 허승조 부회장의 자녀 허지안(34)·허민경(32)씨, 허연수 사장의 자녀들 허원홍(24)·허성윤(22)씨는 GS그룹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밖에 1남 허정구 전 명예회장의 둘째 허동수(72)씨가 GS칼텍스 회장, 5남 허완구(79) 회장의 아들 허용수(47)씨가 GS에너지 부사장으로 경영 참여 중이다.

지배주주 일가 49명은 GS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지주회사인 ㈜GS를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 이들이 보유한 ㈜GS 지분은 모두 46.44%다.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작지만 장기적으로 계열분리 가능성까지 배제하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4세들의 행보를 보면 계열분리 가능성을 예측해볼 수 있다. 현재 GS그룹의 장손인 허준홍(40) GS칼텍스 상무가 올해부터 LPG사업본부를 총괄하고 있고,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아들 허세홍(46)씨가 GS칼텍스 부사장으로 활약 중이다. 때문에 허만정 창업주의 장남 고 허정구 일가의 손자들(허준홍·허세홍·허서홍(38))이 GS칼텍스 경영권을 승계하고, ㈜GS와 GS건설 등은 허만정 창업주의 3남 고 허준구 명예 회장 일가의 손자들(허윤홍·허철홍·허치홍·허주홍(32)·허정현(15))이 승계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다만, 아직 미성년인 4세들이 많아 앞으로의 행보를 가늠하긴 쉽지 않다.

한편 4세들은 차근차근 ㈜GS의 지분율을 높이는 추세다. 허준홍 상무가 1.67%, 허세홍 부사장이 1.43%, 허철홍 과장이 1.37%를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도 허치홍(0.4%)·허주홍(0.43%)·허정현(0.21%)·허선홍(0.12%)·허석홍(0.87%)·허정홍(0.36%)씨가 ㈜GS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 문희철 기자 moon.heechul@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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