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주의인가 자기 잇속 차리기인가
이타주의인가 자기 잇속 차리기인가
중국은 이전엔 유엔을 무시했다. 1971년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진출한 후 30여 년 동안 대부분 유엔의 평화유지 임무를 승인하는 표결에 참여하지도 않았다. 중국은 그런 임무를 다른 나라의 주권 문제에 개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9월 2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유엔 총회 연설에서 국제 평화유지 임무를 재정비하겠다고 발표했다. 국제문제 개입에 대한 중국의 태도가 달라졌다는 신호였다. 반대하기보다 아예 개조하겠다는 뜻이다.
시진핑 주석은 앞으로 10년간 유엔 평화발전기금으로 10억 달러를 지원하고, 8000명 규모의 유엔평화유지 신속대응군을 조직하며, 아프리카연합(AU)이 자체 위기관리군을 조직할 수 있도록 5년 동안 1억 달러의 군사 원조를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평화유지군(PKO)으로 활동하는 중국 병력 3000명에 8000명을 추가함으로써 중국은 단번에 세계 최대의 평화유지군 파견국이 됐다(미국은 평화유지 기금을 가장 많이 지원하지만 PKO는 82명만 파견하고 있다).
아울러 그는 세계의 평화유지와 인도주의적 개입에 중국이 더 큰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크고 강하고 부유한 나라가 작고 약하며 가난한 나라를 위협하고 더는 괴롭혀선 안 된다. 고압적으로 무력을 사용하는 나라는 바위를 들어 자기 발에 떨어뜨리는 꼴이 될 것이다.”
평화유지 임무 옹호자들은 중국의 제안을 환영했다. 인도주의적 군사 개입에 관한 유엔 원칙인 ‘보호책임(Responsibility to Protect, R2P)’ 개념의 채택에 중대한 역할을 한 개러스 에번스 전 호주 외무장관은 “중국의 제안이 평화유지 임무가 구현하려는 다자간주의(multilateralism)에 전적으로 부합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의론자들은 지금 중국이 국제적 다자간 합의를 강조하지만 최근 자국 이웃지역에선 공격적인 행동을 취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중국은 남중국해의 전략적 군도를 두고 일본·필리핀·브루나이·베트남·대만과 치열한 분쟁을 벌이는 동시에 미국과는 재래식 군비경쟁에 돌입했다. 특히 시진핑 주석이 유엔 연설에서 아프리카를 강조한 의도를 두고 즉각적인 우려가 제기됐다. 그는 “국제 지배구조에서 개도국, 특히 아프리카 국가의 더 큰 역할과 영향력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일부는 그 언급을 이타주의보다 자기 잇속 차리기로 해석했다. 아프리카는 유엔 평화유지 임무 16개 중 9개가 진행 중일 뿐 아니라 중국이 원자재 개발과 인프라에 수백억 달러를 투자한 곳이기도 하다. 중국이 대규모로 투자한 곳에서 평화를 지킨다는 것은 중국 PKO가 아프리카인만이 아니라 자국의 투자를 보호하는 역할도 맡는 것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이익 챙기기는 유엔 평화유지 임무에서 필수적일지 모른다. 유엔 평화유지의 역사를 보면 PKO가 해당 지역 분쟁에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경우 실패한 사례가 많았다. 세계 최대 규모였던 콩고민주공화국의 평화유지 작전(MONUSCO)이 대표적이다.
2012년 11월 콩고 동부의 최대 도시 고마에서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다. MONUSCO 소속 병력 2만 명이 탱크·헬기·전투기·장갑차로 무장하고 연간 13억 달러의 예산을 쓰며 고작 AK 소총과 로켓추진 수류탄, 구식 탱크 몇 대와 대포 몇 문으로 무장한 반군 1000명과 대치했다.
반군 탱크가 고마로 포 1발을 발사하자 MONUSCO 병력은 곧바로 꽁무니를 뺐다. 그들은 보호해야 할 주민을 버리고 기지로 퇴각하거나 아예 고마를 떠났다. M23으로 불리던 반군은 그 탱크 포 1발만으로 고마를 점령했다. 저녁이 되자 유엔 기지 앞에 군중이 모여들어 남아 있는 평화유지군에게 즉시 떠날 것을 요구했다. “당신들은 우리를 보호할 수 없다. 우리에게 아무 소용도 없으니 그냥 떠나라.”
2007∼2010년 MONUSCO 사령관을 지냈고 현재 코피 아난 재단 사무총장인 앨런 도스는 그 퇴각을 두고 “도저히 이해할 수도 설명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돌이켰다. 당시 현장에서 우루과이군 소속 유엔군 장교는 뉴스위크 특파원에게 그 이유는 간단하다고 말했다. “고향에 아내와 아들이 있다. 부하들도 가족이 있다. 나도 나가 싸우고 싶지만 안전이 우선이다. 우리 모두에게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는 평화유지의 고매한 설계에 내재된 커다란 결함을 솔직히 표현했다.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는 현지 주민을 보호할 목적으로 지구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으로 파견된 군인은 대개 의욕이 없다는 사실 말이다. 콩고에 주둔한 우루과이 군인에겐 그 장교가 말한 ‘우리 모두’에 콩고인은 포함되지 않았다.
올해 유엔은 남수단과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학살을 막지 못했다. 잇따른 평화유지 실패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평화유지 임무의 전면적 재검토를 촉구했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뉴욕에서 그와 관련한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그러나 유엔과 미국의 제안은 더 많은 인력과 자금의 동원을 촉구하는 반면 중국의 제안은 합법적인 국제 군사행동 전반의 개혁에 초점을 맞춘다.
인도주의적 군사 개입은 2005년 이래 공식적으로 R2P를 원칙으로 삼는다. R2P 찬성 진영은 모든 정부와 국제기구가 지켜야 할 보편적 인권 기준이 있다고 주장한다. 특정 국가가 자국 내에서 발생하는 인권 침해를 막을 수 없거나 막을 의사가 없을 경우 국제사회가 그 나라의 주권을 무시하고 군사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를 포함한 반대 진영은 R2P가 지향하는 보편주의는 ‘신기루’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예를 들어 미국의 각 주마다 사형제도에 관한 입장이 다른 것처럼 국가 간에서도 공통으로 인정되는 인권 기준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견해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게 낫다고 말한다. 시진핑 주석은 유엔 연설에서 “어떤 문명도 다른 문명보다 우월하지 않다”며 “각 문명은 고유한 비전과 인적 기여를 표방한다”고 말했다.
또 중국은 R2P가 강대국의 생각을 다른 나라에 강요하는 데 사용돼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R2P는 2011년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군을 상대로 한 나토의 공격, 2008년과 지난해 조지아를 공격한 러시아의 군사행동 등 무력 개입을 정당화하는데 사용됐다. 그런 맥락에서 만약 유엔 평화유지군이 그런 역할을 담당한다면 지금까지 대부분 그랬듯이 강대국이나 호전적인 이웃나라가 먼저 개입한 다음 뒤처리하는 것에 불과할 뿐이라는 논리다.
중국은 그런 상황을 반전시키려는 듯하다. 시진핑 주석은 유엔 연설에서 아프리카 국가처럼 가난하고 힘이 약한 나라가 강대국의 변덕에 제물이 되는 것을 방지하고 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국의 목표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그런 의미에서 영구적인 AU 국제위기관리군 창설에 자금을 대겠다는 것이다.
그 모델이 기존의 ‘아프리카연합 소말리아평화유지군(AMISOM)’이다. 유엔과는 아주 다른 형태의 평화유지 임무를 수행하며 성과도 더 낫다. 병력이 2만2000명으로 MONUSCO보다 많지만 비용은 그 10분의 1도 안 되는 연간 9500만 달러다.
유엔의 권한을 위임 받아 작전을 수행하지만 훨씬 적극적이다. 예를 들어 평화 유지뿐만 아니라 알카에다와 연계된 극단주의 단체 알샤바브 등 전쟁 행위를 일삼는 세력을 제거한다.
예를 들어 AMISOM은 유엔과 미국이 20년 동안 실패한 소말리아에서 알샤바브 게릴라 수천 명을 사살하고 그들을 수도 모가디슈에서 쫓아냈다. 그에 따라 세계에서 가장 황폐화한 도시 모가디슈가 놀랍게 되살아나는 중이다. 부동산에 수억 달러가 투자되고 가축과 과일 수출이 급증하면서 소말리아 정부는 올해 6% 성장을 예상한다.
그 비결이 뭘까? AMISOM이 피 흘리기를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말리아에서 사망한 AMISOM 병력이 1000∼3000명으로 추정된다. 코피 아난 재단의 도스 사무총장은 “그 정도 사상자라면 유엔에선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AMISOM에 참여한 우간다·에티오피아·케냐·지부티는 모두 알샤바브의 공격을 받았기 때문에 그런 대가를 치를 각오가 돼 있다.
회의론자는 중국이 그런 공격적인 평화유지를 대규모로 지원할 경우 아프리카 지역에서 자국의 소프트파워를 행사하게 된다고 걱정할 듯하다. 아울러 인도주의자는 평화유지군의 전통적인 중립성이 손상될 수 있다고 우려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아프리카 보호 책임을 아프리카인에게 되돌려 준다는 발상은 갈수록 유엔에 실망하며 목소리를 키우는 아프리카인의 정서에 부응한다. 아무튼 아프리카의 새로운 평화유지 임무가 이전보다 더 나빠지진 않을 것이다.
- ALEX PERRY NEWSWEEK 기자 / 번역 이원기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진핑 주석은 앞으로 10년간 유엔 평화발전기금으로 10억 달러를 지원하고, 8000명 규모의 유엔평화유지 신속대응군을 조직하며, 아프리카연합(AU)이 자체 위기관리군을 조직할 수 있도록 5년 동안 1억 달러의 군사 원조를 제공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평화유지군(PKO)으로 활동하는 중국 병력 3000명에 8000명을 추가함으로써 중국은 단번에 세계 최대의 평화유지군 파견국이 됐다(미국은 평화유지 기금을 가장 많이 지원하지만 PKO는 82명만 파견하고 있다).
아울러 그는 세계의 평화유지와 인도주의적 개입에 중국이 더 큰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크고 강하고 부유한 나라가 작고 약하며 가난한 나라를 위협하고 더는 괴롭혀선 안 된다. 고압적으로 무력을 사용하는 나라는 바위를 들어 자기 발에 떨어뜨리는 꼴이 될 것이다.”
평화유지 임무 옹호자들은 중국의 제안을 환영했다. 인도주의적 군사 개입에 관한 유엔 원칙인 ‘보호책임(Responsibility to Protect, R2P)’ 개념의 채택에 중대한 역할을 한 개러스 에번스 전 호주 외무장관은 “중국의 제안이 평화유지 임무가 구현하려는 다자간주의(multilateralism)에 전적으로 부합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의론자들은 지금 중국이 국제적 다자간 합의를 강조하지만 최근 자국 이웃지역에선 공격적인 행동을 취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중국은 남중국해의 전략적 군도를 두고 일본·필리핀·브루나이·베트남·대만과 치열한 분쟁을 벌이는 동시에 미국과는 재래식 군비경쟁에 돌입했다. 특히 시진핑 주석이 유엔 연설에서 아프리카를 강조한 의도를 두고 즉각적인 우려가 제기됐다. 그는 “국제 지배구조에서 개도국, 특히 아프리카 국가의 더 큰 역할과 영향력을 강력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일부는 그 언급을 이타주의보다 자기 잇속 차리기로 해석했다. 아프리카는 유엔 평화유지 임무 16개 중 9개가 진행 중일 뿐 아니라 중국이 원자재 개발과 인프라에 수백억 달러를 투자한 곳이기도 하다. 중국이 대규모로 투자한 곳에서 평화를 지킨다는 것은 중국 PKO가 아프리카인만이 아니라 자국의 투자를 보호하는 역할도 맡는 것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이익 챙기기는 유엔 평화유지 임무에서 필수적일지 모른다. 유엔 평화유지의 역사를 보면 PKO가 해당 지역 분쟁에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경우 실패한 사례가 많았다. 세계 최대 규모였던 콩고민주공화국의 평화유지 작전(MONUSCO)이 대표적이다.
2012년 11월 콩고 동부의 최대 도시 고마에서 최악의 상황이 발생했다. MONUSCO 소속 병력 2만 명이 탱크·헬기·전투기·장갑차로 무장하고 연간 13억 달러의 예산을 쓰며 고작 AK 소총과 로켓추진 수류탄, 구식 탱크 몇 대와 대포 몇 문으로 무장한 반군 1000명과 대치했다.
반군 탱크가 고마로 포 1발을 발사하자 MONUSCO 병력은 곧바로 꽁무니를 뺐다. 그들은 보호해야 할 주민을 버리고 기지로 퇴각하거나 아예 고마를 떠났다. M23으로 불리던 반군은 그 탱크 포 1발만으로 고마를 점령했다. 저녁이 되자 유엔 기지 앞에 군중이 모여들어 남아 있는 평화유지군에게 즉시 떠날 것을 요구했다. “당신들은 우리를 보호할 수 없다. 우리에게 아무 소용도 없으니 그냥 떠나라.”
2007∼2010년 MONUSCO 사령관을 지냈고 현재 코피 아난 재단 사무총장인 앨런 도스는 그 퇴각을 두고 “도저히 이해할 수도 설명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돌이켰다. 당시 현장에서 우루과이군 소속 유엔군 장교는 뉴스위크 특파원에게 그 이유는 간단하다고 말했다. “고향에 아내와 아들이 있다. 부하들도 가족이 있다. 나도 나가 싸우고 싶지만 안전이 우선이다. 우리 모두에게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는 평화유지의 고매한 설계에 내재된 커다란 결함을 솔직히 표현했다.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는 현지 주민을 보호할 목적으로 지구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으로 파견된 군인은 대개 의욕이 없다는 사실 말이다. 콩고에 주둔한 우루과이 군인에겐 그 장교가 말한 ‘우리 모두’에 콩고인은 포함되지 않았다.
올해 유엔은 남수단과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의 학살을 막지 못했다. 잇따른 평화유지 실패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평화유지 임무의 전면적 재검토를 촉구했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뉴욕에서 그와 관련한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그러나 유엔과 미국의 제안은 더 많은 인력과 자금의 동원을 촉구하는 반면 중국의 제안은 합법적인 국제 군사행동 전반의 개혁에 초점을 맞춘다.
인도주의적 군사 개입은 2005년 이래 공식적으로 R2P를 원칙으로 삼는다. R2P 찬성 진영은 모든 정부와 국제기구가 지켜야 할 보편적 인권 기준이 있다고 주장한다. 특정 국가가 자국 내에서 발생하는 인권 침해를 막을 수 없거나 막을 의사가 없을 경우 국제사회가 그 나라의 주권을 무시하고 군사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를 포함한 반대 진영은 R2P가 지향하는 보편주의는 ‘신기루’라고 주장한다. 그들은 예를 들어 미국의 각 주마다 사형제도에 관한 입장이 다른 것처럼 국가 간에서도 공통으로 인정되는 인권 기준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견해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게 낫다고 말한다. 시진핑 주석은 유엔 연설에서 “어떤 문명도 다른 문명보다 우월하지 않다”며 “각 문명은 고유한 비전과 인적 기여를 표방한다”고 말했다.
또 중국은 R2P가 강대국의 생각을 다른 나라에 강요하는 데 사용돼왔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R2P는 2011년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군을 상대로 한 나토의 공격, 2008년과 지난해 조지아를 공격한 러시아의 군사행동 등 무력 개입을 정당화하는데 사용됐다. 그런 맥락에서 만약 유엔 평화유지군이 그런 역할을 담당한다면 지금까지 대부분 그랬듯이 강대국이나 호전적인 이웃나라가 먼저 개입한 다음 뒤처리하는 것에 불과할 뿐이라는 논리다.
중국은 그런 상황을 반전시키려는 듯하다. 시진핑 주석은 유엔 연설에서 아프리카 국가처럼 가난하고 힘이 약한 나라가 강대국의 변덕에 제물이 되는 것을 방지하고 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국의 목표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그런 의미에서 영구적인 AU 국제위기관리군 창설에 자금을 대겠다는 것이다.
그 모델이 기존의 ‘아프리카연합 소말리아평화유지군(AMISOM)’이다. 유엔과는 아주 다른 형태의 평화유지 임무를 수행하며 성과도 더 낫다. 병력이 2만2000명으로 MONUSCO보다 많지만 비용은 그 10분의 1도 안 되는 연간 9500만 달러다.
유엔의 권한을 위임 받아 작전을 수행하지만 훨씬 적극적이다. 예를 들어 평화 유지뿐만 아니라 알카에다와 연계된 극단주의 단체 알샤바브 등 전쟁 행위를 일삼는 세력을 제거한다.
예를 들어 AMISOM은 유엔과 미국이 20년 동안 실패한 소말리아에서 알샤바브 게릴라 수천 명을 사살하고 그들을 수도 모가디슈에서 쫓아냈다. 그에 따라 세계에서 가장 황폐화한 도시 모가디슈가 놀랍게 되살아나는 중이다. 부동산에 수억 달러가 투자되고 가축과 과일 수출이 급증하면서 소말리아 정부는 올해 6% 성장을 예상한다.
그 비결이 뭘까? AMISOM이 피 흘리기를 마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소말리아에서 사망한 AMISOM 병력이 1000∼3000명으로 추정된다. 코피 아난 재단의 도스 사무총장은 “그 정도 사상자라면 유엔에선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AMISOM에 참여한 우간다·에티오피아·케냐·지부티는 모두 알샤바브의 공격을 받았기 때문에 그런 대가를 치를 각오가 돼 있다.
회의론자는 중국이 그런 공격적인 평화유지를 대규모로 지원할 경우 아프리카 지역에서 자국의 소프트파워를 행사하게 된다고 걱정할 듯하다. 아울러 인도주의자는 평화유지군의 전통적인 중립성이 손상될 수 있다고 우려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아프리카 보호 책임을 아프리카인에게 되돌려 준다는 발상은 갈수록 유엔에 실망하며 목소리를 키우는 아프리카인의 정서에 부응한다. 아무튼 아프리카의 새로운 평화유지 임무가 이전보다 더 나빠지진 않을 것이다.
- ALEX PERRY NEWSWEEK 기자 / 번역 이원기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롯데지주, 밸류업 계획 공시…“주주환원율 35% 이상 지향”
2젝시믹스 매각설에…이수연 대표 “내 주식 겨우 1만원 아냐” 반박
3“뉴진스 성과 축소”…민희진, 하이브 최고홍보책임자 등 고발
4수요일 출근길 ‘대설’…시간당 1∼3㎝ 쏟아진다
5“교통 대란 일어나나”…철도·지하철 등 노조 내달 5~6일 줄파업
6‘조국 딸’ 조민, 뷰티 CEO 됐다…‘스킨케어’ 브랜드 출시
7 러 “한국식 전쟁동결 시나리오 강력 거부”
8경주월드, 2025 APEC 앞두고 식품안심존 운영
9구미시, 광역환승 요금제 시행..."광역철도 환승 50% 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