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집값은 어디로] 상승세 꺾이며 ‘상고하저’ 예상
[2016년 집값은 어디로] 상승세 꺾이며 ‘상고하저’ 예상
올해 주택시장은 ‘해트트릭’을 기록했다고 볼 수 있다. 가격이 꽤 올랐고 거래가 활발했다. 신규 분양물량도 풍성했다. 하지만 달아오른 주택시장 이면에선 전세난으로 세입자들의 고통이 컸다. 한 해를 마감하면서 주택시장 열기가 주춤해지고 공급 과잉 먹구름도 몰려오면서 내년 주택시장 전망에 관심이 쏠린다.
올해 집값은 2014년 발표된 7·24, 9·1 대책 등 주택시장 활성화 대책의 효과가 이어지고 저금리·전세난이 맞물리면서 줄곧 오름세를 보였다.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이 높은 지역에선 투자 수요까지 몰리면서 상승폭을 키웠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하면 자금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들어 10월까지 거래된 전국 아파트가 68만7771건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57만9556건)보다 18.7%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매가격은 5.18%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72%)보다 2.46%포인트 높다. 거래된 아파트를 들여다보면 전용 85㎡ 이하, 3억원 이하의 저가 중소형 아파트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면적별로 전용 60㎡ 이하가 43.7%, 60~85㎡ 41.3%. 85~135㎡ 12.2%, 135㎡ 초과 2.9% 등이다. 가격은 1억~3억원이 56.9%로 가장 많은 거래 비중을 나타냈고 3억~5억원(20.9%), 1억원 이하(14.5%), 5억~8억원(5.9%), 8억원 초과(1.9%) 순이었다.
지역별로 대구·광주·울산·부산 등 지방광역시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대구가 14.41%로 가장 많이 올랐다. 대구 아파트 시장의 중심인 수성구와 산업단지 등 근로자 수요가 꾸준한 달서구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최근 몇 년 동안 뜨겁게 달아올랐던 다른 지방은 새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서 상승세가 다소 둔화됐다. 오른 가격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관망세를 보이며 호남 지역 가격 상승률이 주춤했고 최근 공급물량이 많았던 충청권도 가격 상승폭이 줄었다. 제주는 국내외 투자수요뿐 아니라 전입인구가 늘면서 꽤 올랐다.
서울·수도권도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서울은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실수요자들이 저금리 대출을 이용해 내 집 마련에 나서면서 올해 5.09% 올라 6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재건축 아파트도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 초과이익 환수제 추가 유예 등 규제 완화 이후 사업환경이 좋아지고 인근 재건축 단지의 분양흥행에 자극 받아 많이 올랐다. 서울의 비싼 집값을 감당하지 못한 수요자들이 수도권으로 밀려나면서 서울과 접근성이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수도권도 가격이 많이 올랐다.
올해 전세시장은 줄곧 전세난을 겪었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해 전세매물 출시가 줄었고 서울 재개발·재건축 사업 확대로 인한 이주수요로 촉발됐다. 서울에서 시작된 전셋값 상승세는 인근 신도시·경기지역으로 확산됐다. 일부에서는 오른 전셋값에 대한 부담과 ‘깡통전세’에 대한 불안으로 세입자들이 자발적으로 보증부 월세로 전환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전국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2100여만원 올랐고 서울은 5000여만원 뛰었다.
수도권에서는 인천이 15.4%로 가장 많이 올랐다. 수도권의 전세난 영향에 최근 입주물량이 많은 인천경제자유구역(송도·청라·영종)과 부평구 등 서울과 접근성이 좋은 지역으로 수요자들이 몰렸다. 서울이 강남권 재건축 이주수요로 촉발된 전셋집 품귀가 강서·성북·강북구 등 서울 전역으로 번졌다. 경기도에선 김포나 파주와 같은 저렴한 전셋집이 많은 지역과 남양주·구리 등 서울 재건축 이주수요가 유입된 지역에서 눈에 띄게 올랐다. 광역시는 대구가 역시 12.4%로 가장 많이 올랐고 부산 7.7%, 광주 6.0%, 울산 5.4% 순으로 전셋값 상승폭이 컸다. 지방에는 최근 신규 아파트 입주는 많았지만 국지적으로 수급 균형이 맞춰졌을 뿐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전세수요가 해소되지 못했다.
올해 무엇보다 분양시장이 대박이었다. 올해 분양물량이 49만 가구로 추정되면서 2000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가 될 전망이다. 주택시장이 들썩이면서 2010년 이후 위축된 분양물량이 올해 대거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전세난에 시달리는 주택수요자들이 분양시장에도 몰려들었다. 서울·수도권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평균 5대 1이 넘었다. 택지지구 등 공공택지와 강남권 강세 현상이 두드러졌다. 위례·동탄2·마곡·광교 등이다. 파주·김포 등 기존 미분양이 많았던 지역들도 좋은 성적을 보였다. 올해 주택시장 환경이 내년에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매 시장은 기본적으로 전세난 지속에 따른 전세수요의 매매전환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은 대출 이자를 상승시켜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경제성장률 둔화가 예상되기 때문에 가격 상승폭이 커질 것 같지 않다. 여기다 가계대출 부실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출 조건을 강화하고 원리금 분할상환을 골자로 하는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새해에 시행되면 주택수요자들의 자금마련도 어려워진다. 내년 새로 들어설 27만여 가구의 새 아파트 입주물량도 시장이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지방의 경우 3년 연속 10만 가구가 넘는 아파트가 입주할 예정이어서 누적된 공급량이 가격 상승세를 억제할 수 있다.
따라서 내년 주택가격은 상반기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하다 하반기 들어 상승폭이 둔화되는 ‘상고하저’의 가격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난에 따른 실수요의 매매전환은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 고점(2011년 11월)을 통과한 상황에서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른 지방에선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이다. 입주물량 증가, 경제성장률 둔화, 대출규제 강화, 미국 금리 인상 등의 대내외 변수가 매수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부동산 114 리서치센터 서성권 선임연구원은 “내년 주택시장은 가계대출 부실 리스크 관리와 대출규제 강화에 따른 연착륙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난은 내년에도 쉽사리 꺾일 것 같지 않다. 서울·수도권은 재개발·재건축 이주수요와 저금리에 따른 전세의 월세전환으로 전셋값 상승이 예상된다. 내년 서울의 재개발·재건축 이주수요가 6만여 가구로 추정된다. 이사철에 관계없이 재개발·재건축 사업장 인근을 중심으로 전셋집 품귀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에선 최근 몇 년간 신규 아파트 입주가 많아 전셋값 상승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보다 상승세가 다소 꺾인 내년 집값 상승률을 전망했다. 서울·수도권 3%, 지방 2%다. 전국 전셋값은 매매가격보다 강세인 4%로 예상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연구위원은 “내년 불안한 거시경제 상황에서도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초가 약해 불안한 상승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 안장원 중앙일보조인스랜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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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집값은 2014년 발표된 7·24, 9·1 대책 등 주택시장 활성화 대책의 효과가 이어지고 저금리·전세난이 맞물리면서 줄곧 오름세를 보였다. 매매가격 대비 전셋값 비율이 높은 지역에선 투자 수요까지 몰리면서 상승폭을 키웠다.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입하면 자금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 거래 급증하고 가격도 들썩
지역별로 대구·광주·울산·부산 등 지방광역시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대구가 14.41%로 가장 많이 올랐다. 대구 아파트 시장의 중심인 수성구와 산업단지 등 근로자 수요가 꾸준한 달서구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최근 몇 년 동안 뜨겁게 달아올랐던 다른 지방은 새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서 상승세가 다소 둔화됐다. 오른 가격에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관망세를 보이며 호남 지역 가격 상승률이 주춤했고 최근 공급물량이 많았던 충청권도 가격 상승폭이 줄었다. 제주는 국내외 투자수요뿐 아니라 전입인구가 늘면서 꽤 올랐다.
서울·수도권도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서울은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실수요자들이 저금리 대출을 이용해 내 집 마련에 나서면서 올해 5.09% 올라 6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재건축 아파트도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폐지, 초과이익 환수제 추가 유예 등 규제 완화 이후 사업환경이 좋아지고 인근 재건축 단지의 분양흥행에 자극 받아 많이 올랐다. 서울의 비싼 집값을 감당하지 못한 수요자들이 수도권으로 밀려나면서 서울과 접근성이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수도권도 가격이 많이 올랐다.
올해 전세시장은 줄곧 전세난을 겪었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해 전세매물 출시가 줄었고 서울 재개발·재건축 사업 확대로 인한 이주수요로 촉발됐다. 서울에서 시작된 전셋값 상승세는 인근 신도시·경기지역으로 확산됐다. 일부에서는 오른 전셋값에 대한 부담과 ‘깡통전세’에 대한 불안으로 세입자들이 자발적으로 보증부 월세로 전환하기도 했다. 올해 들어 전국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2100여만원 올랐고 서울은 5000여만원 뛰었다.
수도권에서는 인천이 15.4%로 가장 많이 올랐다. 수도권의 전세난 영향에 최근 입주물량이 많은 인천경제자유구역(송도·청라·영종)과 부평구 등 서울과 접근성이 좋은 지역으로 수요자들이 몰렸다. 서울이 강남권 재건축 이주수요로 촉발된 전셋집 품귀가 강서·성북·강북구 등 서울 전역으로 번졌다. 경기도에선 김포나 파주와 같은 저렴한 전셋집이 많은 지역과 남양주·구리 등 서울 재건축 이주수요가 유입된 지역에서 눈에 띄게 올랐다. 광역시는 대구가 역시 12.4%로 가장 많이 올랐고 부산 7.7%, 광주 6.0%, 울산 5.4% 순으로 전셋값 상승폭이 컸다. 지방에는 최근 신규 아파트 입주는 많았지만 국지적으로 수급 균형이 맞춰졌을 뿐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전세수요가 해소되지 못했다.
올해 무엇보다 분양시장이 대박이었다. 올해 분양물량이 49만 가구로 추정되면서 2000년 통계 집계 이후 최대가 될 전망이다. 주택시장이 들썩이면서 2010년 이후 위축된 분양물량이 올해 대거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전세난에 시달리는 주택수요자들이 분양시장에도 몰려들었다. 서울·수도권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평균 5대 1이 넘었다. 택지지구 등 공공택지와 강남권 강세 현상이 두드러졌다. 위례·동탄2·마곡·광교 등이다. 파주·김포 등 기존 미분양이 많았던 지역들도 좋은 성적을 보였다.
내년 대출 규제·금리·입주물량이 변수
따라서 내년 주택가격은 상반기 완만한 상승세를 유지하다 하반기 들어 상승폭이 둔화되는 ‘상고하저’의 가격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난에 따른 실수요의 매매전환은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 고점(2011년 11월)을 통과한 상황에서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른 지방에선 가격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이다. 입주물량 증가, 경제성장률 둔화, 대출규제 강화, 미국 금리 인상 등의 대내외 변수가 매수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부동산 114 리서치센터 서성권 선임연구원은 “내년 주택시장은 가계대출 부실 리스크 관리와 대출규제 강화에 따른 연착륙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난은 내년에도 쉽사리 꺾일 것 같지 않다. 서울·수도권은 재개발·재건축 이주수요와 저금리에 따른 전세의 월세전환으로 전셋값 상승이 예상된다. 내년 서울의 재개발·재건축 이주수요가 6만여 가구로 추정된다. 이사철에 관계없이 재개발·재건축 사업장 인근을 중심으로 전셋집 품귀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에선 최근 몇 년간 신규 아파트 입주가 많아 전셋값 상승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올해보다 상승세가 다소 꺾인 내년 집값 상승률을 전망했다. 서울·수도권 3%, 지방 2%다. 전국 전셋값은 매매가격보다 강세인 4%로 예상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연구위원은 “내년 불안한 거시경제 상황에서도 저금리에 따른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초가 약해 불안한 상승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 안장원 중앙일보조인스랜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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