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뉴욕 여행은 1월이 최고!

뉴욕 여행은 1월이 최고!

12월의 뉴욕은 어디를 가나 사람들로 붐비지만 1월에는 모든 것을 훨씬 더 여유롭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게다가 1월에는 대폭 바겐세일을 하는 상점들이 많다.
12월의 미국 뉴욕은 겨울 휴가철의 세계 수도라 할 만하다. 5번가를 대표하는 색스 피프스 애버뉴 백화점의 화려한 진열장, 길 건너편 로커펠러 광장의 아이스링크, 통로마다 맛있는 냄새가 코를 찌르는 어퍼 웨스트 사이드의 전문 식품 매장 제이바스 등 볼거리와 먹거리가 가득하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다. 이 시기의 뉴욕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는 점이다. 가는 곳마다 사람이 넘쳐난다. 보도는 행인으로 붐비고 지하철도 만원이다.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려고 나섰다가도 호텔 방으로 돌아가 인터넷 쇼핑을 하는 편이 낫겠다는 마음이 절로 든다.

재미없게 들리는가? 그렇다면 1월에 뉴욕에 가보라. 뉴욕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훨씬 더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게다가 1월은 세계 최고의 쇼핑 도시답게 바겐세일이 한창이다. 맨해튼 페닌슐라 호텔의 수위 프레드릭 비글러는 “(1월이 되면) 갑자기 숨통이 트인다”고 말했다. “모든 일의 속도가 조금씩 느려지고 호텔 지배인도 우리에게 답신 전화를 걸어줄 만큼 여유가 생긴다. 게다가 여기저기서 바겐세일을 하니 금상첨화다.”

뉴욕의 백화점들은 수시로 ‘깜짝 세일’을 하지만 1월에는 대폭 바겐세일이 많다. 색스 피프스 애버뉴, 로드 & 테일러, 바니스, 버그도프 굿먼, 블루밍데일스 등 고급 백화점들이 유명 디자이너의 제품을 최고 50%까지 세일한다. 일례로 J 크루의 뉴욕 매장과 영국 런던 매장 제품가를 비교해 보면 유럽인이 뉴욕에서 쇼핑하면 돈을 얼마나 절약할 수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런던 매장에서는 J 크루 V넥 캐시미어 스웨터의 가격이 228파운드(약 40만원)인데 비해 뉴욕 맨해튼 매장에서는 228달러(약 27만원)다. 또 여성용 누비 퍼퍼 재킷은 런던에선 168파운드(약 250달러)지만 뉴욕에선 168달러다. 노르딕의 남성용 다운 파카는 런던에서 425파운드(약 632달러), 뉴욕에선 450달러다(하지만 뉴욕에선 의류와 신발 가격이 110달러 이상인 경우 판매세 8.8%를 추가로 내야 한다).

난 메이시 백화점에서 리바이스 진바지 한 벌을 61달러에 샀다. 유럽에서라면 적어도 85유로(약 92달러)는 줘야 했을 것이다. 메이시 백화점에서는 1월에 토머스 핑크, 랠프 로렌, 토미 힐피거 같은 유명 브랜드들이 대폭 세일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고 매주 돌아가면서 특정 제품을 아주 싼값에 판매한다. 맨해튼에 2개 매장을 갖고 있는 센트리 21 백화점은 할인 폭이 더 크다. 물건이 산더미처럼 쌓인 판매대를 뒤질 용의가 있는 쇼핑객은 구치나 프라다, 돌체 & 가바나 제품을 정상가의 3분의 1에 구입할 수 있다.

난 뉴욕에 가면 9번가에 있는 대형상점 B&H 포토-비디오에서 사진 관련 장비를 구입한다. 유명 브랜드의 카메라 가격은 유럽과 비슷하지만 그 밖의 장비는 훨씬 더 싸다. 내가 갖고 있는 니콘 카메라용 샌디스크 32기가 콤팩트 플래시 메모리 카드가 영국에서는 54유로(58달러)지만 B&H에서는 38달러다.

비용을 절약하려는 사람들이 1월에 뉴욕에 가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항공료가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이다. 유럽에서 미국 동해안 지역까지 항공료는 이때가 연중 가장 싸다. 1월에 버진 어틀랜틱의 이코노미석 항공료는 500유로(약 546달러, 12월엔 637유로)에서 시작한다. 알리탈리아의 로마발 항공권 최저가는 838유로(약 915달러, 12월엔 1015유로)이며 에어프랑스의 파리발 항공권은 1142유로(약 1247달러, 12월엔 1540유로)에 구입할 수 있다.

1월의 뉴욕은 숙박료도 저렴하다. 맨해튼의 호텔들은 객실 요금을 할인하고 특별 패키지를 제공한다. 난 렉싱턴 애버뉴의 로저 스미스 호텔에 묵었는데 가족이 운영하는 자유분방한 분위기의 매력적인 곳이었다. 성수기에는 싱글이나 더블 객실 요금이 369달러지만 1월에는 150달러까지 내려간다.

1월에 뉴욕에 가면 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모든 시설을 더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다. 랠프 로렌의 폴로 바 같은 멋진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싶다면 1월 초에 예약하라. 이 시기는 뉴요커들이 저녁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도심이 조용해지는 때다. 브로드웨이의 뮤지컬 공연 관람도 이때가 적기다. ‘파리의 미국인(An American in Paris)’이나 ‘섬싱 로튼(Something Rotten)!’ 등의 인기 뮤지컬도 표를 구하기가 비교적 쉽다.

1월에는 뉴욕의 미술관을 돌아다녀도 연중 어느 때보다 훨씬 더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다.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 걸린 마크 로스코의 작품 앞에서 그림이 잘 보이는 위치를 차지하려고 다른 관람객과 경쟁을 벌이지 않아도 된다. 또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전시된 ‘덴두르 신전’ 앞에서 가두축제라도 벌어진 듯 인파에 파묻히는 일도 없다.

요즘 뉴욕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미술관은 렌조 피아노의 설계로 신축된 휘트니 미술관이다. 갱스부르 거리에 있는 이 미술관은 2015년 5월 문을 열었다. 빛으로 가득한 6개 층의 전시실과 4개의 야외 테라스가 있다. 현재 이곳에서는 재즈 시대(제1차 세계대전 후부터 1920년대의 향락적이고 사치스러웠던 재즈 전성기) 화가 아치볼드모틀리(1월 17일까지)와 추상표현주의 화가 프랭크 스텔라(2월 7일까지)의 전시회가 열린다.

산책하고 싶다면 하이라인으로 가라. 갱스부르 거리의 휘트니 미술관 옆에서 시작해 34번가까지 이어지는 이곳은 예전의 고가 철로를 이용한 공중공원이다. 녹지가 부족한 뉴욕에서 보물 같은 곳이다. 하지만 햇빛이 좋거나 크리스마스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시내에 모여들 때면 탑승 중인 여객기 통로처럼 붐빈다. 그러나 1월의 추운 날 사람이 뜸할 때 가면 여유롭게 산책을 즐길 수 있다.

- GRAHAM BOYNTON NEWSWEEK 기자 / 번역 정경희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한국의 ‘파나메라’ 어쩌다...“최대 880만원 깎아드립니다”

2치열한 스타트업 인재 영입 경쟁…한국도 대비해야

3G마켓 쇼핑축제 마감 임박..."로보락·에어팟 할인 구매하세요"

4"비상계단 몰래 깎아"...대구 아파트에서 일어난 일

5"올림픽 휴전? 러시아만 좋은 일"...젤렌스키, 제안 거부

6일론 머스크, 인도네시아서 '스타링크' 서비스 출범

7취업 준비하다 봉변...日 대학생 인턴, 10명 중 3명 성희롱 피해

8주유소 기름값 또 하락...내림세 당분간 이어질 듯

9아이폰 더 얇아질까..."프로맥스보다 비쌀 수도"

실시간 뉴스

1한국의 ‘파나메라’ 어쩌다...“최대 880만원 깎아드립니다”

2치열한 스타트업 인재 영입 경쟁…한국도 대비해야

3G마켓 쇼핑축제 마감 임박..."로보락·에어팟 할인 구매하세요"

4"비상계단 몰래 깎아"...대구 아파트에서 일어난 일

5"올림픽 휴전? 러시아만 좋은 일"...젤렌스키, 제안 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