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끄는 택지지구 주차장용지] ‘임대 수익에 주차장 운영 수입’ 일석이조
[인기 끄는 택지지구 주차장용지] ‘임대 수익에 주차장 운영 수입’ 일석이조
#1.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2009년 경기도 평택시 소사벌지구에서 분양한 1775㎡짜리 주차장용지. 당시 한 부동산 개발회사(시행사)가 31억원에 이 땅을 낙찰해 6층짜리 주차타워를 지웠다. 건물 1~2층에는 모두 25개 점포를 배치했고, 3~6층은 주차장을 들였다. 상가를 모두 분양해 이 시행사가 얻은 수익은 땅값을 제외하고도 100억원 이상이었다. 여기에 주차장 운영 수입까지 얻고 있다. 이 영향으로 일대 주차장용지엔 요즘 땅값 외에 웃돈만 3억~4억원씩 형성돼 있다.
#2. 지난해 11월 영종하늘도시에서 있었던 LH 주차장용지 입찰. 최고가 낙찰제로 공급된 총 14필지에 126명이 몰려 2필지를 제외하고 모두 낙찰됐다. 한 필지에는 24명이나 가격을 써냈다. 평균 낙찰가율은 155%였고 최고 낙찰가율은 214%를 기록했다. 예정가보다 두 배 이상으로 비싸게 팔렸다는 얘기다. 앞선 지난해 10월 원주기업도시 측이 공급한 기업도시 내 주차장용지 6필지 분양에는 무려 858명이 몰렸다. 평균경쟁률이 143대 1. 이 중 대지면적 726㎡ 필지는 경쟁률이 250대 1에 달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안정적인 임대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개인뿐 아니라 기업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오피스텔과 상가 등 기존 상품은 이미 공급이 너무 많이 된 게 흠이다. 이에 따른 공실 증가와 수익률 하락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공급량이 한정돼 상대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틈새상품이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게 바로 택지지구 내 주차장용지다. 특히 최근 배우 김희애씨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주차장을 운영해 매달 3000만원씩 벌어들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차장용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주차장 부지의 시세도 2006년 매입 당시 119억원에서 현재 220억원으로 뛰어 시세 차익이 100억원을 넘어섰다. 가수 싸이도 2014년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주차장 부지를 매입해 임대수익을 얻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차장용지는 대부분 공공택지에서 나온다. 개발 초기부터 계획적으로 토지 용도를 정하므로 공공택지의 경우 상업지구 인근엔 반드시 들어간다. 공공택지 아닌 민간 도시개발사업지에서도 이따금 나오기도 한다. 도시개발사업지의 경우 아파트인·허가 때 해당 관청에서 주차장 확보 등을 이유로 넣도록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주차장용지는 그간 부동산개발회사나 유통 업체 정도만 관심을 가졌다. 덩치가 커 분양가(땅값)가 수십억원씩 하는 예가 많았기 때문이다. 돈도 돈이지만 땅을 사더라도 향후 인·허가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에 일반인이 쉽게 접근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엔 자산가 등 일반 투자자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저금리 기조로 시중 유동성은 풍부해졌는데 이 뭉칫 돈이 갈 곳이 마땅치 않은 때문이다. 실제 공공택지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LH의 용지분양 관계자는 “주차장용지 크기가 다양화진 만큼 예정가가 1억원대부터 수십억원 대인 용지도 있다”며 “이 덕에 부동산개발회사는 물론 일반 투자자가 낙찰하는 예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수요가 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충북혁신도시 주차장용지는 32필지 중 31필지가 매각됐는데, 이 중 1개 필지는 예정가가 2억100만원이었으나 이보다 5배 이상 비싼 11억 500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이 땅의 정체가 뭐길래 이처럼 인기가 많은 걸까. 주차장용지는 말 그대로 주차장을 지어야 하는 땅이다. 공공택지 상업지구 인근에 많은 것도 상업지구 내 주차장 확보 차원이다. 여기까지는 별로 매력이 없어 보인다. 주차장 사업을 한다고 해도 큰 돈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진짜 매력은 연면적의 30%까지 상가(근린생활시설)나 오피스텔을 들일 수 있다는 데 있다. 상가를 들일 수 있으면서도 기본적으로 주차장용지이므로 인근 상업지구 내 상업용지보다 가격은 30~40% 싸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소장은 “상가가 몰려 있는 지역의 주차장 용지를 싸게 매입한 뒤 1~2층에 상가만 잘 유치하면 상가나 오피스텔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상가나 오피스텔을 들여 직접 임대 운용을 해도 되고, 평택 소사벌지구의 시행사럼 일반에 분양해도 된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땅값이 수십억원씩 들어간 경우엔 대개 분양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회사가 많다”고 말했다. 10억원 이하 용지에선 개인이 매입해 개인이 직접 임대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요즘엔 AJ파크나 윌슨파킹 등 주차장 전문운영회사가 많아 이들에게 맡기면 상가·오피스텔 임대수익 외에 주차장 수익도 챙길 수 있다. 주차장 운영이 한층 쉬워진 것이다. 올해에도 이런 주차장용지가 곳곳에서 나와 투자할 곳을 찾지 못했다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다만 올해 공급 물량은 지난해에 비해 많지는 않다. LH에 따르면 지난해 주차장 용지는 162개 필지 총 26만5000㎡가 팔렸다. 그러나 올해 공급 물량은 105개 필지, 17만5000㎡에 그친다. 그만큼 입찰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LH가 분양한 혁신도시 등 공공택지 외에 도시개발사업지 같은 경우엔 해당 개발 업체가 공급하므로 대규모 개발지가 있다면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주차장용지는 대개 경쟁 입찰 형식으로 공급된다. 예정가 이상 최고가를 써낸 사람이 가져가는 식이다. 예정가는 허용 층수와 용적률, 입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물론 유찰된 주차장 용지는 선착순으로 판매하기도 한다. 주차장용지에 투자할 때는 그러나 상가나 오피스텔을 들일 수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일부 용지에는 상가·오피스텔을 들일 수 없는 예도 있기 때문이다. LH 측은 “용지 분양공고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같은 공공택지라도 위치에 따라 용적률·건폐율이 천차만별이므로 이 역시 잘 확인해야 한다.
실제 지난해 11월 인천 영종하늘도시에서 공급된 주차장용지 1227㎡는 제1종 일반주거지역에 속해 용적률과 건폐율 상한이 각각 200%, 60%이지만 같은 지구 내 일반상업지역에 속한 면적 3000㎡짜리 주차장용지는 용적률 600%, 건폐율 60%를 적용받는다. 주차장용지는 기본적으로 건물 연면적의 70%를 주차장으로 써야 하므로 입지 여건과 주변 상권을 잘 따져 봐야 한다. 상가를 들여 수익을 내야 하는데, 입지가 나쁘면 공실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주차장 용지도 결국 입지에 따라 임대수익률이 달라지므로 상권·입지 분석이 선행돼야 하고 고가 낙찰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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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난해 11월 영종하늘도시에서 있었던 LH 주차장용지 입찰. 최고가 낙찰제로 공급된 총 14필지에 126명이 몰려 2필지를 제외하고 모두 낙찰됐다. 한 필지에는 24명이나 가격을 써냈다. 평균 낙찰가율은 155%였고 최고 낙찰가율은 214%를 기록했다. 예정가보다 두 배 이상으로 비싸게 팔렸다는 얘기다. 앞선 지난해 10월 원주기업도시 측이 공급한 기업도시 내 주차장용지 6필지 분양에는 무려 858명이 몰렸다. 평균경쟁률이 143대 1. 이 중 대지면적 726㎡ 필지는 경쟁률이 250대 1에 달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안정적인 임대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개인뿐 아니라 기업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오피스텔과 상가 등 기존 상품은 이미 공급이 너무 많이 된 게 흠이다. 이에 따른 공실 증가와 수익률 하락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공급량이 한정돼 상대적으로 안정적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틈새상품이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게 바로 택지지구 내 주차장용지다. 특히 최근 배우 김희애씨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주차장을 운영해 매달 3000만원씩 벌어들이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차장용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 주차장 부지의 시세도 2006년 매입 당시 119억원에서 현재 220억원으로 뛰어 시세 차익이 100억원을 넘어섰다. 가수 싸이도 2014년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주차장 부지를 매입해 임대수익을 얻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시행사부터 일반 투자자까지 가세
그런데 주차장용지는 그간 부동산개발회사나 유통 업체 정도만 관심을 가졌다. 덩치가 커 분양가(땅값)가 수십억원씩 하는 예가 많았기 때문이다. 돈도 돈이지만 땅을 사더라도 향후 인·허가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에 일반인이 쉽게 접근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엔 자산가 등 일반 투자자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저금리 기조로 시중 유동성은 풍부해졌는데 이 뭉칫 돈이 갈 곳이 마땅치 않은 때문이다. 실제 공공택지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LH의 용지분양 관계자는 “주차장용지 크기가 다양화진 만큼 예정가가 1억원대부터 수십억원 대인 용지도 있다”며 “이 덕에 부동산개발회사는 물론 일반 투자자가 낙찰하는 예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수요가 늘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충북혁신도시 주차장용지는 32필지 중 31필지가 매각됐는데, 이 중 1개 필지는 예정가가 2억100만원이었으나 이보다 5배 이상 비싼 11억 500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이 땅의 정체가 뭐길래 이처럼 인기가 많은 걸까. 주차장용지는 말 그대로 주차장을 지어야 하는 땅이다. 공공택지 상업지구 인근에 많은 것도 상업지구 내 주차장 확보 차원이다. 여기까지는 별로 매력이 없어 보인다. 주차장 사업을 한다고 해도 큰 돈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진짜 매력은 연면적의 30%까지 상가(근린생활시설)나 오피스텔을 들일 수 있다는 데 있다. 상가를 들일 수 있으면서도 기본적으로 주차장용지이므로 인근 상업지구 내 상업용지보다 가격은 30~40% 싸다. 상가정보연구소 박대원 소장은 “상가가 몰려 있는 지역의 주차장 용지를 싸게 매입한 뒤 1~2층에 상가만 잘 유치하면 상가나 오피스텔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상가나 오피스텔을 들여 직접 임대 운용을 해도 되고, 평택 소사벌지구의 시행사럼 일반에 분양해도 된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땅값이 수십억원씩 들어간 경우엔 대개 분양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회사가 많다”고 말했다. 10억원 이하 용지에선 개인이 매입해 개인이 직접 임대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요즘엔 AJ파크나 윌슨파킹 등 주차장 전문운영회사가 많아 이들에게 맡기면 상가·오피스텔 임대수익 외에 주차장 수익도 챙길 수 있다. 주차장 운영이 한층 쉬워진 것이다. 올해에도 이런 주차장용지가 곳곳에서 나와 투자할 곳을 찾지 못했다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다만 올해 공급 물량은 지난해에 비해 많지는 않다. LH에 따르면 지난해 주차장 용지는 162개 필지 총 26만5000㎡가 팔렸다. 그러나 올해 공급 물량은 105개 필지, 17만5000㎡에 그친다. 그만큼 입찰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LH가 분양한 혁신도시 등 공공택지 외에 도시개발사업지 같은 경우엔 해당 개발 업체가 공급하므로 대규모 개발지가 있다면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주차장용지는 대개 경쟁 입찰 형식으로 공급된다. 예정가 이상 최고가를 써낸 사람이 가져가는 식이다. 예정가는 허용 층수와 용적률, 입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물론 유찰된 주차장 용지는 선착순으로 판매하기도 한다. 주차장용지에 투자할 때는 그러나 상가나 오피스텔을 들일 수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일부 용지에는 상가·오피스텔을 들일 수 없는 예도 있기 때문이다. LH 측은 “용지 분양공고를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같은 공공택지라도 위치에 따라 용적률·건폐율이 천차만별이므로 이 역시 잘 확인해야 한다.
올해 공급량 지난해보다 줄어
-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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