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못지않게 똑똑하며 사람의 도움 필요할 때 애원하듯 눈 맞추는 등 교감해 염소는 반려동물로 삼거나 일에 부리기 위해 길들여지지 않아도 사람과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다우리가 애완견과 눈을 맞출 때 익숙한 반응이 일어난다. 서로 알아본다는 느낌으로 부인할 수 없는 교감이다. 연구에 따르면 애완견이 인간과 교감할 수 있는 능력은 생후 6개월된 아기와 비슷하다. 하지만 수평으로 좁고 기다랗게 생긴 염소의 눈동자를 개의 눈처럼 응시한 적 있는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그 눈을 자세히 들여다 본다면 그 역시 익숙한 느낌이 들 것이다. 국제 학술지 ‘생물학회보’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염소도 개만큼 인간과 잘 소통할 수 있다. 영국 퀸메리대학 연구팀은 먼저 염소에게 박스 안에 들어 있는 먹잇감을 꺼내는 방법을 훈련했다. 이 훈련을 받은 염소는 박스의 뚜껑을 열고 먹잇감을 꺼내는 법을 쉽게 익혔다. 그 다음 박스를 뚜껑을 열 수 없는 것으로 바꾼 뒤 염소의 반응을 살폈다. 흥미로운 반응이 나타났다. 염소는 한두 번 시도하다가 되지 않자 곁에 있는 사람을 쳐다보며 도와달라고 애원하듯이 눈을 맞췄다. 과학자들은 이런 행동을 ‘지향적 응시’라고 부른다. 그들은 이 연구 전엔 길들여진 말과 개에게서만 그런 행동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인간이 식용이 아니라 친구로 여기는 동물을 말한다.
염소의 이런 놀라운 반응은 동물을 가축으로 사육한 것이 과학자들의 생각보다 그들의 심리에 훨씬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앨런 맥엘리것에 따르면 약 1만 년 전 염소는 최초의 가축종 중 하나였다. 과학자들은 개의 뇌가 길들이기를 통해 사람에게서 정보를 습득하도록 진화됐다고 믿는다. 인간이 더 다정하고 말 잘 듣는 개를 키우면서 그런 특성이 보편화됐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농장 동물의 경우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이전엔 몰랐다. 맥엘리것은 “흔히 염소를 어리석은 동물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전 연구에서 우리는 염소가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더 똑똑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는 염소가 반려동물이나 일에 부리는 동물로 길들여지지 않아도 사람과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연구 결과는 염소의 인기가 한창 높은 시기에 나왔다. 퉁방울 같은 눈을 가진 이 초식동물이 요즘 인터넷에서 인기다. 아기 염소 전용 트위터 계정이 많이 생겼고 사람의 괴성처럼 소리 내는 염소의 유튜브 동영상이 수천만 건의 뷰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런 소식에도 염소 고기는 여전히 별미로 인기가 높다. 격분한 동물권리운동가들은 염소 고기를 먹지 못하도록 하려고 안간힘이다. 이번 연구로 염소 고기를 우리 식단에서 퇴출하기엔 역부족일지 모른다. 그러나 일부 동물의 경우 정서지능이 우리 생각보다 훨씬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추가적인 증거다. 어쩌면 암소를 대상으로 비슷한 연구가 이뤄진다면 우리가 햄버거를 다시 생각하게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이제 샐러드나 먹어야 하나?
- 조에 슐랑거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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