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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활기 띠는 상권 | 성수동] 퇴락한 공장지대가 ‘한국의 브루클린’ 변신
- [다시 활기 띠는 상권 | 성수동] 퇴락한 공장지대가 ‘한국의 브루클린’ 변신

문화예술 복합공간 들어서고 건물 신축 줄이어

옛 동네 성수동이 젊은 동네로 변하고 있다. 낡고 오래된 공장과 창고만 즐비했던 곳에 기존 건물 모습을 살린 문화예술 복합공간과 커피숍 등 상점이 들어서고 있고, 오래된 건물 사이로 1년이 채 되지 않은 듯한 신축 건물이 군데군데 솟아있다. 미국 브루클린의 공장들이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에 빗대 최근엔 성수동을 ‘한국의 브루클린’이라 부르기도 한다.
인쇄공장·봉제공장·물류창고·자동차정비소 등이 곳곳에 포진해 있는 성수역 뒤쪽 골목에는 대형 신축 건물들이 솟아있다. 지식산업센터다. 정보기술(IT)산업을 기반으로 아파트형 공장으로 ‘성수IT산업개발진흥지구’와 맞물려 지식산업센터가 이 일대에만 10여 곳 이상이 있지만 여전히 여기저기에 센터가 들어서고 있다. 보통 1000명 내외로 상주하는 지식산업센터는 ‘삽 뜨기 전’에 모든 분양이 완료된다. 성수동 3가에서 만난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워 지면서 지리·교통·임대료 등의 입주조건이 아직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해선지 강남에서 넘어오는 수요가 꽤 있다“고 설명했다. 성수동 지식산업센터는 66~100㎡(약 20~30평)대가 가장 인기가 높다. 분양가는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편이다. 구로디지털단지에 위치한 지식산업센터의 평당 분양가가 500만~700만원인데 비해 성수동의 경우는 1000만원 정도다.
상주 인구가 늘고 있는 이유는 또 있다. 2014년 인쇄소를 개조해 만든 갤러리카페 ‘자그마치’ 이후 대형 커피숍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지금은 아예 ‘커피거리’로 불린다. 커피거리를 대표하는 곳은 대림창고. 70년대까지 정미소, 90년대엔 공장 부자재 창고로 사용되다 최근 예술행사나 브랜드 론칭 패션쇼 등이 자주 열려 유명해졌다. 3개월 전엔 대림창고 6개동 중 2개동을 임대해 갤러리 카페가 생겼다. 한낮의 열기에 커피거리엔 오가는 사람이 별로 없어 한산했지만 대림창고를 드나드는 손님은 꾸준히 보였다. 카페 관계자는 “하루 1000명 정도 몰린다”며 “주말엔 1만원 입장권을 판매하는데, 평균 1200장 정도 팔린다”고 말했다. 대림창고가 자리한 성수동 카페거리의 다른 커피숍을 들렀다. 카페거리에서 8㎡(약 2.5평) 규모의 작은 커피숍 K를 운영하고 있는 김준식(38)씨의 말이다. “아직까지 대형 커피숍에 비해 손님이 크게 몰리진 않지만 길목을 오가는 사람이 꾸준히 늘고 있다.” 김씨 가게 옆엔 3층 규모의 대형 커피숍이 막바지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있었다. 인근에 위치한 부동산 정남규(67)씨는 “2014년에 인쇄소를 개조해 자그마치라는 갤러리 카페가 들어서면서 커피숍이 하나둘 들어오기 시작해 아예 커피골목으로 불릴 만큼 성장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 서울의 여느 번듯한 상권만큼 성장하진 않았다. 커피거리 건너편의 수제화 거리 초입에 자리한 부동산 중개업소 주인 정모씨는 “핫플레이스다, 한국의 브루클린이다란 말을 하던데 아직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진 그의 설명이다. “아직은 대림창고와 같은 특정 가게로 몰리는 손님이 상권을 주도하고 있다. 상권에 대한 기대감이 커 임대 문의는 많지만 물건은 거의 없다. 평당 가격이 5~6만원 하던 준공업지역에 공장을 세운 건물주들 입장에서 급할 게 없기 때문이다. 아직 상권이 완전히 활성화됐다고 보기엔 무리다.” 성수동 임대료는 2014년까지 계속 오르다 지난해 30%대 가까이 하락했다. 기대심리가 한풀 꺾인 것이다. 새로운 소비층은 속속 늘고 있지만 아직 큰 변화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말이기도 하다. 유동인구 역시 성수동은 아직 7만~8만 명 수준에 그친다.
상권 입지 다질 콘텐트는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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