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가&혁신가 | 조성준 그린웍스 대표] 온라인 골프 부킹 서비스 개척자
[창조가&혁신가 | 조성준 그린웍스 대표] 온라인 골프 부킹 서비스 개척자
“골프장에서 반바지 라운딩이 웬 말입니까? 격 떨어지게.” 지난 2014년 ‘반바지 라운드 캠페인’을 시작할 당시 조성준(46) 그린웍스 대표에게 몇몇 골프장 오너가 전화를 걸어왔다. 그때만 해도 골프장에서 반바지 차림을 찾기는 쉽기 않았던 때. “골프는 대표적인 격식 스포츠인데 조 대표 때문에 골프장 물이 흐려진다”는 불만이었다. 하지만 시장의 변화는 빨랐다. 젊은 골퍼들의 호응이 커지자 반바지 라운딩을 수용하는 골프장이 늘었고, 올해 모 방송국에서 진행한 골프대회에서도 반바지 라운딩 캠페인이 등장했다.
조성준 대표는 공급자 중심의 골프장 산업을 소비자 중심으로 바꿔놓은 ‘개척자’로 꼽힌다. 그가 선보인 온라인 골프 부킹 서비스 ‘엑스골프’는 전국 골프장들과 제휴해 잔여 타임을 받아 실시간으로 인터넷 홈페이지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내놓고 있다. 지난해 기준 사이트 회원이 70만 명으로 업계 1위, 매출은 50억원을 넘었다. 전국 500여 개 골프장 중 300여 개가 엑스골프와 제휴 중이다.
9월 19일 오후 서울 논현동 엑스골프연습장에서 만난 조성준 대표는 “2003년 창업하면서 ‘온리 원 서비스’를 중심에 뒀다. 뭔가 새로운 것,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있는 것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의 ‘퍼스트 액션’은 몇 가지 더 있다. 해저드에 빠진 골프공을 주워 재활용하자는 캠페인, 골프장에 대한 소비자의 평가 도입, 골프장에 편의점 입점 등도 그의 작품이다. 조성준 대표는 미국 새크라멘토에서 마케팅을 전공한 후 2003년 국내 골프 업계에 뛰어들었다. 미국에서 경험한 부킹사이트를 염두에 두었다. 당시만 해도 미국 프로골프투어에서 박세리·김미현·최경주 등이 맹활약하던 터라 국내 골프 인기는 상당했다. 하지만 골프장 수가 적어 부킹은 ‘하늘의 별 따기’ 수준. 그는 “골프장이 갑인 시대라 소비자 중심의 부킹서비스는 생소한 분야였다”며 “하지만 골프장 수의 증가에 따른 무한 경쟁을 예상했고, 소비자 선택이 중심인 부킹서비스가 성장할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업 초기 어려움은 컸다. 별도의 홍보나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손님이 모여들던 호시절이었으니 골프장 업주 입장에선 ‘온라인을 통해 골프장의 잔여 타임을 실시간으로 골퍼들에게 제공하면 불필요한 마케팅을 줄이고, 잔여 시간을 해결하게 될 것’이라는 조 대표의 말이 귀에 들어올 리 없었다. 잡상인으로 취급하거나 골프장 입구에서 문전박대를 하는 곳도 부지기수. 업주는커녕 마케팅 책임자 얼굴 보기도 힘들었다. 사이트 이름에 ‘X’자가 들어가 성인사이트로 오해받기도 했다.
그러나 과잉 공급된 골프장에 잔여 타임이 늘고, 인터넷을 사용하는 골프 인구가 급증하면서 온라인 골프 부킹서비스에 회원이 몰리기 시작했다. 골프장 업계와 부킹서비스 업계가 갑과 을의 위치에서 대등한 파트너로 바뀐 것이다. 사업 초기엔 골프장의 비 선호 타임에 대해 일정 인원을 모집하는 조건으로 할인가를 받아 골퍼들에게 제공했다. 일종의 공동 구매였던 셈. 2009년 소셜커머스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골프장과 금액, 판매수량, 사용가능 일시를 조율해 상품을 기획하고 최종적으로 상품의 가치에 대한 검수 후 골퍼들에게 내놓고 있다. 보통 정상가 대비 40% 정도 할인된 가격이다.
조 대표는 “내게 특별한 크리에이티브 자질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부킹 서비스 사업을 오래 하다 보니 서비스에 대한 의문이 들었고, 이것을 개선한 것이 성공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엑스골프 성공 요인으로는 고객에게 피드백 빠른 ‘스피드 경영’이 꼽힌다. 오전에 나온 안건은 그날 오후에 완료하는 습관을 들여 업무의 ‘원데이 시스템화’를 구축했다. 조 대표는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며 “우리는 빠르게 변모하는 업계 흐름을 미리 예상하고 파악해 신속한 판단이 한번 이뤄지면 그에 대한 집중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린다”고 말했다.
최근 조 대표는 골프대회 대행, 골프박람회 개최, 골프용품 유통 등 오프라인 사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골프장·골프연습장 위탁운영이다. 현재 경기도 파주의 데니스GC를 위탁운영 중이며, 서울 논현동의 지맥스골프연습장을 엑스골프연습장으로 이름을 바꿔 운영하고 있다. 조 대표는 “온라인과 달리 오프라인 고객은 충성도가 매우 강하다”며 “엑스골프연습장의 회원이 2000명 정도인데 이를 5군데까지 늘려 1만 명의 충성고객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을 중심으로 엑스골프의 1박2일 골프투어, 골프장 부킹서비스, 신 멤버십 가입 등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경기도 분당과 일산이 다음 후보지다. 올 초부터 위탁운영하고 있는 제니스GC엔 파격적인 아이템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편의점을 입점시키고, 캠핑장을 조성하고 있으며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골프코스를 개발 중이다. 사우나 등 골프장 시설은 몰리는 시간이 따로 있는데 나머지 시간에도 손님을 모을 수 있는 방향을 찾고 있다. 시스템을 전산화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5%나 늘었다고 한다. “제 역할은 신성장 엔진을 찾는 것이죠. 골프장 업주와 골퍼들의 니즈만 잘 파악하면 필요한 서비스가 나오고 그것만 제대로 챙겨도 할 일은 많습니다.”
시장에선 일명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 골프사업이 위축될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조 대표는 “우리에겐 또 다른 기회”라고 말했다. “몇 억원 대에 이르는 고가의 기명 회원권은 하락세를 타고 있고 대신에 비교적 낮은 입회 비용으로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무기명 회원권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골프장 회원 우대는 받되 양도와 양수가 자유로워 개인 골퍼나 아마추어 골프 동호회에서도 인기에요. 우리도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이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조 대표는 지난해 엑스골프 사이트를 운영하는 그린웍스를 최근 보고펀드에 매각했다. 80% 지분을 넘겼고, 나머지 20%도 넘길 예정이다. 향후 3년 동안 그린웍스의 경영권을 맡는다는 조건이다. 그는 “확보한 자금으로 중국인 인바운드 골프여행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인이 한국에서, 한국인이 중국과 동남아에 가서 골프를 쳤듯 중국인도 5년 내 한국의 골프장을 찾을 거예요. 부킹을 매개로 호텔·카지노·쇼핑·레슨 등 인바운딩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중국의 한 골프협회와 계약 단계를 밟고 있다고 한다. 내년 상하이에서 열리는 골프박람회의 한국관을 총괄 운영하는 것도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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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대표는 공급자 중심의 골프장 산업을 소비자 중심으로 바꿔놓은 ‘개척자’로 꼽힌다. 그가 선보인 온라인 골프 부킹 서비스 ‘엑스골프’는 전국 골프장들과 제휴해 잔여 타임을 받아 실시간으로 인터넷 홈페이지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내놓고 있다. 지난해 기준 사이트 회원이 70만 명으로 업계 1위, 매출은 50억원을 넘었다. 전국 500여 개 골프장 중 300여 개가 엑스골프와 제휴 중이다.
9월 19일 오후 서울 논현동 엑스골프연습장에서 만난 조성준 대표는 “2003년 창업하면서 ‘온리 원 서비스’를 중심에 뒀다. 뭔가 새로운 것,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있는 것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의 ‘퍼스트 액션’은 몇 가지 더 있다. 해저드에 빠진 골프공을 주워 재활용하자는 캠페인, 골프장에 대한 소비자의 평가 도입, 골프장에 편의점 입점 등도 그의 작품이다.
공급자 중심의 골프장 소비자 중심으로 바꿔
하지만 사업 초기 어려움은 컸다. 별도의 홍보나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손님이 모여들던 호시절이었으니 골프장 업주 입장에선 ‘온라인을 통해 골프장의 잔여 타임을 실시간으로 골퍼들에게 제공하면 불필요한 마케팅을 줄이고, 잔여 시간을 해결하게 될 것’이라는 조 대표의 말이 귀에 들어올 리 없었다. 잡상인으로 취급하거나 골프장 입구에서 문전박대를 하는 곳도 부지기수. 업주는커녕 마케팅 책임자 얼굴 보기도 힘들었다. 사이트 이름에 ‘X’자가 들어가 성인사이트로 오해받기도 했다.
그러나 과잉 공급된 골프장에 잔여 타임이 늘고, 인터넷을 사용하는 골프 인구가 급증하면서 온라인 골프 부킹서비스에 회원이 몰리기 시작했다. 골프장 업계와 부킹서비스 업계가 갑과 을의 위치에서 대등한 파트너로 바뀐 것이다. 사업 초기엔 골프장의 비 선호 타임에 대해 일정 인원을 모집하는 조건으로 할인가를 받아 골퍼들에게 제공했다. 일종의 공동 구매였던 셈. 2009년 소셜커머스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골프장과 금액, 판매수량, 사용가능 일시를 조율해 상품을 기획하고 최종적으로 상품의 가치에 대한 검수 후 골퍼들에게 내놓고 있다. 보통 정상가 대비 40% 정도 할인된 가격이다.
조 대표는 “내게 특별한 크리에이티브 자질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온라인 부킹 서비스 사업을 오래 하다 보니 서비스에 대한 의문이 들었고, 이것을 개선한 것이 성공으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엑스골프 성공 요인으로는 고객에게 피드백 빠른 ‘스피드 경영’이 꼽힌다. 오전에 나온 안건은 그날 오후에 완료하는 습관을 들여 업무의 ‘원데이 시스템화’를 구축했다. 조 대표는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며 “우리는 빠르게 변모하는 업계 흐름을 미리 예상하고 파악해 신속한 판단이 한번 이뤄지면 그에 대한 집중도를 최대치로 끌어올린다”고 말했다.
최근 조 대표는 골프대회 대행, 골프박람회 개최, 골프용품 유통 등 오프라인 사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골프장·골프연습장 위탁운영이다. 현재 경기도 파주의 데니스GC를 위탁운영 중이며, 서울 논현동의 지맥스골프연습장을 엑스골프연습장으로 이름을 바꿔 운영하고 있다. 조 대표는 “온라인과 달리 오프라인 고객은 충성도가 매우 강하다”며 “엑스골프연습장의 회원이 2000명 정도인데 이를 5군데까지 늘려 1만 명의 충성고객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을 중심으로 엑스골프의 1박2일 골프투어, 골프장 부킹서비스, 신 멤버십 가입 등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경기도 분당과 일산이 다음 후보지다.
중국 골퍼 ‘인바운딩 사업’ 계획
시장에선 일명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 골프사업이 위축될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조 대표는 “우리에겐 또 다른 기회”라고 말했다. “몇 억원 대에 이르는 고가의 기명 회원권은 하락세를 타고 있고 대신에 비교적 낮은 입회 비용으로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무기명 회원권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골프장 회원 우대는 받되 양도와 양수가 자유로워 개인 골퍼나 아마추어 골프 동호회에서도 인기에요. 우리도 관련 상품을 출시하고 이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조 대표는 지난해 엑스골프 사이트를 운영하는 그린웍스를 최근 보고펀드에 매각했다. 80% 지분을 넘겼고, 나머지 20%도 넘길 예정이다. 향후 3년 동안 그린웍스의 경영권을 맡는다는 조건이다. 그는 “확보한 자금으로 중국인 인바운드 골프여행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인이 한국에서, 한국인이 중국과 동남아에 가서 골프를 쳤듯 중국인도 5년 내 한국의 골프장을 찾을 거예요. 부킹을 매개로 호텔·카지노·쇼핑·레슨 등 인바운딩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중국의 한 골프협회와 계약 단계를 밟고 있다고 한다. 내년 상하이에서 열리는 골프박람회의 한국관을 총괄 운영하는 것도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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