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후 들썩이는 부동산 시장 어디로] 대세 상승 연말까지 VS 국지적인 과열일 뿐
[대선 이후 들썩이는 부동산 시장 어디로] 대세 상승 연말까지 VS 국지적인 과열일 뿐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 급등하고 주택 거래량도 급증... 전문가들 “규제 강화, 공급 과잉 등으로 시장 위축될 것”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주택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대선 일정으로 잠시 미뤘던 아파트 분양시장에 인파가 몰리고, 기존 주택 매매시장에도 집을 사겠다는 수요자가 몰리면서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새 정부는 시장 안정과 주거 복지 강화를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시장 분위기는 대선 불확실성이 걷힌 이후 내수경기 활성화 정책으로 집값도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기대감이 번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시장에 보내고 있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집값을 두고 보지 않겠다’는 거다. 문재인 정부 초대 국토교통부장관에 김현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명된 것만 봐도 그렇다. 김 내정자는 과거 노동운동 경력이 있는 정치인으로 사회 양극화의 주범으로 부동산 문제를 지적해왔다. 이 때문에 최근의 부동산 시장에 돌고 있는 온기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내정자의 인사청문회 등이 끝나고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되면 각종 ‘규제’를 내놓으며 시장을 안정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상당 기간 ‘대세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노무현 정부 때도 각종 규제가 나왔지만 오히려 집값은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보였다. 규제가 공급을 줄이면서 집값 상승 폭을 키운 것이다. 부동산정보회사인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5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값은 0.3% 상승했다. 이는 지난주 상승률(0.24%)보다 0.06%포인트 커진 것으로 지난해 10월 7일(0.32%) 이후 7개월 반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재건축 아파트값이 시세 상승을 주도했다. 재건축 아파트가 몰려 있는 강동구가 1.28%로 가장 많이 올랐는데, 재건축을 추진 중인 둔촌주공은 한 달 새 호가(부르는 값)가 5000만원 이상 올랐다. 재건축 아파트가 강세를 보이면서 주변 일반 아파트값도 덩달아 뛰고 있다. 호가만 오르는 게 아니라 실제 거래로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1~30일 거래건수는 9146건이다. 하루 평균 약 304건이 거래된 수준으로 4월(약 260건), 3월(약 215건) 등보다 월등히 많다. 분양권 거래 역시 이날 현재 1046건으로 4월(747건)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서울 지역 분양권 거래가 월 1000건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청약시장은 후끈 달아올랐다. SK건설이 대선 이후 서울 영등포구 신길뉴타운 5구역에서 분양한 ‘보라매 SK뷰’ 아파트는 청약 1순위에서만 1만4589명이 접수했다. 평균 경쟁률이 27.7대 1이나 됐다. 지난 4월 강동구에서 나온 ‘힐스테이트 암사’도 평균 12.2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가늠해볼 수 있는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도 4개월 연속 상승세다. 국토연구원이 5월 18일 발표한 4월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20.5로 전월 대비 0.4포인트 올랐다. 서울은 132.3으로 전월 대비 6.5포인트 급등했다. 부동산 소비심리지수가 100을 넘으면 ‘가격 상승’이나 ‘거래 증가’를 전망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중계동 을지공인 서재필 사장은 “실수요는 물론 유주택자들이 전세를 끼고 투자에 나서면서 매물이 동났다”며 “대선이 끝나면 어느 정도 시장이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활기인 건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다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 기조가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탄핵 국면을 맞으며 관망하던 거래가 한꺼번에 이뤄지며 거래량과 가격이 함께 올라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시중 유동 자금이 갈 곳이 없다는 분석도 여전하다. 대출금리가 여전히 낮다 보니 은행에 돈을 넣어두기보다는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재건축 아파트 등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최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원래 예상치인 2.6%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시장 상승세에 힘을 싣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시중 부동자금이 낮은 금리와 증시에 대한 불안감으로 부동산 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이 같은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이냐로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적어도 연말까지는 지금과 같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는 규제에 가깝지만 내수 시장이 침체한 상황이어서 강도 높은 규제책을 내놓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근거 중 하나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문 대통령의 정책이 서민 주거 안정에 초점이 맞춰져 규제 드라이브를 걸어 즉각적으로 어떤 정책을 현실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 가계부채를 억제하기 위해 박근혜 정부가 펼쳐온 가계부채 규제 방안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 등) 인상도 쉽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문 대통령이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 후보 시절 보유세를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지금은 0.78%)까지 인상을 강조했지만 이번 19대 대선에서는 보유세 인상을 유보하며 공약집에서도 뺏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전문가는 ‘대세 상승’에는 부정적이다. 국지적으로 활황세가 이어질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과 올해 말 지방부터 시작되는 ‘공급 과잉’ 등 주요 부동산 시장 이슈가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가 서서히 시장을 조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총 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환원을 시작으로 시장규제 정책이 단계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DTI와 LTV는 박근혜 정부가 주택 거래를 살리기 위해 오는 7월 말까지 기준을 완화한 상태다. 무엇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내정자가 가계부채 문제의 원흉으로 LTV·DTI 완화를 꼽고 있어 7월 이후 원상복귀 가능성이 크다. 이와 함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조기 도입은 물론 서울 등 일부 과열 양상을 보이는 지역에 대해서 선별적으로 분양권 전매제한 지역과 그 기간을 확대하고 청약조정대상 지역을 늘리는 방안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 스타자문단 수석위원은 “DSR 조기 도입은 LTV·DTI 환원과 함께 가계부채 문제와 맞물려 시행될 것으로 이미 시장에서 인지하고 있다”며 “정부가 그 밖에 쓸 수 있는 규제를 놓고 (주택시장 안정에) 유효한 것인지를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3 부동산대책을 통해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 등에 한해 전매제한 기간을 1년6개월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 때까지로 강화했다. 일각에선 2012년을 끝으로 사라졌던 투기과열지구 지정이 부활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미국 금리가 예상대로 올해 두 차례 더 오르고 한은 금리도 시차를 두고 상향된다면 생계형 대출자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더구나 하반기 본격적으로 주택 입주가 시작되면 지방의 집값이 하락하고 서울도 약보합 수준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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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하겠다는데 집값은 상승
청약시장은 후끈 달아올랐다. SK건설이 대선 이후 서울 영등포구 신길뉴타운 5구역에서 분양한 ‘보라매 SK뷰’ 아파트는 청약 1순위에서만 1만4589명이 접수했다. 평균 경쟁률이 27.7대 1이나 됐다. 지난 4월 강동구에서 나온 ‘힐스테이트 암사’도 평균 12.2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가늠해볼 수 있는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도 4개월 연속 상승세다. 국토연구원이 5월 18일 발표한 4월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20.5로 전월 대비 0.4포인트 올랐다. 서울은 132.3으로 전월 대비 6.5포인트 급등했다. 부동산 소비심리지수가 100을 넘으면 ‘가격 상승’이나 ‘거래 증가’를 전망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많다는 의미다. 중계동 을지공인 서재필 사장은 “실수요는 물론 유주택자들이 전세를 끼고 투자에 나서면서 매물이 동났다”며 “대선이 끝나면 어느 정도 시장이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활기인 건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다 새 정부의 부동산 규제 기조가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탄핵 국면을 맞으며 관망하던 거래가 한꺼번에 이뤄지며 거래량과 가격이 함께 올라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시중 유동 자금이 갈 곳이 없다는 분석도 여전하다. 대출금리가 여전히 낮다 보니 은행에 돈을 넣어두기보다는 시세 차익이 기대되는 재건축 아파트 등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최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원래 예상치인 2.6%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시장 상승세에 힘을 싣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시중 부동자금이 낮은 금리와 증시에 대한 불안감으로 부동산 시장을 기웃거리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이 같은 상승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이냐로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는다. 적어도 연말까지는 지금과 같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조는 규제에 가깝지만 내수 시장이 침체한 상황이어서 강도 높은 규제책을 내놓지는 못할 것이라는 게 근거 중 하나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문 대통령의 정책이 서민 주거 안정에 초점이 맞춰져 규제 드라이브를 걸어 즉각적으로 어떤 정책을 현실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당분간 가계부채를 억제하기 위해 박근혜 정부가 펼쳐온 가계부채 규제 방안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 등) 인상도 쉽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문 대통령이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 후보 시절 보유세를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지금은 0.78%)까지 인상을 강조했지만 이번 19대 대선에서는 보유세 인상을 유보하며 공약집에서도 뺏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전문가는 ‘대세 상승’에는 부정적이다. 국지적으로 활황세가 이어질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과 올해 말 지방부터 시작되는 ‘공급 과잉’ 등 주요 부동산 시장 이슈가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가 서서히 시장을 조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총 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환원을 시작으로 시장규제 정책이 단계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DTI와 LTV는 박근혜 정부가 주택 거래를 살리기 위해 오는 7월 말까지 기준을 완화한 상태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조기 도입 가능성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3 부동산대책을 통해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 등에 한해 전매제한 기간을 1년6개월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 때까지로 강화했다. 일각에선 2012년을 끝으로 사라졌던 투기과열지구 지정이 부활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미국 금리가 예상대로 올해 두 차례 더 오르고 한은 금리도 시차를 두고 상향된다면 생계형 대출자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더구나 하반기 본격적으로 주택 입주가 시작되면 지방의 집값이 하락하고 서울도 약보합 수준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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