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그램이 세상을 바꾸는 5가지 방식
홀로그램이 세상을 바꾸는 5가지 방식
2020년 시장 규모 55억 달러… 무대 기술에서 발전해 방위·의료·미술 등 주요 산업에 혁신 몰고온다 사람들은 홀로그램 또는 적어도 그것이 약속하는 미래에 매료되는 듯하다. 영화 ‘스타 워즈’의 유명한 레이아 공주 투사 이미지, 뉴욕·함부르크·베이징의 홀로그램 패션쇼, 일본의 가상 아이돌 캐릭터 하츠네 미쿠의 커다란 성공 또는 최근 프랑스 정치인들의 홀로그램을 활용한 선거 유세 소식을 생각해 보라.
엄밀히 말해 이들은 모두 홀로그램의 실상과는 거리가 멀다. 영화의 특수효과, 물이나 연기에 투사된 비디오이거나 페퍼스 고스트(Pepper’s Ghost, 투명 스크린을 이용한 투사 기술)라는 옛날 빅토리아 시대(19세기 중·후반) 무대기법의 첨단기술 버전이다. 그러나 홀로그램 시장 규모는 상당하다. 2020년에는 디스플레이 홀로그램 시장이 55억 달러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다음은 가장 눈길을 끄는 홀로그램 사용 방식 5가지다. 지리정보는 군사전략의 필수 요소다. 완전 3차원의 홀로그램 이미지를 이용해 정찰 기능을 강화한다. 한 미국 기업은 ‘전투 공간’의 3D 홀로그램 지도 1만3000여 건을 미국 육군에 공급했다. 군인들은 이를 이용해 지형의 3차원 이미지를 보고, 모퉁이를 ‘돌아보고’, 작전훈련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지도제작 업체는 컴퓨터화된 복잡한 이미지 데이터로 홀로그램 시트를 제작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용자들은 홀로그램 시트에 저장된 고화질의 3D 지형 이미지를 ‘들여다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용하기 쉽고 둘둘 말아 간편하게 저장·휴대할 수도 있다. 영화 ‘스타 워즈’ 장면 같지만 이 지도는 재해 대피와 구조 시나리오에도 유용하다.
새 지형의 3D 홀로그램 이미지를 지도처럼 ‘펼칠’ 수 있게 되면 군사 전략상 분명한 이점이 있다. 하지만 그런 기술들은 대체로 사회 전반에도 널리 보급되는 편이다. 필시 우리도 언젠가는 휘어지는 3D 구글 맵스를 기대할 수 있을 듯하다. 요즘엔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생성된다. 매년 디지털 저장용량이 확대되고(그리고 더 싸지며) 데이터를 저장하고 평생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는 끝이 없다. 개인 컴퓨터, 그리고 가족 사진, 동영상, 문서 등 거기에 저장할 수 있는 수백GB의 정보만 해도 그렇다. 그런데 자신(그리고 다른 누구든)의 하드 디스크가 손상됐을 때의 막대한 피해를 생각해 보라. 때마침 150개 국가에 피해를 입힌 최근의 워너크라이 랜섬웨어(ransomware, 컴퓨터나 네트워크를 볼모로 잡고 금품을 요구하는 악성코드) 공격이 이를 뒷받침한다.
홀로그램 이미지는 기막히게 사실적이다. 기록하는 동안 대상 물체에서 반사되는 빛 관련 정보가 모두 저장되기 때문이다. 그 정보량이 엄청나다.
그러나 홀로그램은 시각 객체 관련 정보를 기록할 필요가 없다. 순수 데이터를 몇 쪽이든 기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홀로그램이 잠재적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 기본형 시스템이 DVD 비슷한 디스크에 440만 쪽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장기적인 보안성도 뛰어나다.
예컨대 한 쪽짜리 정보의 광학 홀로그램이 망가져도 어떤 조각으로도 복원할 수 있다. 따라서 홀로그램 데이터 저장 방식은 뛰어난 안정성을 자랑한다. 디스크 표면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CD·DVD와 달리 홀로그램은 3개 차원에 데이터를 저장하며 그 페이지들이 저장 공간에서 중복될 수 있다.
과학자들은 50여 년 전부터 홀로그램 데이터 저장 방식의 가능성을 시사해 왔으며 실용적인 시스템에 갈수록 가까워지고 있는 듯하다. 실제로 컴퓨팅 기술이 전기(전자)보다는 빛(광자)에 기초하기 시작하면서 홀로그램 저장방식이 언젠가는 널리 사랑 받는 저장 솔루션으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 홀로그램은 의료분야에서도 학생과 의사 교육용뿐 아니라 환자 데이터를 시각화하는 도구로서 혁명을 일으킬 수 있다. 많은 의료 시스템에서 자기공명영상(MRI)과 초음파 검사 등의 첨단 영상 기술을 이용하면 복잡한 데이터가 생성된다. 보통 그런 전자 정보는 컴퓨터 스크린에 평면 이미지를 표시하는 데 사용된다. 하지만 컴퓨터로 생성된 풀 컬러 3D 홀로그램 이미지 생성에도 사용할 수 있다.
스코틀랜드의 한 업체는 이런 데이터를 이용해 교육과 디스플레이 목적의 3D 이미지를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서의 장점은 모든 ‘진짜’ 홀로그램과 마찬가지로 별도의 특수 관람 기기 즉 안경이 필요 없다는 점이다. 학생과 의사들은 아무런 장치도 없이 3차원 이미지를 ‘바라보기’만 하면 된다.
동일한 홀로그램에 여러 가지 이미지를 저장하면 디스플레이의 여기저기를 이동하면서 각종 장기나 신체 부위를 검사할 수 있다. 지금껏 그 회사는 뇌·간·폐·심장·뼈대·심혈관계·신경·근육을 포함한 제반 구조의 3D 이미지를 생성해 왔다.
공상과학 소재 같아 보일지 모르지만 이런 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시장이 현재 급성장하고 있다. 홀로그램은 복잡한 광학기기이며 만들기가 어려워 상용 보안시장에서 상상 이상의 우위를 지닌다. 아마 지금 호주머니 속에 보안 홀로그램이 들어 있을지도 모른다. 신용카드에서 비둘기 그림이 그려진 작은 은색 직사각형은 백색광의 투과 홀로그램(transmission hologram, 뒤에서 빛을 비춰 투과해 나온 상)이다. 거기에 표시되는 3차원 이미지는 좌우로 움직여야 잘 보이며 상하로 기울이면 색깔이 바뀐다. 대량 제작이 대단히 쉬우면서도 위조하기는 극히 어렵다.
지폐에도 보안 홀로그램 방식이 도입됐다. 영국의 5파운드짜리 신권 지폐의 반사 스트립에는 빅벤(런던의 시계와 시계탑) 그림이 담겨 있으며 홀로그램을 적용해 지폐를 기울이면 바탕 이미지가 몇 가지 색깔로 바뀔 뿐 아니라 대관식 왕관의 3D 이미지가 그 위에 ‘떠 있는’ 듯이 보인다.
남아공의 와인 생산자들도 ‘정통 와인’을 마시고 싶어 하는 마니아들을 겨냥해 병에 홀로그램 라벨을 부착한다. 질 낮은 짝퉁이 아니라 진짜 빈티지 와인이 담겨 있음을 구매자에게 보증하는 증표다. 홀로그램이 거의 실용적인 광학 공정으로 부상하자마자 미술가들도 관심을 가졌다. 영국 창작 홀로그램의 ‘어머니’ 마거릿 베년은 일찍이 1968년부터 노팅엄대학 기계공학부의 미술 펠로십을 이용해 비싸고 복잡한 홀로그램 장비를 활용할 수 있었다. 그때 얻은 많은 지식이 홀로그램 작업공정과 그 예술활동을 둘러싼 비판적 토론에 관심을 기울이는 밑거름이 됐다. 결과적으로 ‘홀로그래피 미술’에 의문을 품고 탐구한 박사논문을 작성하게 됐다.
세계적으로 홀로그램의 3D 기록 기술을 이용해 공간을 구부리고 자르고, 시각적으로 확실한 물체를 똑같은 부피로 여럿 만들고, 정지화상이나 영상의 컬렉션을 결합해 3D 애니메이션 작품을 제작하고, 순수 광선을 조각하는 선구적인 미술가들이 있다.
최근에는 창작 홀로그래피 쇼가 런던 중심부에서 열렸다. 뉴욕 거버너스 섬에서는 현재 세계 대표 미술가들의 작품 전시회가 개최돼 여름 동안 이어진다. 6월 중 뉴멕시코 주 산타페에서 열리는 홀로그래피·미디어아트 전시회에는 이탈리아·캐나다·영국·미국의 미술가들이 초대받았다. 내년에 포르투갈에서 개최되는 학술 심포지엄에는 미술가와 과학자들이 모여 홀로그램 미술과 기술의 발전에 관해 토론을 벌인다.
우리는 홀로그래피를 난데없이 튀어나와 우리 눈을 찌르는 것쯤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 세계 각지의 연구실과 작업실에서 소리 없이 많은 연구와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아울러 그 응용기술들이 우리 삶을 바꾸고 생명을 구하고 창조적·지적 토론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미래는 밝다. 그 미래는 정말 홀로그램 같을지도 모른다.
- 앤드류 페퍼 아이비타임즈 기자
[ 이 기사는 온라인 매체 컨버세이션에 먼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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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밀히 말해 이들은 모두 홀로그램의 실상과는 거리가 멀다. 영화의 특수효과, 물이나 연기에 투사된 비디오이거나 페퍼스 고스트(Pepper’s Ghost, 투명 스크린을 이용한 투사 기술)라는 옛날 빅토리아 시대(19세기 중·후반) 무대기법의 첨단기술 버전이다. 그러나 홀로그램 시장 규모는 상당하다. 2020년에는 디스플레이 홀로그램 시장이 55억 달러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다음은 가장 눈길을 끄는 홀로그램 사용 방식 5가지다.
군사 지도작성
지도제작 업체는 컴퓨터화된 복잡한 이미지 데이터로 홀로그램 시트를 제작하는 방식을 취한다. 이용자들은 홀로그램 시트에 저장된 고화질의 3D 지형 이미지를 ‘들여다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용하기 쉽고 둘둘 말아 간편하게 저장·휴대할 수도 있다. 영화 ‘스타 워즈’ 장면 같지만 이 지도는 재해 대피와 구조 시나리오에도 유용하다.
새 지형의 3D 홀로그램 이미지를 지도처럼 ‘펼칠’ 수 있게 되면 군사 전략상 분명한 이점이 있다. 하지만 그런 기술들은 대체로 사회 전반에도 널리 보급되는 편이다. 필시 우리도 언젠가는 휘어지는 3D 구글 맵스를 기대할 수 있을 듯하다.
정보 저장
홀로그램 이미지는 기막히게 사실적이다. 기록하는 동안 대상 물체에서 반사되는 빛 관련 정보가 모두 저장되기 때문이다. 그 정보량이 엄청나다.
그러나 홀로그램은 시각 객체 관련 정보를 기록할 필요가 없다. 순수 데이터를 몇 쪽이든 기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홀로그램이 잠재적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 기본형 시스템이 DVD 비슷한 디스크에 440만 쪽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장기적인 보안성도 뛰어나다.
예컨대 한 쪽짜리 정보의 광학 홀로그램이 망가져도 어떤 조각으로도 복원할 수 있다. 따라서 홀로그램 데이터 저장 방식은 뛰어난 안정성을 자랑한다. 디스크 표면에 데이터를 저장하는 CD·DVD와 달리 홀로그램은 3개 차원에 데이터를 저장하며 그 페이지들이 저장 공간에서 중복될 수 있다.
과학자들은 50여 년 전부터 홀로그램 데이터 저장 방식의 가능성을 시사해 왔으며 실용적인 시스템에 갈수록 가까워지고 있는 듯하다. 실제로 컴퓨팅 기술이 전기(전자)보다는 빛(광자)에 기초하기 시작하면서 홀로그램 저장방식이 언젠가는 널리 사랑 받는 저장 솔루션으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
의료 분야
스코틀랜드의 한 업체는 이런 데이터를 이용해 교육과 디스플레이 목적의 3D 이미지를 생성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서의 장점은 모든 ‘진짜’ 홀로그램과 마찬가지로 별도의 특수 관람 기기 즉 안경이 필요 없다는 점이다. 학생과 의사들은 아무런 장치도 없이 3차원 이미지를 ‘바라보기’만 하면 된다.
동일한 홀로그램에 여러 가지 이미지를 저장하면 디스플레이의 여기저기를 이동하면서 각종 장기나 신체 부위를 검사할 수 있다. 지금껏 그 회사는 뇌·간·폐·심장·뼈대·심혈관계·신경·근육을 포함한 제반 구조의 3D 이미지를 생성해 왔다.
공상과학 소재 같아 보일지 모르지만 이런 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시장이 현재 급성장하고 있다.
사기와 보안
지폐에도 보안 홀로그램 방식이 도입됐다. 영국의 5파운드짜리 신권 지폐의 반사 스트립에는 빅벤(런던의 시계와 시계탑) 그림이 담겨 있으며 홀로그램을 적용해 지폐를 기울이면 바탕 이미지가 몇 가지 색깔로 바뀔 뿐 아니라 대관식 왕관의 3D 이미지가 그 위에 ‘떠 있는’ 듯이 보인다.
남아공의 와인 생산자들도 ‘정통 와인’을 마시고 싶어 하는 마니아들을 겨냥해 병에 홀로그램 라벨을 부착한다. 질 낮은 짝퉁이 아니라 진짜 빈티지 와인이 담겨 있음을 구매자에게 보증하는 증표다.
예술
세계적으로 홀로그램의 3D 기록 기술을 이용해 공간을 구부리고 자르고, 시각적으로 확실한 물체를 똑같은 부피로 여럿 만들고, 정지화상이나 영상의 컬렉션을 결합해 3D 애니메이션 작품을 제작하고, 순수 광선을 조각하는 선구적인 미술가들이 있다.
최근에는 창작 홀로그래피 쇼가 런던 중심부에서 열렸다. 뉴욕 거버너스 섬에서는 현재 세계 대표 미술가들의 작품 전시회가 개최돼 여름 동안 이어진다. 6월 중 뉴멕시코 주 산타페에서 열리는 홀로그래피·미디어아트 전시회에는 이탈리아·캐나다·영국·미국의 미술가들이 초대받았다. 내년에 포르투갈에서 개최되는 학술 심포지엄에는 미술가와 과학자들이 모여 홀로그램 미술과 기술의 발전에 관해 토론을 벌인다.
우리는 홀로그래피를 난데없이 튀어나와 우리 눈을 찌르는 것쯤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 세계 각지의 연구실과 작업실에서 소리 없이 많은 연구와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아울러 그 응용기술들이 우리 삶을 바꾸고 생명을 구하고 창조적·지적 토론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미래는 밝다. 그 미래는 정말 홀로그램 같을지도 모른다.
- 앤드류 페퍼 아이비타임즈 기자
[ 이 기사는 온라인 매체 컨버세이션에 먼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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