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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이모저모] 사우디아라비아 | 5성급 ‘감방’된 리야드 리츠칼튼 호텔

[지구촌 이모저모] 사우디아라비아 | 5성급 ‘감방’된 리야드 리츠칼튼 호텔

살만 사우디 국왕(왼쪽)이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아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사진:HASSAN AMMAR-AP-NEWSIS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의 리츠칼튼 호텔이 적어도 앞으로 두 달 간은 예약이 모두 끝난 듯하다. 사우디 당국의 광범위한 부패단속을 통해 체포된 왕족·사업가·장관의 수용시설로 그 특급호텔 연회장을 사용한다는 뉴스가 보도된 뒤다.

체포된 사람은 살만국왕의 억만장자 조카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를 포함한 왕자 11명, 장관 4명, 관료와 사업가 수십 명이다. 세계 최고 부호로 손꼽히는 빈 탈랄 왕자는 순재산이 180억 달러 선이며 21세기 폭스와 시티그룹 지분을 보유한다.

뉴욕타임스가 지난 6일 공개한 동영상에는 그 5성급 호텔 볼룸 B의 황금빛 샹들리에 아래 체포된 사람들이 매트리스를 깔고 누워 자는 듯한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11월 7일 호텔 웹사이트에서 객실을 예약하려 했더니 안내창이 떴다. ‘예기치 못한 상황으로 호텔의 인터넷과 전화선이 현재 차단됐으며 복구 시점은 추후 공지할 예정입니다.’ 한편 부킹닷컴·익스피디아·호텔스닷컴·매리엇닷컴·아고다닷컴·C트립탓검 등 6개 예약 대행사에서도 12월과 1월 중에는 예약을 잡을 수 없었다.

동영상에선 억류자들이 호텔을 떠나지 못하도록 사우디 무장 경비원들이 막고 있었다. 한편 억류자 중 몇몇 고위급은 시설 내 492개 객실·특실 중 일부에서 머물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면적 21만여㎡의 그 호텔에 이미 묵고 있던 손님들에겐 짐을 싸도록 한 뒤 리야드 내 다른 호텔로 옮기도록 했다.

지난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수행단이 묵었던 그 궁궐 같던 호텔이 수용소로 전락한 셈이다. 이 호텔에는 볼링장, 실내 수영장, 스파, 대여섯 개 음식점이 있지만 부패단속이 계속되는 동안 억류자들이 그 시설들을 이용하도록 허가할 가능성은 없는 듯하다.

- 잭 무어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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