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서 가장 많이 관측 … 탄자니아 · 하와이 등도 위험 칠레의 비야리카 화산에선 지난해 11월 이래 지진활동과 용암호수 활동의 점진적인 증가가 관측되고 있다. / 사진:XINHUA-NEWSIS지난해 11월 말 인도네시아 발리 섬의 아궁 화산이 분화하면서 세계 언론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인에게 화산 분출은 전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이곳의 활화산 139개 중 18개가 경계 수준을 높인 상태다. 정상적인 지진활동이나 지반변위, 가스배출 수준을 넘어선 심각한 상황이라는 뜻이다. 세계 전체로 보면 지난해 동안 일주일에 14~27개 화산이 분화했다.
특히 ‘불의 고리(Ring of Fire)’로 불리는 환태평양 지진대에서 화산활동이 가장 많이 관측된다. 그 지대는 여러 개의 지각판이 만나 충돌하면서 지진과 ‘섭입대 화산’ 사슬을 만들어낸다. 그 외 탄자니아의 올도이뇨 렝가이처럼 대륙 내부나 하와이 같은 섬에서도 화산이 분화한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해저에서도 분화활동이 많이 발생한다. 가장 활발한 해저 화산은 서남 태평양의 케르마데크-통가 해구에 있다.
현재 발생하는 지상의 화산 분화는 가벼운 마그마 유출부터 소규모 폭발까지 다양하며 지구 역사상 최대 화산 분화에 비하면 규모가 작은 편이다. 근대 최대 규모로 알려진 1815년의 인도네시아 탐보라 화산 분화도 약 7만 4000년 전 발생한 인도네시아 토바 화산 분화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토바 화산은 탐보라 화산보다 약 70배나 더 많은 마그마를 분출해 지구에 또 다른 빙하시대를 불러왔으며 인간 진화에서 유전자가 급격히 줄어드는 병목현상을 초래했다.
실제로 토바 화산 폭발은 지난 2500만 년 동안의 최대 규모였다. 따라서 조만간 그와 비슷한 수준의 재앙이 닥칠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러나 끊임없는 위협을 제기하는 것은 잦은 중소 규모의 화산 분화다. 현재 전 세계에서 활화산을 중심으로 반경 100㎞ 안에 사는 인구가 약 8억 명, 반경 10㎞ 안에 사는 인구가 2900만 명이나 된다.
위험 수준과 노출된 인구를 종합한 ‘화산 위협’은 인도네시아가 가장 높고 그 다음이 필리핀, 일본, 멕시코, 에티오피아 순이다. 이들 5개국이 전 세계의 화산 위협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그러나 인구 비례로 보면 화산 위협이 가장 높은 곳은 서인도제도의 몬트세라트 같은 작은 섬 들이다.
올해 특히 주목해야 할 화산은 어디에 있을까? 현재 전조활동 조짐을 보이는 화산 중 일부는 분화하지 않고 그냥 잠잠해질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나머지는 앞으로 분화 단계에 들어갈 수 있어 주의 깊게 관측할 필요가 있다.
발리 섬의 아궁 외에도 우리가 경계해야 할 화산들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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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리시마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일본에서가장 활발한 화산 중 하나인 규슈의 기리시마는 여러 개의 화구구로 구성됐으며 서기 742년 이래 간헐적으로 분화한 기록이 있다. 그 화구구 중 하나인 신모에다케가 2011년 분화했는데 50여년만에 가장 큰 규모였다. 신모에다케는 지난해 10월 6년만에 분화했다. 기리시마의 경계 수준은 계속 높이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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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메라피
지난해 11월 말 인도네시아 발리의 아궁 화산이 분출하자 주민들은 가재도구를 꾸려 대피했다. / 사진:AP-NEWSIS잦은 분화와 기슭의 인구밀도가 높아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위험한 화산 중 하나로 꼽힌다. 2010년 마그마 분출로 약 400명이 목숨을 잃어 21세기 들어 가장 인명 피해가 많은 화산 분화였다. 화산활동이나 전조활동의 증가를 시사하는 조짐이 없지만 메라피 화산이 다시 분화할 때가 됐다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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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에이야프얄라요쿨
얼음이 덮혀 있는 이 화산은 아이슬란드의 초기 정착지 건설 이래 두 번 분화했다. 1362년의 최대 규모 폭발에 이어 1727~28년 다시 한번 크게 분화했다. 두 번 다 분화 직후 화산을 덮고 있는 빙하 밑의 호수가 녹아 물이 방출되면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다. 이제 에이야프얄라요쿨 화산이 다시 깨어나는 듯하다. 지난해 8월 이래 화산 내부에서 소규모 지진활동이 기록됐고, 11월엔 주된 분화구 내부의 얼음 표면이 움푹 파인 모습을 드러냈다. 열기가 쌓이면서 빙하 표면 아래의 얼음이 녹아 생기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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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포포카테페틀
수도 멕시코시티에서 동남쪽으로 70㎞ 지점에 위치하며 멕시코에서 가장 활발한 화산이다. 이 화산은 2005년 이래 간헐적으로 분화했으며 지금도 분화 중이다. 마그마 돔이 커지면서 가스와 연기를 내뿜고 인근 지역에 화산재를 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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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비야리카
수도 산티아고에서 남쪽으로 800㎞ 떨어진 지점에 위치한 비야리카 화산은 활성화된 마그마 호수가 있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화산 중 하나다. 지진활동과 마그마 호수 활동의 점진적인 증가가 지난해 11월 중순 이래 관측됐다. 150m 상공까지 용암을 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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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킬라우에아
미국 하와이의 킬라우에아 화산 분화구에 생성된 마그마 호수. / 사진:AP-NEWSIS하와이 주 빅아일랜드에 위치한 킬라우에아 화산은 35년 전부터 거의 끊임없이 현무암질 마그마를 1분당 50만ℓ씩 뿜어내고 있다. 분화가 조만간 끝나리라고 기대할 이유도 없다. 마그마가 분출해 화산지대를 지나 바다로 흘러들면서 ‘불의 호수’라고 불리는 마그마 폭포가 발생하며 장관을 이룬다.
마그마가 분출해 폭포처럼 바다로 흘러들면서 만들어진 ‘불의 호스’. / 사진:AP-NEWSIS이런 화산들은 앞으로 몇 달 동안 면밀히 관측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화산활동은 아이슬란드의 헤클라처럼 휴면 화산에서도 갑자기 시작될 수 있다. 수십 년 동안 잠잠하다가 갑자기 대규모로 분화한 전력을 고려하면 그런 화산은 아무런 경고 없이 깨어날 수 있어 특히 우려된다.
- 랠프 거티서, 케이티 프리스, 실베인 차보니어
※ [필자 거티서는 영국 킬대학 광물학 교수, 프리스는 영국 글래스고대학 화산학 연구원, 차보니어는 미국 사우스플로리다대학 화산학 교수다. 이 글은 온라인매체 컨버세이션에 먼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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