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상아리의 이동 속도가 빠른 이유 이해하면 비행기 설계에 혁명 일으킬 수 있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상어가 세게에서 가장 빠른 비행기에 줄 수 있는 조언을 갖고 있을지 모른다. 청상아리 피부가 시속 20마일로 수영할 수 있게 해주는 방법을 밝힌 새 연구가 비행기, 드론, 풍력터빈의 설계 방식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을지 모른다.

겉보기엔 상어 피부가 부드러워 보이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작은 치아 같은 돌기(비늘)로 덮혀 있다. 해양생물학자들은 돌기로 덮힌 상어 피부가 항력(물체가 유체 안에서 이동할 때 받는 저항력)을 줄여준다고 오랫동안 믿었다. 예를 들어 수영 선수는 체모를 말끔히 면도함으로써 항력을 최소화하려고 한다. 그러나 항력을 줄이는 것이 수영 속도를 높이는 유일한 요인은 아니다. 양력(물체가 유체 안에서 이동할 때 밑에서 위로 작용하는 압력)도 똑같이 중요하다. 상어는 양력을 이용해 물속에서 신속히 전진한다. 그러나 상어 피부의 돌기가 양력을 높여주는지에 관한 연구는 이뤄진 적이 없다. 하버드대학의 기계공학자 오거스트 도멜 연구원은 “우린 그 점에 착안해 뭔가 더 있지 않을까 탐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청상아리의 피부 돌기가 이동 속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도멜 연구원과 동료들은 마이크로CT 스캐닝 기술을 이용해 돌기를 이미지화하고 모델링한 뒤 확대한 상어 피부 돌기를 3D 프린팅으로 만들었다. 소형 삼지창 끝부분과 비슷한 모양으로 3개의 융기면이 있다. 연구팀은 돌기의 크기, 행과 열에 따라 각각 다른 20가지 형태로 돌기를 배열해 비행기의 날개 형상에 부착했다.

연구팀은 그 각각이 유체역학(물 속의 공기역학)을 얼마나 개선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자 했다. 그들은 수중 탱크 속에서 20개 모델의 각각의 양력 대 항력의 비율을 계산해 서로 비교했다. 그 비율이 높을수록 양력이 증가하고 항력이 감소한다는 의미다.

비교 결과에 따르면 청상아리 피부 돌기는 빠른 수영에 적합하도록 특화됐다. 항력을 줄이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삼지창의 끝부분 같은 돌기 형태를 이용하면 양력도 증가했다. 양력이 크게 증가하면 출력 높은 소용돌이가 발생한다. 그처럼 상어에서 영감을 얻은 소용돌이 발생기를 설치한 기기는 소용돌이 발생기가 없는 물체에 비해 양력 대 항력 비율이 최대 323%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돌기 형태를 최적의 상태로 배열한 경우 항력을 크게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양력 증가에 따른 추진력이 크게 강화된다는 뜻이다.

상어 피부의 돌기 형태가 양력을 증가시킨다는 아이디어는 “아주 새로운 개념”이라고 도멜 연구원은 말했다(논문은 영국 왕립학회 학술지 로열 소사이어티 인터페이스 저널에 발표됐다). “이런 사실이 입증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발견은 항공우주 분야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양력과 항력은 물속에서와 거의 같이 공기속에서도 적용된다. 따라서 청상아리의 피부 돌기가 유체역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면 그 지식을 항공장치 설계에도 사용할 수 있다. 비행기나 드론, 또는 풍력 터빈 같은 항공 구조물의 공기역학을 개선하면 연료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이런 구조물이 공기 속을 더 쉽고 빨리 이동할 수 있다면 추진력을 위한 에너지가 그만큼 적게 필요하다. 논문의 공동저자로 하버드대학과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에서 연구하는 기계공학자인 메디 사다트는 수중 운송수단과 우주에 발사되는 물체의 설계에도 그런 원리가 응용될 수 있다고 본다.

연구팀은 청상아리가 속도를 내는데 피부 돌기가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아직 정확히 밝혀내진 못했다. 사다트 연구원은 “우리가 ‘상어 피부의 돌기와 관련된 수수께끼를 완전히 풀었다’고 주장할 순 없지만 항공우주와 관련된 운송수단에 그런 원리를 응용할 수 있는 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 시드니 페레이라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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