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유대교·이슬람교가 말하는 내세는 비슷하면서도 약간씩 달라 보티첼리가 그린 단테의 ‘신곡’ 삽화 중 ‘지옥’. 기독교는 사후 생전의 행실대로 상이나 벌을 받는다고 가르친다. / 사진:WIKIMEDIA COMMONS이탈리아 신문 라레푸블리카는 지난 3월 29일 이 신문 창립자인 에우제니오 스칼파리(93)가 바티칸에서 만난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인터뷰를 실었다. 인터뷰에 따르면 무신론자인 스칼파리는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사악한 영혼은 어디로 가고 그들은 어디에서 처벌 받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교황은 “그들은 처벌 받지 않는다. 참회한 영혼은 하느님의 용서를 받고, 하느님을 응시하는 이들이 있는 자리로 가게 된다. 하지만 참회하지 않는 사람은 용서받을 수 없고, 사라진다”고 말했다고 스칼파리는 전했다.
지옥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하는 듯한 이 인터뷰 내용이 큰 논란을 낳자 교황청은 즉시 해명했다. 교황청은 “부활절을 맞아 이뤄진 사적인 만남이었을 뿐 스칼파리와 정식 인터뷰를 한 적이 없다”며 “교황이 한 말이 아니라 스칼파리의 생각을 담아 재구성한 글”이라고 반박했다.
그럼에도 그 기사를 계기로 전 세계 사람들은 종교가 지옥에 관해 실제로 어떻게 말하는지 궁금증을 갖게 됐다. 미국에서 가장 신자가 많은 3대 종교인 기독교, 유대교, 이슬람교가 내세를 어떻게 가르치는지 살펴보자.
기독교 성서에서 죽음은 복잡한 주제로 다뤄진다. 특히 우리 사후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관한 이야기는 모순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가톨릭 교리문답에 따르면 죽음이란 영혼과 육신이 서로 갈리는 것이며, 사람이 죽어도 그 영혼은 죽지 아니하며 그 행실대로 상이나 벌을 받고, 우리가 받는 영복과 영벌은 죽는 순간에 결정된다. 아무 보속할 것 없는 영혼은 바로 천당에 오르고, 대죄중에 있는 영혼은 바로 지옥에 내리고, 소죄나 혹 보속할 죄벌이 남아 있는 영혼은 연옥으로 간다.
유대교에선 사람이 죽은 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에 관해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 유대인의 구약성서는 ‘스올’을 얘기한다. ‘보이지 않는 곳’ 또는 ‘망각의 땅’이라는 뜻이다. 기독교에서 말하는 지옥과 비슷한 ‘스올’은 무덤처럼 어둡고 깊은 구덩이(지하 음부)로 묘사된다. 신약성서의 지옥과 달리 ‘스올’은 사람들이 벌받는 곳으로 믿어지지 않는다. 구약의 전도서와 욥기는 사람이 죽으면 의인이든 악인이든 모두 ‘스올’로 내려간다고 말한다.
유대교는 에덴 낙원도 묘사한다. 진정으로 의로운 사람이 죽으면 그의 영혼이 가는 곳이다. 유대교 신비주의에 따르면 다른 모든 사람의 영혼은 ‘게힌놈’으로 간다. 그곳에서 12개월 동안 죄를 뉘우친 후 에덴 낙원으로 갈 수 있다. ‘스올’과 ‘게힌놈’ 둘 다 영혼이 죄를 뉘우치고 살아온 삶을 반성하는 장소를 의미한다.
한편 이슬람 신자는 기독교의 천당과 지옥 개념과 더 가까운 내세를 믿는다. 그들은 알라가 심판의 날을 결정할 때까지 무덤에 머문다고 믿는다. 심판의 날 후엔 생전에 의인이었던 사람은 ‘잔나’로 들어간다. 천국을 의미하는 ‘잔나’는 유대교의 에덴 낙원처럼 영원한 지복을 누리는 평화로운 곳이다. 그러나 생전에 악인이었던 사람의 영혼은 ‘자한남’으로 간다. 기독교의 지옥과 같은 ‘자한남’은 알라를 믿지 않는 자들과 악인이 고통당하는 불구덩이로 묘사된다.
- 크리스티나 마자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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