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은 젊음과 건강 나타내는 신호에 이끌리며 유전적으로 자신과 다른 여성 찾는 것 중시하지 않아

향기와 성적 이끌림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연구는 많다. 하지만 그 둘이 정확히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다. 남성과 여성은 어떤 향기에 이끌릴까? 자연적인 체취도 향기로서의 역할을 하지만 과학자들은 정확히 어떤 체취가 섹스 상대를 유혹하는지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최근 스위스 베른대학의 연구팀이 새로운 단서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인간백혈구항원(HLA)이라고 불리는 단백질이 향기를 통한 유혹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확인해 보고자 했다. 면역체계가 외부 침입자를 감지하는 데 도움을 주는 HLA는 체취에도 영향을 주며 개인의 유전적 특성을 담고 있다.

HLA에 초점을 맞추는 이유는 자신과 다른 특성을 지닌 짝을 찾으려는 경향과 상관 있다. 2016년 연구에서 자신과 판이한 세포나 유전자를 가진 사람을 만났을 때 성적 이끌림과 짝짓기의 욕망이 고조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신과 유전적으로 다른 사람과 짝을 맺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다는 점에서 일리 있는 말이다. HLA가 개인의 유전적 특성을 담고 있으니 우리가 이끌리는 향기가 HLA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건 의미 있는 일이다.

HLA에 관한 연구 대다수가 여성의 성적 이끌림에 초점을 맞춘 반면 스위스 연구팀은 HLA가 남성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연구팀은 어떤 냄새가 남성을 유혹하는지 정확히 알아내기 위해 42명의 여성에게 매일 밤 화장솜을 이용해 겨드랑이 땀을 채취해줄 것을 요청했다. 채취 전 샤워를 하거나 다른 사람과 침대를 함께 쓰지 말라는 주의사항도 전달했다.

그런 다음 연구팀은 94명의 남성에게 각각의 화장솜에 묻은 냄새를 맡게 했다. 한 샘플과 다음 샘플 사이에 커피 원두 향 같은 중립적인 향을 맡도록 해 냄새가 뒤섞이지 않도록 했다. 참가자들은 각 샘플의 강도와 매력, 호감도를 표시했다. 연구팀은 또 모든 남성과 여성의 혈액 샘플을 검사해 참가자 별 HLA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조사했다.

결과는 성적 이끌림의 수수께끼를 한층 더 증폭시켰다. 연구팀은 남성들이 매력적이라고 느낀 냄새는 HLA와 전혀 무관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남성들은 특정 체취에 이끌리는 경향이 두드러졌는데 그들이 호감을 느낀 냄새는 HLA와 관련 없었다. 이는 유전적으로 자신과 다른 여성을 찾는 것이 남성에겐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심리학자 자넥 로브메이어는 이 결과가 이전 연구보다 더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연구에선 고려하지 않은 여성의 생리주기를 참조했기 때문이다. 배란기에 여성의 체취에 변화가 생긴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것은 중요한 문제다. 게다가 남성은 여성의 생식 능력이 가장 강할 때 성적으로 더 이끌린다는 증거가 있다. “우리 연구는 남성이 여성의 어떤 체취를 좋아하느냐는 문제에서 HLA가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로브메이어가 뉴스위크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말했다.

어쨌든 지금으로선 남성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는 알 수 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캘리포니아대학(샌타바버라)의 심리학자 제임스 로니는 “남성은 젊음과 건강, 건강한 체형을 나타내는 신호에 이끌린다”고 말했다. “이는 짝짓기 가능성이 성적 이끌림을 유도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 멜리사 매튜스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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