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의 우주 비행에서 발생하는 근육 손실은 40년에 걸친 노화 과정과 맞먹을 수 있어 국제우주정거장(ISS) 밖에 나와 우주유영을 하며 작업하는 우주비행사 스콧 켈리. / 사진:AP-NEWSIS50년 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아폴로 프로그램으로 사람이 달에 착륙한 이래 미국의 상상력은 대중을 위한 우주여행의 꿈에 사로잡혔다. 최근 미국 상원이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논란 많은 해군 비행사 출신 짐 브라이든스타인 공화당 하원의원을 새로운 NASA 국장으로 인준했다. 하지만 그는 우주 관광과 화성 탐사를 적극 주창한다. 따라서 미국 대중이 지구에 얽매이는 여행 대신 우주를 탐험할 전망이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가능해질지 모른다.
하지만 인간의 몸은 ‘암스트롱 한계(Armstrong Limit)’를 넘어서면 견디기 힘들다. 여압된 환경이 아니거나 보호 장치가 없으면 사람이 살 수 없는 해발 18~19㎞ 구역을 가리킨다. 대기권 밖의 우주 공간에 도달하기 전인데도 그 구역에선 우주복 없이는 몸이 부풀고 체액이 끓어오르며 폐가 파열되는 엄청난 고통이 따르면서 약 2분만에 죽음에 이른다.
비교적 잘 보호된 국제우주정거장(ISS) 내부도 방사선과 미소중력, 가족·친구와 단절된 외로움, 냉동건조 음식 등으로 인간의 생명을 유지하는 데 적합한 환경과는 거리가 멀다. 영국 엑서터대학 생명·환경과학과의 콜린 딘 박사는 “우주는 극단환경으로 인체에 여러 가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우주 비행이 초래하는 변화 중 일부, 예를 들면 근육 손실 같은 것은 1년의 우주 비행으로도 40년에 걸친 노화 과정과 맞먹을 수 있다.”
NASA 인간연구 프로그램은 10년에 걸쳐 우주 여행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지난 1월 NASA는 획기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우주 비행사 1명이 ISS에 약 1년 동안 머물렀고 그의 일란성 쌍둥이 형은 지구에 남아 있었다. 1년 뒤의 두 사람을 비교해 본 결과 체질량이 줄었고 장내세균이 달라져 있었다. 우주에서 보낸 시간으로 생긴 이런 변화는 지구에 돌아온 뒤 몇 달 또는 그 이상 유지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연구 결과는 우주 비행사가 약 3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되는 화성 왕복 여행을 안전히 마치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주 여행이 인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은퇴한 NASA 우주비행사 데이비드 울프 박사는 미국 안과학회 연차대회 기조연설에서 많은 우주비행사가 우주에서 돌아온 뒤 겪는 시력 손상을 지적했다. 그런 현상은 수년 동안 지속될 수 있지만 과학자들은 아직 그 정확한 원인을 모른다.
영국 리버풀 존 무어스 대학 천체물리학연구소의 앤드리어 폰트 박사는 “우주에선 체액이 이동해 몸통과 머리 등 몸의 상부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며 “그중 특히 뇌의 구조와 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가장 심각하다”고 설명했다. 폰트 박사는 “이런 문제는 척수액이 뇌에 몰려 일어나는 두개내 압력 증가와 관련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우주에 오래 머문 비행사의 몸을 MRI로 촬영하면 안와에 뇌척수액이 증가한 것을 보여준다. 눈이 이런 압력을 방출하는 밸브 역할을 하는 듯하다.” 우주비행사 스콧 켈리는 2016년 3월 ISS로부터 340일 만에 귀환했다. / 사진:AP-NEWSIS러시아 과학자들이 개발한 고무 진공 바지는 체액을 다리 쪽으로 빨아올린다. 따라서 그런 장치가 우주비행사의 시각 문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폰트 박사는 말했다. 과거 우주비행사의 눈을 보호하기 위한 자외선 방사 차단제가 선글라스의 개발로 이어진 사례가 있다고 딘 박사는 말했다. “그 외에도 NASA가 개발한 여러 혁신 기술이 지구에서의 삶에도 혜택을 준다.”
혈액 지구에선 심혈관계가 체내 혈액을 운반하기 위해 중력을 거슬러야 한다. 그러나 미소중력 또는 무중력 환경에선 심장의 좌우 심실 크기가 줄어든다. 심박과 혈압, 심장의 분당 분출 혈액량도 감소한다. ISS 우주비행사들을 테스트한 결과에 따르면 그들이 서 있을 때의 심박수가 지구에서 누웠을 때의 심박수와 비슷했다.
면역체계 수십 년에 걸친 연구 결과는 우리의 면역 반응이 우주에선 달라지는 것을 보여줬다. 스트레스, 방사선, 미소중력, 수면 패턴 변화, 외로움 등의 요인이 합쳐져 면역체계를 약화시켜 우주비행사가 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지난해 NASA의 연구 결과가 시사하듯이 우주 환경에선 박테리아가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듯하다.
근골격계 최근 학술지 생리학저널에 21일 간의 우주 비행에서 저중력 환경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시뮬레이션한 결과가 실렸다. 이 논문은 우주 환경이 우리 근육에 제기하는 위험을 잘 보여준다. 딘 박사는 “현재의 우주비행이나 화성 탐사 같은 미션에서 우리가 부닥치는 중대한 건강 문제 두 가지는 뼈와 근육의 손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주복이 우리의 골격과 근육에 주어지는 스트레스를 막아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미소중력 때문에 우리의 뼈와 근육은 지구에서처럼 열심히 일하지 않는다. 테스트 결과는 골밀도가 우주 비행시 1개월에 약 1% 낮아진다는 점을 시사한다. ISS 우주비행사 37명의 등속 운동력을 조사한 결과 우주 비행 후 평균 8~17%의 감소를 보였다.
지구에선 중력이 척주(척추와 그 사이의 원반이 모여 기둥을 이룬 상태)를 내려 누르지만 우주에선 중력이 거의 없어 키도 커질 수 있다. 지난 1월 일본인 우주비행사 가나이 노리시게는 최근 트윗을 통해 3주 동안 ISS에 체류한 뒤 키가 커졌다고 말했다(처음엔 약 9㎝ 커졌다고 말했지만 곧 이어 계측에 문제가 있었다며 실제 키는 2㎝ 정도 자랐다고 밝혔다).
- 캐슈미라 갠더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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