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블록체인 기술의 10대 트렌드

블록체인 기술의 10대 트렌드

2000년대 초 닷컴 거품과 마찬가지로 옥석 가리기 과정 거쳐 진짜 기업이 싹 틔울 것이다
올해에는 증권거래위원회가 암호화폐공개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과 규제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 사진:KIN CHEUNG-AP-NEWSIS
지난 2월 시작돼 4월까지 지속된 최근의 암호화폐 폭락으로 올해 전망에 새로운 두려움·불확실성·의구심의 파문이 퍼져나간다. 이것이 앞으로 다가올 악운의 불길한 전조일까? 그러나 최근의 조정은 통합이 필요한 공간에 틀림없이 좋은 소식이다. 지난 12개월을 돌아보자. 암호화폐 시세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1999년 닷컴 붐 또는 1636년 튤립 투기 광풍 이후 유례없는 강한 투기적 요소가 상승을 이끌었다.

거품 시장에서 이런 조정은 투기꾼을 걸러낸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유익하다. 이처럼 조정을 거치는 동안 시장 수요를 충족시키는 제품이 없는 기업의 자본연소율(burn rate, 스타트업에서 흑자 내기 전 자본 소진율)에 가속이 붙어 더 빨리 파산할 것이다.

하지만 가시적인 제품 하나 또는 상품화 계획을 밝히는 명확한 로드맵이 없거나 명백한 기술적 결함을 안고도 아무 뚜렷한 이유 없이 토큰의 시장 평가액이 고공 비행하는 암호화폐공개(ICOs)가 많다. 올해 후반기로 갈수록 장기적인 법적 책임과 세금문제가 줄줄이 이들의 발목을 잡기 시작할 것이다. 전반적으로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를 채택하는 사람이 늘면서 전체적인 시가총액 면에서 긍정적인 장기적 트렌드가 나타난다. 역대 최고점 대비 60% 이상 떨어진 가파른 조정이었지만 이런 일은 과거에도 있었으며 블록체인 공간의 대다수 베테랑은 변함없이 뜨거운 열정을 뿜어낸다.

2011년 후반 이후 블록체인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오면서 최근 직접 성공적으로 암호화폐 공개를 실시한 사람의 입장에서 몇 가지 미래 변화를 예상해본다.

1. 비트코인과 기타 유수 알트코인(비트코인 이외의 모든 암호화폐)의 시세상승:
올해 말쯤엔 전체 암호화폐 공간의 총 시가총액이 1조 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더 비관적인 시나리오에선 시장이 통합·회복하고 상승 모멘텀을 되찾는 데 2년 정도 필요할 듯하다. 비트코인이 5000~6000달러 선으로 다시 하락했다가 반등하면서 역대 신고점을 기록할 것이다.

2. 상당수 ‘쓸모 없는(Useless)’ 토큰의 상장폐지:
거래소에 3가지 확률 높은 옵션이 있다. 첫째, 주장하는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쓸모 없는’ 비(非)유틸리티 토큰의 상장폐지. 둘째, 증권거래위원회(SEC) 등록. 셋째, 거래소 폐장. 이는 올해 수립될 것으로 예상되는 SEC의 임박한 규제와도 일치한다. 거래소는 시장에 유동성을 제공하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거래소는 확실한 제품이나 용도가 없는 토큰의 상장폐지를 갈수록 늘려가며 그런 새 규제에 부응하려 할 전망이다. 비트렉스 거래소에서 메탈의 상장폐지가 단적인 예다.

앞으로 수년간 이런 트렌드에 한층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한다. 미등록 증권으로 간주되는 토큰을 취급하는 미국 거래소는 SEC의 조준선에 걸려들 것이다. 등록 투자자는 SEC에 등록된 플랫폼이나 조직을 이용해야 한다. 예컨대 전국 증권거래소, 대체거래시스템(ATS), 또는 브로커-딜러 등이다. 증권으로 간주되는 토큰을 판매하는 기업은 벌금 또는 그 이상의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3. 수준 높은 기업가와 개발자가 블록체인을 찾는다:
블록체인 기술의 실제적인 용도를 믿지 않는 사람이 많지만 흐름이 바뀌고 있다. 암호화폐 가격의 상승은 아마존·구글·애플·페이스북 등과의 개발자 유치경쟁에서 훨씬 더 경쟁력 있는 제안을 하는 블록체인 스타트업이 늘어나게 된다는 의미다. 이들이 토큰과 프로토콜 개발을 맡으면서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전 세계의 스타트업 판도를 바꿔놓을 것이다.
비트코인이 5000~6000달러 선으로 다시 하락했다가 반등하면서 역대 신고점을 기록할 것이다. / 사진:SHIZUO KAMBAYASHI-AP-NEWSIS


4. 이더리움에서 다른 플랫폼으로의 이탈:
이더리움 기반 프로토콜들의 수수료가 비현실적으로 높다는 것을 인식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다. 이더리움의 튜링 컴플릿 플랫폼에서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s, 계약이 자동 이행되도록 전자화하는 기술)을 체결하고 전개하는 것이 분명 장점이 있지만 말 그대로 대단히 큰 비용이 따른다. 네트워크 정체로 이더리움에서 데이터 전송이나 스마트 계약 체결 비용이 극히 높아질 수 있다. 종종 이더리움에서의 데이터 전송 비용이 1달러를 훨씬 웃돌며 심해지는 네트워크 정체로 문제가 더 악화된다.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를 누르거나 스냅챗의 스토리를 공유할 때마다 1달러 이상을 물어야 한다면 얼마나 더 오래 그것을 이용하겠는가? 이더리움의 확장성 문제는 개발자에게 스텔라·네오 그리고 기타 디앱(DApp) 플랫폼 같은 다른 플랫폼을 고려하도록 압박을 가할 것이다.

5. 중앙은행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수용한다:
규제 당국의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정부의 블록체인 실험은 계속 확대될 것이다. 노후화된 절차에서 생기는 마찰과 비용을 줄이려 애쓰는 중앙은행들이 블록체인 기반 정산 방식을 실험할 것이다. 중앙은행들의 블록체인 통합 추세가 부상하면서 올해 핵심적인 변화가 되리라고 예상한다. 결과적으로 외환시장과 해외송금이 더 효율화하면서 수수료가 낮아질 것이다. 이는 세계적으로 현금을 사용하지 않는 캐시리스 사회(cashless society)를 향한 첫걸음이다.

6. 중국의 암호화폐 금지 강화:
뭔가를 원하는 국민이 충분히 많아지면 실현될 확률이 높아진다. 중국은 현재 무엇보다도 ICO로의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가상사설망(VPN)에 대해 추가적인 규제를 실시한다. 가장 최근의 조치는 지난해 가을 거래소 폐쇄였다. 역설적으로 이 같은 노력은 주요 거래소 같은 중앙집중형 플랫폼을 줄이는 한편 P2P(개인간) 네트워크를 장려해 분산화에 힘을 실어줄 뿐이다.

7. 분권형 거래소의 부상:
장기적으로 이 같은 노력은 또한 스텔라 디스트리뷰티드 익스테인지(Stellar Distributed Exchange)와 옥스 프로토콜(0x Protocol) 같은 분권형 거래소와 분산 기술의 부상에 기여할 것이다.

8. ICO 성공률의 감소:
하드 캡(hard caps, 토큰 판매금액의 최대치)이나 주요 제품 기준에 이르지 못하는 ICO가 많아질 것이다. 실현되는 소수 대형 ICO는 고대하던 리버스 ICO(스타트업이 아닌 기존 기업이 실시하는 자본조달, 예컨대 텔레그램, 오버스탁닷컴, 코닥 등)의 형태를 띨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사전 토큰 판매(presale)에서 과반의 자본을 조달하게 될 전망이다. ICO가 하드캡에 이른다 해도 2018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보다 높은 가격에 이뤄져 과거의 ICO에 비해 총 토큰 조달액이 훨씬 줄어든다.

시장 수요에 부응하는 유형의 제품을 내놓지 못하는 프로젝트도 갈수록 늘어난다. SEC가 ICO에 관한 모호한 입장을 마침내 정리하면서 성공률이 빠른 속도로 하락할 것이다. 올해에는 SEC가 이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과 규제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다수 ICO는 제품이 없기 때문에 SEC 가이드라인의 적용을 받는다. 유입되는 일반 투자자를 사기와 시장조작으로부터 보호하려는 노력이다. 거래소 동결이나 폐쇄의 실존적 위험이 존재한다. 이런 추세와 함께 주류 투자자의 열정도 크게 가라앉을 것이다.

9. 세제와 돈세탁 금지법이 보안관련법보다 더 큰 문제가 된다:
방 안의 코끼리 같은 부담스러운 존재는 SEC가 아니라 국세청(IRS)과 금융경제단속반(FinCEN, 이하 핀센)이다. 과거·현재·미래의 ICO와 이 분야의 모든 미국 조직에 과세 의무가 적용될 것이다. 몇 년 전 IRS는 일부 암호화폐를 자산으로 간주했다. 암호화폐가 판매나 거래에 이용될 때마다 잠재적으로 과세 대상이 된다는 의미다. 그 밖에 핀센은 최근 토큰을 판매하는 기업은 송금업체이며 따라서 관련 자금세탁방지(KYC/AML) 법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몇 년 전 핀센은 리플이 무허가로 자금서비스 사업을 운영한다는 이유로 벌금을 부과했다

10. 프로모터 조사 강화: 이는 예측이라기보다 행동의 촉구에 더 가깝다.
공개되지 않은 특수 계약 프로젝트의 투자수익률(ROI)에 대한 높은 기대를 설파하는 자칭 ‘유튜브 전문가’가 암호화폐 공간에 뜨고 있다. 이는 인플루언서들(SNS 상의 유명인)이 잠재적으로 근거 없는 투자 조언으로 일반 투자자에게 피해를 주거나 시세를 조작하는 환경을 조성한다. 연방거래위원회와 기타 소비자 보호 기관들이 그런 프로모터들을 규제하는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의 토큰 프로젝트 다수가 판매 또는 자금조달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다단계 사기 의혹으로 최근 영업을 중단한 암호화폐 대출 플랫폼 업체 비트커넥트 같은 사례가 비일비재해질 것이다. 시가총액 면에서 비트코인의 압도적인 지배력은 계속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SEC·IRS·핀센·FTC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 같은 트렌드는 향후 수년 사이 계속 강화될 전망이다.

올해는 이 분야에서 지자체와 규제당국으로부터 고객 확인의무(due diligence)의 기반이 조성되는 해다. 새로운 투기과열 물결이 일기 전에 적절한 시점인 듯하다. 궁극적으로 지금까지의 모든 예측은 쓸모 없는 ‘블록체인’ 기업과 토큰을 솎아내는 데 필요하다. 2000년대 닷컴 거품붕괴와 마찬가지로 혼잡한 튤립 밭에서 아마존·구글·이베이·페이팔 같은 진짜 기업이 싹을 틔울 것이다.

- 사이러스 S. 카지반디



※ [필자는 세계를 블록체인 경제에 연결하는 신생 블록체인 업체 모비우스의 공동 창업자 겸 최고운영책임자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SOOP, 스트리머와 함께하는 자선행사 숲트리머’s 플리마켓 18일 개최

2넥슨 ‘데이브 더 다이버’, ‘고질라’ 컬래버 콘텐츠 5월 23일 공개

3토스뱅크, 비과세종합저축 적용 계좌 6만좌 돌파

4수출입銀, 캄보디아 지방도로 개선사업에 EDCF 1.2억달러 제공

5CJ올리브네트웍스, ‘라이프스타일 혁신 기업’으로 변신 꾀한다

6‘굴종 외교’ 비판까지 나온 라인야후 사태…네이버 ‘경영권 유지’ 가닥

7김호중, ‘뺑소니’ 후 집 아닌 호텔로…음주측정 회피 정황

8격리 종료 앞둔 푸바오…“대나무·옥수수빵 잘 먹어”

9경찰, '뺑소니 후 운전자 바꿔치기 의혹' 김호중 압수수색

실시간 뉴스

1SOOP, 스트리머와 함께하는 자선행사 숲트리머’s 플리마켓 18일 개최

2넥슨 ‘데이브 더 다이버’, ‘고질라’ 컬래버 콘텐츠 5월 23일 공개

3토스뱅크, 비과세종합저축 적용 계좌 6만좌 돌파

4수출입銀, 캄보디아 지방도로 개선사업에 EDCF 1.2억달러 제공

5CJ올리브네트웍스, ‘라이프스타일 혁신 기업’으로 변신 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