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록 밴드 본 조비의 정규 앨범 13개를 최악부터 최고까지 알아본다 지난 4월 로큰롤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서 리치 삼보라(왼쪽)와 존 본 조비가 기념 공연을 했다. / 사진:NEWSIS“이제 때가 됐습니다.” 존 본 조비는 지난 4월 자신의 밴드 ‘본 조비’가 마침내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때 이렇게 말했다. 그의 말이 맞다. 미국 뉴저지주 세이레빌에서 1983년 결성된 이 록 밴드가 만약 사람이었다면 대통령에 출마할 수 있는 나이(미국의 경우 35세)다. 이들은 헤어메탈(헤비메탈의 하위 장르) 시대의 다른 어떤 밴드보다 꾸준히 활동을 이어왔다. 본 조비의 팬들에게 이 밴드의 장수는 선물과도 같다. 만약 본 조비를 끔찍이 싫어한다면 화를 돋우는 일이겠지만 말이다.
일렉트로닉 리프(reef, 반복 악절)와 열정적인 사랑의 발라드에 대한 본 조비의 끊임없는 욕구가 총 13개의 정규 앨범에 드러나 있다. 리더 존 본 조비의 허스키한 목소리와 대형 콘서트에 안성맞춤인 훅(hook, 반복되는 가사로 흥겨움을 주는 후렴구), 적당히 과장된 팝 메탈 리프가 어우러져 이 밴드를 만년 히트 제조기로 만들었다.
뉴스위크가 본 조비의 13개 정규 앨범을 최악부터 최고까지 순위로 매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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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위 · ‘The Circle’(2009)
사진:WIKIPEDIA.ORG본 조비는 어느 시점에 1980년대의 글램 록 스타일과 1990년대 그들의 음악에 나타났던 근로계층의 정서를 졸업하고 고난의 극복에 관한 진부한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The Circle’은 특히 무미건조하다. 이 앨범에서 본 조비는 록 밴드라기보다 따분한 동기부여 강사처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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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위 · ‘What About Now’(2013)
사진:WIKIPEDIA.ORG본 조비가 섹스에 집착하던 헤어메탈 시절에 비해 성숙해졌다는 사실은 문제되지 않는다. 문제는 그런 성적 취향과 젊은 시절의 특성이 지루하고 재미없는 아레나록(1970년대 이후 대형 콘서트장을 중심으로 화려하게 연출된 라이브 공연)에 자리를 내줬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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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위 · ‘This House Is Not For Sale’(2016)
사진:WIKIPEDIA.ORG본 조비의 13집 정규 앨범인 이 음반에선 놀라움이나 신선함을 찾아볼 수 없다. 오랫동안 존과 함께 노래를 만들고 기타리스트로 활동했던 리치 삼보라가 밴드를 떠나고 필 엑스가 그 자리를 대신한 첫 번째 앨범이다. 듣기 좋은 훅과 기타 리프가 종종 등장하지만 가장 좋은 건 타이틀 트랙이다. 요란하면서도 자기긍정적인 이 곡에서는 삼보라의 갑작스러운 탈퇴와 음반사와의 마찰 등 3년의 역경을 겪은 후에도 여전히 밴드의 힘을 믿는 멤버들의 마음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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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위 · ‘Have a Nice Day’(2005)
사진:WIKIPEDIA.ORG본 조비 앨범 중 최초로 ‘그저 또 하나의 본 조비 앨범’이 나왔구나 하는 느낌을 준 음반이다. 타이틀곡 덕분에 상업적으로 성공은 거뒀지만 새로운 성숙함을 보여주진 못했으며 새 세대의 팬을 확보하는데도 실패했다. ‘I Want to Be Loved’ ‘Who Says You Can’t Go Home’ 등 꽤 괜찮은 노래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특징이 없고 밋밋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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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위 · ‘7800° Fahrenheit’(1985)
사진:WIKIPEDIA.ORG본 조비의 두 번째 앨범 ‘7800° Fahrenheit’는 야심 찬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인 데뷔 앨범과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 받는 세 번째 앨범 사이에 끼여 빛을 못봤다. ‘King of the Mountain’은 깔끔한 화답 형식의 코러스가 돋보이고 ‘Only Lonely’는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하지만 대다수 곡이 자신감 없고 진부하게 들린다. 본 조비가 자신들만의 사운드를 찾아내기 이전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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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위 · ‘Lost Highway’(2007)
사진:WIKIPEDIA.ORG2006년 히트곡 ‘Who Says You Can’t Go Home’의 컨트리 버전으로 의외의 성공을 거둔 본 조비는 2007년 앨범을 컨트리 풍으로 제작했다. 사실 ‘컨트리 음반’이라고 하면 과장이고 페달 스틸 기타와 바이올린을 곁들인 경쾌한 AOR(성인을 겨냥한 록 음악) 팝록이다. 컨트리 뮤지션 리앤 라임스(조화가 그런 대로 괜찮다)와 빅 앤 리치(끔찍하다)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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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위 · ‘Bounce’ (2002)
사진:WIKIPEDIA.ORG2002년엔 너도나도 9·11 테러와 관련된 노래를 만들었다. 애국심을 부추기는 ‘Bounce’와 ‘Undivided’를 지나가면 메탈 기타 사운드가 두드러지는 ‘It’s My Life’ 스타일의 노래가 주류를 이룬다. ‘Misunderstood’는 기억하기 쉬운 발라드 곡이며 ‘Right Side of Wrong’은 범죄자의 심정을 담은 가사와 엘튼 존 스타일의 피아노 연주가 인상적이다. 또 ‘Joey’는 1988년 발표된 ‘Blood on Blood’를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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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위 · ‘Bon Jovi’(1984)
사진:WIKIPEDIA.ORG기분 좋게 즐길 수 있는 본 조비의 데뷔 앨범은 재미있는 재킷 이미지와 히트곡 ‘Runaway’로 유명하다. 대다수 노래가 1980년대 중반의 저급한 글램 메탈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 수록곡 중 ‘Shot Through the Heart’는 그 제목이 나중의 히트곡 ‘You Give Love a Bad Name’의 가사 첫 줄에 등장하지만 두 노래는 전혀 연관성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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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위 · ‘Crush’(2000)
사진:WIKIPEDIA.ORG이 앨범은 본 조비의 두 번째 컴백 음반으로 완전히 새로운 세대의 팬을 확보한 획기적인 작품이다. 여기엔 초대형 히트곡 ‘It’s My Life’가 크게 기여했다. 1995년 앨범 ‘These Days’의 비관적인 분위기는 온데간데없다.‘Two Story Town’은 스웩 넘치는 톰 페리를 연상시키고 ‘Say It Isn’t So’는 비틀즈의 팝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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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위 · ‘Slippery When Wet’(1986)
사진:WIKIPEDIA.ORG본 조비 최고의 앨범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가장 상징적인 음반이다. 빌보드 차트에서 8주 동안 정상을 차지하면서 멤버들을 하루아침에 세계적 슈퍼스타로 만들었다. 이 앨범은 또 팝-메탈 시대를 정의했다. 수록곡 다수가 크게 히트했다. 그중 적어도 4곡은 요즘도 어느 도시를 가든 매일 밤 노래방에서 흘러나올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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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 · ‘Keep the Faith’(1992)
사진:WIKIPEDIA.ORG본 조비가 그런지 시대에 어떻게 살아남았으며 더 잘나가게 됐는지 궁금하다면 이 앨범을 들어보기 바란다. 한물간 헤어메탈을 버리고 음악성을 살려 산뜻한 느낌의 음악을 만들어냈다. 본 조비는 밴드 최고의 노래로 꼽히는 이 음반의 몇몇 수록곡 덕분에 1992년 말 록의 왕좌를 다시 차지했다. 충격적인 타이틀 트랙과 길이가 거의 10분에 이르는 서사적인 곡 ‘Dry County’, 발라드 ‘In These Arms’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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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 ‘These Days’(1995)
사진:WIKIPEDIA.ORG브루스 스프링스틴을 좋아한다면 본 조비판 ‘Darkness on the Edge of Town’(스프링스틴의 4집 앨범)이라고 할 만한 이 앨범을 추천한다. 본 조비의 전형적인 기분 좋은 히트곡들과는 사뭇 다른 무거운 분위기다. 영혼의 위기와 경제적 절망을 다룬 노래가 대다수로 가사는 우울증 증상을 나열해놓은 듯한 느낌이다. ‘버티기가 점점 더 힘들어진다(It keeps on getting harder hanging on)’ ‘신에 대한 믿음을 완전히 잃었다(I lost all faith in my God)’ 등등. 이런 스타일은 성공을 거뒀다. 본 조비 음반으로는 보기 드물게 즐거움을 목표로 하지 않으며 블루스를 연상시키는 편곡으로 잘 표현된 절망의 진솔한 감정 덕분이다. ‘Something to Believe In’과 ‘Damned’ 등 분위기 있는 곡들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본 조비 최고의 작품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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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 ‘New Jersey’(1988)
사진:WIKIPEDIA.ORG만약 영화 ‘엑설런트 어드벤처’ 시리즈의 빌과 테드가 록 앨범을 만들었다면 이렇게 들리지 않았을까? 이 음반엔 화려한 불꽃이 하늘을 수놓고 청중으로 가득한 스타디움에서 틀기에 딱 좋을 듯한 노래들이 수록됐다. 일반 팬들에겐 ‘Slippery When Wet’의 히트곡들이 더 잘 알려졌지만 ‘New Jersey’는 전반적으로 더 훌륭하고 다양성이 있는 앨범이다. 소년 시절의 향수가 느껴지는 ‘Blood on Blood’부터 인상적인 결혼 반대 찬가 ‘Living in Sin’까지. 본 조비는 완벽한 음반을 만든 적이 없지만 ‘New Jersey’는 이 밴드(그리고 팝-메탈 전체)의 최고작이다.
- 잭 숀펠드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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