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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장애도 대물림 받을 수 있다

불안장애도 대물림 받을 수 있다

원숭이 연구에서 공포와 관련된 뇌 부위의 특정한 신경회로가 유전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미국 국립정신보건원에 따르면 18~54세의 미국인 약 4000만 명이 불안장애에 시달린다. / 사진:GETTY IMAGES BANK
우리 뇌에서 편도체의 측핵과 중심핵을 잇는 신경회로는 불안과 공포 기억이 저장되는 경로다. 부분적으로는 그 신경회로가 비정상적으로 연결되면 불안장애가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이 신경회로가 유전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자들은 원숭이 연구를 바탕으로 그 신경 연결이 가계에서 대물림할 수 있다고 믿는다. 미국 위스콘신대학 공중보건의학대학원의 과학자들은 붉은털원숭이 378마리를 연구한 결과 그런 결론에 도달했다. 사람의 경우 어린 시절 겪는 극도의 불안감이 성인이 된 뒤 불안장애와 우울증의 위험 요인이기 때문에 연구팀은 어린 원숭이들을 대상으로 선택했다.

연구팀은 학술지 신경과학저널에 발표된 이번 결과가 어린이 불안증의 위험 요인을 확인하는 추가적인 연구의 기초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연구를 이끈 정신의학 교수 네드 칼린 박사는 뉴스위크에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인간의 불안증과 관련 있는 뇌 신경회로를 계속 발견하고 있다. 특히 어린 시절 불안장애와 우울증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과 관련된 신경회로 기능의 변경에 초점을 맞췄다. 인간과 밀접하게 연관된 종의 데이터에서 이뤄지는 이런 발견은 인간 개인의 불안증 수준에 기여하는 뇌기능의 변화를 강력히 시사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이런 발견이 불안장애를 가진 어린이와 밀접하게 관련 있으며 새로운 치료법 개발의 지침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칼린 박사는 현재 십대 이전의 소녀를 대상으로 불안장애 위험 요인과 관련된 뇌촬영 연구를 지휘하고 있으며 임상적으로 중요한 불안장애를 가진 소녀·소년을 대상으로 2차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논문의 공동 저자인 조나선 올러 연구원은 이번에 얻은 결과가 시사하는 점이 많긴 하지만 뇌신경의 연결은 불안장애 원인 분포에서 약 4%를 차지할 뿐이라는 사실 때문에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정신장애에 관한 대부분의 유전학적 연구는 아주 작은 분포 비율에만 해당하는 효과를 확인하는 경우가 많아 이번 결과도 별로 놀라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뇌신경 연결이 불안장애를 전부 다 설명해주진 않는다. 우리는 불안과 불안장애를 일으키는 복잡한 신경학적·유전학적 메커니즘의 전체 그림을 알기 위해 이 모델을 계속 연구할 필요가 있다.”

불안장애는 여러 가지로 나뉜다. 다양한 주제와 일상적 상황에서 특별한 원인 없이 만성적으로 불안을 느끼는 ‘범불안장애’, 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하게 나타나는 극단적인 불안 증상인 ‘공황장애’,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사회적인 상황을 두려워하고 이를 회피하는 ‘사회불안장애’ 등으로 분류될 수 있다.

현재의 치료는 불안장애로 나타나는 증상의 완화에 초점을 맞출 뿐 예방은 아직 불가능하다. 인지행동요법 같은 심리치료가 흔히 사용되며 신체적·정신적 증상을 완화해주는 약물치료가 거기에 병행될 수 있다. 미국 국립정신보건원(NIMH)에 따르면 18~54세의 미국인 약 4000만 명이 불안장애에 시달린다. 따라서 이런 연구는 매우 중요하다. 불안장애의 원인은 한 가지로 압축할 수 없으며 스트레스가 많은 사건을 경험하거나, 여성이거나,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거나, 정신병에 시달리는 부모를 둔 사실 등이 모두 원인이 될 수 있다.

- 캐슈미라 갠더 뉴스위크 기자

※ [뉴스위크 한국판 2018년 8월 13일자에 실린 기사를 전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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