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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의 미래 ‘마스’

대중교통의 미래 ‘마스’

기차·버스·민간택시와 자전거·차량 공유를 포함하는 통합 ‘이동성 서비스’가 세계적으로 호응 얻기 시작했다
사진:GETTY IMAGES BANK
첫 자율주행차 가격은 싸지 않을 전망이다. 한 추산에 따르면 한 대에 25만 달러 선으로 예상된다. 가격이 크게 떨어진다 해도 평균적인 도시 거주자는 아마도 구입하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 대신 대다수가 요즘 우버나 리프트를 부르듯이 가끔씩 자율주행차를 호출하게 된다. 적어도 처음에는 기차·버스·자전거·도보 같은 더 싸고 공간효율적인 교통수단을 포함하는 도시이동체계의 상층부를 이룰 가능성이 크다.

이들 이동수단을 한데 묶어 도시 주민의 이동방식과는 상관없이 일정 단위의 교통 서비스를 구입하도록 할 수 있다. 이처럼 여러 이동수단을 통합한 교통 시스템을 가리켜 마스(MaaS)로 부른다. 이미 초기 마스 시스템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핀란드 헬싱키의 통근자는 마스 글로벌이라는 회사가 개발한 휨이라는 앱을 다운 받을 수 있다. 대중교통과 자전거공유뿐 아니라 민간 택시와 승차 공유 대금까지 결제할 수 있는 앱이다. 이용자는 월 49유로에 기본 요금제, 또는 499유로에 프리미엄 요금제에 가입할 수 있다. 여러 업체가 휨을 통해 이동 서비스를 제공하며 앱은 문제가 발생할 경우 고객 지원을 담당한다(예를 들어 택시가 오지 않고 다른 교통수단도 없을 경우에 통근 열차를 탈 수 있도록 돕는다). 마스 글로벌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으로 휨 가입자들이 예약한 교통 서비스는 약 180만 건에 달했다.

마스 방식이 세계적으로 호응을 얻기 시작한다. 휨 서비스가 싱가포르뿐 아니라 벨기에 앤트워프, 영국 버밍엄으로 확산되는 중이다. 미국에선 우버와 리프트가 먼저 마스 서비스를 받아들였다. 리프트는 현재 건당 최대 15달러까지 30회 탑승을 포함한 월 299달러짜리 정액제 서비스를 제공한다. 장차 자신들이 미국 각지에서 운영하는 도크리스(지정된 보관소가 없는 서비스)와 도크(보관소 지정) 스쿠터, 그리고 공유 자전거 네트워크까지 포함해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다.

그러나 필시 휨처럼 하나의 플랫폼에 경쟁 서비스를 통합하는 포괄적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않을 듯하다(가령 리프트가 우버의 전기자전거 서비스 점프도 이용할 수 있게 고객을 연결해주는 방식은 상상하기 어렵다). 진정한 마스 플랫폼은 폐쇄형 서비스에 국한되는 브랜드가 아니라 고객 서비스와 사용자 체험의 바탕 위에서 경쟁하게 된다.

마스가 자리 잡으면 공유 자율주행차의 도시 교통망 통합이 쉬워질 수 있다. 마스 플랫폼이 정액제 프로그램에 자율주행차 서비스를 추가하기만 하면 된다. 아마도 프리미엄 가격으로 월별 패키지에 자율주행차 서비스를 추가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차량 서비스 업체들은 마스 이용자 기반을 활용할 수 있다. 서비스의 편리함에 이끌려 주민이 개인소유 차량을 처분하고 승차 공유를 선택하면 현재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귀중한 도시공간을 활용할 수도 있다.

이런 비전이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된다는 보장은 없다. 우선 보편적인 마스 플랫폼이라면 가용 교통수단을 모두 포함해야 하지만 헬싱키의 휨조차 현재는 우버·드라이브나우 등 미등록 서비스는 빠져 있다. 정액제 서비스가 교통혼잡을 완화하기는커녕 유발할 수도 있다. 가입자가 대중교통을 선택하는 대신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 승용차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스는 초기 단계에 있다. 헬싱키에서도 교통체계에서 휨이 차지하는 비중은 0.5% 미만이다. 그러나 이 방안이 자리 잡을 경우 자율주행 차량 서비스에 중산층을 끌어들이는 최선의 방안이 될 것이다.

- 데이비드 지퍼



※ [필자는 저먼 마샬 펀드의 연구원이자 1776 벤처 펀드의 파트너로 스마트 시티와 모빌리티 벤처 투자를 총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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