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첨가’ ‘100%’ 그 불편한 진실
‘무첨가’ ‘100%’ 그 불편한 진실
의학기자 배지영의 신저 ‘나 없이 마트가지 마라’... 식품 회사의 꼼수에 속지 않고 함량·성분 제대로 읽어내는 노하우 가득 담아 매번 마트 진열대 앞에서 어떤 제품이 더 안전하고 건강한 식품일까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친절한 ‘식품 선택 지침서’가 나왔다. 왜 요즘 세대들은 부모님 세대보다 아토피·비염·천식 등 알레르기 질환을 많이 앓을까. 비만율은 왜 그렇게 급증할까.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 원인 모를 정신과 질환이 느는 이유는 뭘까.
12년차 의학기자이자 영양학박사이며 두 아이의 엄마인 저자 배지영 씨는 이런 질환이 느는 주된 이유를 잘못된 식품·식재료 선택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면역력과 감정조절, 비만에 관여하는 세포의 80%는 장의 유익균에 의해 활성화된다. 따라서 식품 섭취가 잘못되면 장의 유익균이 사라지고 유해균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알레르기질환은 물론 면역력이 약해져 여러 질병이 생기고 비만해지며, 감정조절이 잘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럼 어떤 식품을 먹어야 할까. 이 책은 장내 유익균은 살리고 유해균은 줄이는 건강하고 안전한 식품 고르는 법을 알려준다. 유해균의 비율을 높이는 대표적인 물질은 화학조미료, 방부제, 살충제, 항생제, 설탕류 등이다. 반대로 유익균 비율을 높이려면 이런 물질들이 최대한 적게 들어간 음식을 먹어야 한다.
저자는 건강하고 안전한 식품, 유익균의 비율을 높이는 식품을 고르기 위해 각 제품군 별로 수많은 식품 브랜드를 직접 비교·분석했다. 매 식사 때마다 먹게 되는 달걀·채소·고기류 뿐 아니라 식재료로 많이 쓰이는 두부·햄·어묵·간장·고추장·식용유류, 각종 냉장·냉동·레토르트 식품과 포장 반찬 같은 식품들을 각 항목별로 어떤 제품을 선택하고 피해야 하는지 자세히 가이드한다.
달걀의 경우 유정란, 방사란, 무항생제달걀, 동물복지달걀 등 수많은 달걀의 유형별 차이점은 무엇인지, 어떤 것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가성비 있는 선택인지도 알려준다. 치즈를 살 때는 나트륨 함량을 확인하고, 간장은 콩 대신 탈지대두가 주재료로 들어갔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리고 국내 생산 우유에는 법적으로 항생제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굳이 비싼 돈 주고 무항생제 우유를 살 필요가 없다는 정보는 매우 유용하다.
저자는 식품 회사들이 감추고 싶어 하는 비밀, 반드시 살펴봐야 하는 항목 등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대표적인 것이 ‘100% 오렌지 주스’ 표기다. 현재 식품법에서는 물 90%에 과일 농축액 10%를 섞어 100% 이상으로 환원한 제품도 ‘100% 오렌지 주스’라고 표기할 수 있다. 또 마트에서 파는 대부분의 ‘100% 오렌지 주스’는 물에 과일즙은 조금 넣고 나머지는 물·설탕·색소·향료로 채운 제품일 수 있으므로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
무첨가 표기도 주의해서 봐야 한다. 식품업체들이 가장 많이 하는 무첨가 표시 항목은 MSG, 아질산나트륨, 안식향산나트륨 등이다. 식품업체는 소비자가 기피하는 물질을 넣지 않았다고 표기하면서 훨씬 더 비싼 가격을 받는다. 하지만 이런 무첨가 제품이 오히려 더 좋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소비자가 많이 아는 기피 물질은 뺐지만 생소한 다른 화학물질을 대체해 넣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체 물질은 많이 알려진 첨가물보다 과학적으로 덜 검증됐을 수 있어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 합성보존료를 뺐다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 기능과 유사한 산도조절제를 넣고, 각종 색소와 향료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무, 저, 고, 강화, 첨가, 감소’ 등의 영양강조표시도 주의해야 한다. 제품에 함유된 영양소의 양이 일정 기준보다 적거나 많으면 저지방, 고칼슘, 무설탕과 같은 표기를 한다. 하지만 무설탕 식품에 설탕보다 더 해로운 액상과당이 포함된 경우가 대다수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통곡물’이라고 대문짝만하게 쓰인 시리얼제품도 원재료명을 살펴보면 98%가 밀가루나 설탕이고 나머지 2%만 통곡물인 경우도 있다. 저자는 제품 포장지에 쓰인 무첨가·무설탕 같은 표기는 무시하고 제품 뒷면에 적힌 원재료명을 정확하게 확인해야만 좋은 제품을 고를 수 있다고 강조 한다.
좋은 제품을 고르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식품성분표’ 보기 가이드도 실었다. 원재료명과 영양성분 표기란 무엇이고, 어떻게 읽어야 하며, 그냥 지나쳐도 되는 것과 반드시 읽어야 할 항목들을 추려 설명했다. 또 식품회사가 악용하는 표기 예외 규정들도 자세히 서술했다. 대표적인 것이 일괄표시허용이다. 현재 식품법에서는 여러 첨가물을 넣어도 사용 목적이 같다면 대표명 하나만 표기해도 된다. 응고제, 광택제, 팽창제, 연화제, 산도조절제, 조미료, 유화제, 산미료, 효소 등이 대표적이다.
예컨대 유화제의 경우 글리세린지방산에스테르, 자당지방산에스테르, 탄산칼륨 등을 일정 비율로 혼합해 넣었어도 식품 표시란에는 ‘유화제’ 하나만 적어도 된다. 향료도 하나의 재료만 넣으면 ‘싸구려’ 같은 향이 난다. 그 때문에 복잡하고 깊은 향을 내기 위해 여러 향료를 회사만의 비율로 섞는다. 하지만 향료는 대표명 하나만 표기한다. 원재료명에 응고제, 광택제, 팽창제, 연화제, 산도조절제, 조미료, 유화제, 산미료 등이 쓰여 있다면 그 안에는 여러 물질이 더 들어있다는 것을 알아둬야 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캐리오버’ 부분도 지적한다. 캐리오버란 제품을 만드는 재료에 사용된 하위 첨가물은 표기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편의점에 파는 김밥에 들어간 단무지에 사카린나트륨, 합성색소, 화학보존료 등이 포함돼도 김밥에는 이를 표기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단무지만 표기하면 된다. 결국, 소비자는 반쪽짜리 정보만 전달받는 셈이다. 제조 과정에서 쓰인 물질은 따로 표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알린다. 카놀라유는 대부분 유전자조작작물인 유채 씨에서 짜내지만, 제조과정에서 쓰인 물질이기 때문에 GMO 표기를 하지 않는다. GMO 식품을 피하고 싶은 소비자는 제대로된 정보를 얻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강재헌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인제대 임상영양연구소장)는 “우리가 매일 선택하는 식품에 따라 가족의 건강이 결정된다”며 “각종 광고와 마케팅, 식품업체의 꼼수 등에 속지 않고 안전하고 좋은 식품을 선택하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추천했다.
※ [뉴스위크 한국판 2019년 1월 14일자에 실린 기사를 전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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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차 의학기자이자 영양학박사이며 두 아이의 엄마인 저자 배지영 씨는 이런 질환이 느는 주된 이유를 잘못된 식품·식재료 선택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면역력과 감정조절, 비만에 관여하는 세포의 80%는 장의 유익균에 의해 활성화된다. 따라서 식품 섭취가 잘못되면 장의 유익균이 사라지고 유해균의 비율이 높아지면서 알레르기질환은 물론 면역력이 약해져 여러 질병이 생기고 비만해지며, 감정조절이 잘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럼 어떤 식품을 먹어야 할까. 이 책은 장내 유익균은 살리고 유해균은 줄이는 건강하고 안전한 식품 고르는 법을 알려준다. 유해균의 비율을 높이는 대표적인 물질은 화학조미료, 방부제, 살충제, 항생제, 설탕류 등이다. 반대로 유익균 비율을 높이려면 이런 물질들이 최대한 적게 들어간 음식을 먹어야 한다.
저자는 건강하고 안전한 식품, 유익균의 비율을 높이는 식품을 고르기 위해 각 제품군 별로 수많은 식품 브랜드를 직접 비교·분석했다. 매 식사 때마다 먹게 되는 달걀·채소·고기류 뿐 아니라 식재료로 많이 쓰이는 두부·햄·어묵·간장·고추장·식용유류, 각종 냉장·냉동·레토르트 식품과 포장 반찬 같은 식품들을 각 항목별로 어떤 제품을 선택하고 피해야 하는지 자세히 가이드한다.
달걀의 경우 유정란, 방사란, 무항생제달걀, 동물복지달걀 등 수많은 달걀의 유형별 차이점은 무엇인지, 어떤 것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가성비 있는 선택인지도 알려준다. 치즈를 살 때는 나트륨 함량을 확인하고, 간장은 콩 대신 탈지대두가 주재료로 들어갔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그리고 국내 생산 우유에는 법적으로 항생제를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굳이 비싼 돈 주고 무항생제 우유를 살 필요가 없다는 정보는 매우 유용하다.
저자는 식품 회사들이 감추고 싶어 하는 비밀, 반드시 살펴봐야 하는 항목 등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대표적인 것이 ‘100% 오렌지 주스’ 표기다. 현재 식품법에서는 물 90%에 과일 농축액 10%를 섞어 100% 이상으로 환원한 제품도 ‘100% 오렌지 주스’라고 표기할 수 있다. 또 마트에서 파는 대부분의 ‘100% 오렌지 주스’는 물에 과일즙은 조금 넣고 나머지는 물·설탕·색소·향료로 채운 제품일 수 있으므로 꼼꼼한 확인이 필요하다.
무첨가 표기도 주의해서 봐야 한다. 식품업체들이 가장 많이 하는 무첨가 표시 항목은 MSG, 아질산나트륨, 안식향산나트륨 등이다. 식품업체는 소비자가 기피하는 물질을 넣지 않았다고 표기하면서 훨씬 더 비싼 가격을 받는다. 하지만 이런 무첨가 제품이 오히려 더 좋지 않은 경우도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소비자가 많이 아는 기피 물질은 뺐지만 생소한 다른 화학물질을 대체해 넣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체 물질은 많이 알려진 첨가물보다 과학적으로 덜 검증됐을 수 있어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 합성보존료를 뺐다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 기능과 유사한 산도조절제를 넣고, 각종 색소와 향료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무, 저, 고, 강화, 첨가, 감소’ 등의 영양강조표시도 주의해야 한다. 제품에 함유된 영양소의 양이 일정 기준보다 적거나 많으면 저지방, 고칼슘, 무설탕과 같은 표기를 한다. 하지만 무설탕 식품에 설탕보다 더 해로운 액상과당이 포함된 경우가 대다수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통곡물’이라고 대문짝만하게 쓰인 시리얼제품도 원재료명을 살펴보면 98%가 밀가루나 설탕이고 나머지 2%만 통곡물인 경우도 있다. 저자는 제품 포장지에 쓰인 무첨가·무설탕 같은 표기는 무시하고 제품 뒷면에 적힌 원재료명을 정확하게 확인해야만 좋은 제품을 고를 수 있다고 강조 한다.
좋은 제품을 고르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하는 ‘식품성분표’ 보기 가이드도 실었다. 원재료명과 영양성분 표기란 무엇이고, 어떻게 읽어야 하며, 그냥 지나쳐도 되는 것과 반드시 읽어야 할 항목들을 추려 설명했다. 또 식품회사가 악용하는 표기 예외 규정들도 자세히 서술했다. 대표적인 것이 일괄표시허용이다. 현재 식품법에서는 여러 첨가물을 넣어도 사용 목적이 같다면 대표명 하나만 표기해도 된다. 응고제, 광택제, 팽창제, 연화제, 산도조절제, 조미료, 유화제, 산미료, 효소 등이 대표적이다.
예컨대 유화제의 경우 글리세린지방산에스테르, 자당지방산에스테르, 탄산칼륨 등을 일정 비율로 혼합해 넣었어도 식품 표시란에는 ‘유화제’ 하나만 적어도 된다. 향료도 하나의 재료만 넣으면 ‘싸구려’ 같은 향이 난다. 그 때문에 복잡하고 깊은 향을 내기 위해 여러 향료를 회사만의 비율로 섞는다. 하지만 향료는 대표명 하나만 표기한다. 원재료명에 응고제, 광택제, 팽창제, 연화제, 산도조절제, 조미료, 유화제, 산미료 등이 쓰여 있다면 그 안에는 여러 물질이 더 들어있다는 것을 알아둬야 한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캐리오버’ 부분도 지적한다. 캐리오버란 제품을 만드는 재료에 사용된 하위 첨가물은 표기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편의점에 파는 김밥에 들어간 단무지에 사카린나트륨, 합성색소, 화학보존료 등이 포함돼도 김밥에는 이를 표기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단무지만 표기하면 된다. 결국, 소비자는 반쪽짜리 정보만 전달받는 셈이다. 제조 과정에서 쓰인 물질은 따로 표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알린다. 카놀라유는 대부분 유전자조작작물인 유채 씨에서 짜내지만, 제조과정에서 쓰인 물질이기 때문에 GMO 표기를 하지 않는다. GMO 식품을 피하고 싶은 소비자는 제대로된 정보를 얻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강재헌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인제대 임상영양연구소장)는 “우리가 매일 선택하는 식품에 따라 가족의 건강이 결정된다”며 “각종 광고와 마케팅, 식품업체의 꼼수 등에 속지 않고 안전하고 좋은 식품을 선택하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추천했다.
※ [뉴스위크 한국판 2019년 1월 14일자에 실린 기사를 전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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