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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

행복지수 1위는 핀란드, 한국은 54위로 지난해보다 3계단 상승 … 전 세계 경제성장 지속에도 행복도는 전반적으로 하락해
핀란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행복지수 1위를 차지했다. / 사진:GETTY IMAGES BANK
지난 3월 20일 ‘세계 행복의 날’을 맞아 유엔 산하 자문기구인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는 최근 ‘2019 세계행복보고서’를 발표했다. 2016~2018년에 걸쳐 159개국에서 국가별로 3000명가량이 현재 생활 만족도를 ‘0~10’으로 점수를 매겨 응답한 것을 기초자료로 활용해 작성됐다. 여기에 삶의 질과 관련된 1인당 국내총생산(GDP), 사회적 지원, 기대수명, 자유, 관용, 부패 요소를 추가해 행복지수를 산출함으로써 세계 159개국의 순위를 정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미국의 행복지수는 6.89로 2005~2008 기간부터 2016~2018 기간까지 0.4포인트 하락했다(미국의 행복 수준 하락은 세계에서 21번째로 컸다). 미국 경제는 대침체 이후 상당히 호전된 상태지만 행복도는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 여기에다 폭력 범죄와 실업률까지 낮아 ‘왜 미국인은 기대보다 행복하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조사위원들은 불건전한 인터넷과 오피오이드(opioid) 남용이 미국의 행복지수 하락을 이끄는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SDSN 책임자인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 미국 컬럼비아대학 교수는 “중독은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약물 남용부터 도박, 디지털 미디어까지 아주 다양하다. 상습적인 약물 남용과 중독적인 행동이 심한 불행을 초래한다. 정부와 업계, 지역사회는 이런 지표를 사용해 그런 불행의 근원을 극복하는 새로운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미국에서는 옥시콘틴 등 아편계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 남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하면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 마약단속국(DEA) 통계에 따르면 오피오이드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자는 2017년 7만2000명 이상에 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른 오피오이드 같은 약물 남용과 관련해 ‘공중 보건 비상사태’라고 규정하면서 이를 줄이기 위해 수요 감축과 불법 공급 차단, 치료 및 회복 서비스를 늘리는 내용의 대책을 지난해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7.769점을 획득한 핀란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에 올랐다. 그 뒤를 덴마크·노르웨이·아이슬란드·네덜란드·스위스·스웨덴·뉴질랜드·캐나다·오스트리아가 이으면서 10위권을 형성했다.

유럽과 영어권 국가 외에 코스타리카가 12위로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코스타리카는 톱20 국가 중 나머지에 비해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훨씬 작지만 보건과 교육의 지출 비율이 상당히 높으며 환경법도 매우 엄격해 이스라엘을 13위로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했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대만이 6.466점으로 전체 25위에 올라 가장 순위가 높았으며 싱가포르(34위)·태국(52위)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한국은 행복지수 10점 만점에 5.895점을 받아 54위에 올랐다. 57위를 기록한 지난해보다 순위가 3계단 상승했다. 한국은 기대 수명(9위)과 1인당 국민소득(27위), 관용(40위) 부문에서는 상위권에 올랐으나 사회적 자유(144위), 부패(100위), 사회적 지원(91위) 등에선 좋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한국의 최근 5년간 순위 변동을 보면 47위(2015년), 58위(2016년), 56위(2017년), 57위(2018년)로 대체로 50위권을 맴돌았다.

일본은 58위, 중국은 93위를 기록했다. 일본은 전년도 보고서에서 54위로 한국에 앞섰으나 이번에는 역전됐다. 2011년 조사에서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에 올랐던 부탄은 이번 보고서에서는 95위에 머물렀다. 인도는 인구가 증가하는 반면 행복 수준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세계적인 행복도 감소 추세를 이끌고 있다.

2005~2008 기간 이래 행복지수가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5개국은 예멘·인도·시리아·보츠와나·베네수엘라다. 정국 불안과 경제 위기를 겪는 베네수엘라는 108위였다. AP 통신은 지난 10년간 행복도가 가장 급격하게 추락한 나라로 베네수엘라를 꼽았다. 내전과 기아에 시달리는 남수단과 중앙아프리카공화국이 최하위권을 형성했다. 북한은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보고서는 “전 세계적으로 경제성장이 지속하고 있음에도 행복도는 전반적으로 후퇴하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경제적 부가 행복의 유일한 척도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 데이비드 심, 이브 워틀링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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