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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뒤 내 얼굴 어떻게 변할까

40년 뒤 내 얼굴 어떻게 변할까

사진으로 자신의 노년기 엿볼 수 있는 ‘페이스앱’ 다시 인기 끌어최근 트위터나 인스타그램을 방문했다면 친구나 저명인사가 올린 희한한 셀카 사진을 봤을지 모른다. 그 사람의 얼굴이긴 한데 나이가 훨씬 더 들어 보이는 모습 말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로 가서 셀카를 찍었거나 하룻밤 사이에 그렇게 완전히 늙어버린 것일까? 아니다. ‘페이스앱(FaceApp)’을 사용했을 뿐이다. 인공지능(AI)을 사용해 40~50년 뒤 자신의 얼굴이 어떻게 변할지 보여주는 모바일 앱이다.

페이스앱은 수십 년 뒤 자신의 얼굴이 어떻게 변할지 보여주는 ‘시간 여행’ 필터로 큰 인기를 끈다. / 사진:FACEAPP.COM
페이스앱은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 스토어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얼굴 사진을 업로드하면 미래의 모습을 포함해 여러 가지 효과로 사진을 보정해 준다. 사람의 뇌를 모방한 AI 신경망(neural network)을 활용해 빅데이터를 학습하고 분석한 뒤 다양한 필터와 기능을 동원함으로써 사용자의 변화된 모습을 사실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앱스토어에서 20만 건에 이르는 리뷰를 기록했고, 5점 만점에 4.7점을 받을 정도로 인기를 누린다.

페이스앱은 2017년 처음 등장했지만 그 이래 많은 업데이트를 통해 자신의 변화된 모습을 더 생생하게 보여주는 앱으로 진화하면서 최근 다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무료 버전은 필터의 선택이 몇 가지로 제한되지만 나이가 들었을 때의 얼굴을 보여주는 ‘시간 여행’ 필터는 무료다. 아울러 자신의 사진에서 미소 짓도록 입 모양을 바꾸거나, 머리카락 색을 달리하거나, 심지어 성별까지 바꿀 수 있다.물론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다. 하지만 어떤 이유인지는 몰라도 더 젊은 얼굴을 만들어주는 필터는 사실적이지 않고 재미도 별로 없다. 우리는 젊을 때 모습을 잘 알기 때문에 이 앱을 사용한 결과가 실제와 다르다고 실망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미래 모습은 알 수 없어 궁금증을 유발할 수 있다.

페이스앱의 얼굴 보정 필터 기능으로는 ‘할리우드’ ‘성별 교체’ ‘헤어 컬러’가 있다(왼쪽부터). / 사진:FACEAPP.COM
페이스앱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소규모 팀이 개발했다. 창업자 겸 CEO인 야로슬라프 곤차로프는 IT 전문 온라인 매체 테크크런치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는 인공 신경망을 사용해 사진을 조작처럼 보이지 않고 사실적으로 얼굴을 변형시킬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미소를 추가하거나, 성별과 나이를 바꾸거나, 좀 더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만들 수 있다.”

특히 페이스앱이 구현하는 사진이 조작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다른 경쟁 기술과 확실히 차별되는 점이라고 곤차로프 CEO는 설명했다. “페이스앱의 주요 차별성은 포토리얼리즘이다. 얼굴을 실제 사진처럼 정확하고 상세하게 묘사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필터를 적용해도 여전히 자신의 모습이다. 다른 앱은 사진을 의도적으로 변화시켜 재미있게 만들지만 그건 실제 사진의 차원을 벗어난 결과물이다.”

페이스앱의 카메라 기능을 통해 셀카를 찍을 수도 있고, 갤러리에 있는 사진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사용자의 갤러리 접근을 요청하는 앱은 보안상 경계할 필요가 있다. 페이스앱은 대다수 다른 앱처럼 사용자 콘텐트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프라이버시 정책을 자세히 설명한다. “사용자 콘텐트와 개인정보를 페이스앱이 소속된 회사 그룹 내부의 다른 기업과 공유할 수 있다. 또 우리는 사용자의 정보와 쿠키, 로그 파일, 장치 식 별명, 위치 데이터 같은 도구의 정보를 우리 서비스에 도움을 주는 제3자와 공유할 수도 있다.” 이런 프라이버시 정책은 업계의 표준이다. 그러나 그런 점이 조금이라도 마음에 걸린다면 페이스앱을 내려받아 잠시 사용한 뒤 곧바로 삭제하면 된다.페이스앱의 특정 필터가 논란을 일으킨 적도 있다. 2017년 IT 전문 온라인 매체 매셔블은 페이스앱의 ‘핫(hot)’이라는 필터 기능이 피사체가 더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피부를 더 밝게 만든다며 인종차별주의 비난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사용자가 자신의 사진을 찍은 뒤 피부색을 보정해 다른 인종처럼 보이도록 꾸미는 얼굴 보정 필터를 말한다. 곤차로프 CEO는 페이스앱이 인종차별주의 비난을 받았을 당시 이렇게 해명했다. “우리는 의심의 여지 없는 이 심각한 문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이것은 의도된 행동이 아니라 불행하게도 특정 성향을 학습하는 인공 신경망의 부작용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우리는 그런 편견과 관련된 암시를 배제할 목적으로 그 필터 효과의 이름을 바꿨다.”

당시 테크크런치는 AI 알고리즘이 인간의 지식과 정보, 빅데이터만 학습하는 것이 아닌 인간의 편견까지 학습할 수 있는 편향적 위험에 노출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보도했다. 또 페이스앱이 AI 알고리즘 개발을 위해 다양한 데이터 세트를 활용해 학습시키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AI 기반 시스템이 점차 확대됨에 따라 앞으로는 알고리즘의 책임성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며, 인간의 편견이 시스템에 추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좀 더 견고한 시스템을 개발해야 한다고 테크크런치는 평했다.

‘핫’에서 바뀐 필터의 이름이 ‘스파크’였다. 그러다가 다시 ‘할리우드’로 개명했다. 이 필터 기능이 사용자를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어 붙여진 이름인 듯하다.

- 알렉산더 카칼라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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