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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을 휴가 위한 세계의 히든 호텔

초가을 휴가 위한 세계의 히든 호텔

미국 콜로라도주의 온천부터 노르웨이 해변, 이탈리아 산속까지… 꼭꼭 숨은 호화 부티크 호텔 11곳‘휴가’라는 말만큼 가슴을 설레게 하는 게 또 있을까? 직장과 집, 학교의 쳇바퀴 같은 일상에서 벗어나 햇빛을 듬뿍 받으며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는 자신을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요즘은 세계 곳곳에 여행할 만한 곳이 너무 많아져 선택이 쉽지 않다. 게다가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사람들도 많아지다 보니 인파가 몰리지 않는 휴가지를 택하기는 더욱 어렵다.

그래서 ‘하이드어웨이 리포트(Hideaway Report)’가 이상적인 휴가지에 자리 잡은 ‘숨겨진’ 호화 호텔과 리조트 11곳을 골라봤다. 그중엔 사람들이 초가을 여행지로 잘 떠올리지 않지만 이 계절에 가기 딱 좋은 곳들도 포함됐다.
 던턴 핫 스프링스(Dunton Hot Springs) | 미국 콜로라도주 로키산맥
사진:COURTESY OF DUNTON HOT SPRINGS
1900년대 초 광산이 문을 닫으면서 폐허가 된 던턴은 이후 개인 목장으로 운영되다가 1990년대 말 새 소유주를 만나 도심 전체가 리조트로 재건됐다. 13채의 통나무집과 서부 개척시대를 연상시키는 술집, 19세기식 대중목욕탕, 실·내외의 온천들로 구성됐다. 이 리조트는 멋진 경치를 보며 낚시와 하이킹, 승마 등을 즐길 수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특히 좋다. 또 인근 도시 텔루라이드와 사막의 고고학적 유적지로 투어도 할 수 있다. 서부 유령 도시 같은 낭만적인 분위기와 현대적인 편의시설을 함께 누릴 수 있는 곳이다.
 포고 아일랜드 인(Fogo Island Inn) | 캐나다 뉴펀들랜드
사진:COURTESY OF FOGO ISLAND INN
포고 아일랜드 인은 가는 길이 쉽지 않지만 어려움을 무릅쓰고 가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스코틀랜드 오지를 연상시킬 만큼 황량한 곳에 우뚝 선 이 호텔은 마치 외계에서 뚝 떨어진 듯한 느낌을 준다. 처음엔 현지에 오래 거주한 주민과 함께 섬을 돌아보는 ‘호스트 비지트(host visit)’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여름 액티비티로는 고래 관찰과 하이킹, 낚시 등을 선택할 수 있다. 포고 아일랜드 인은 ‘진정한 의미의 탈출’이 가능한 곳이다. 하이드어웨이 리포트에서 2015년 1월 ‘올해의 하이드어웨이’로 선정됐다.
 솔스트랜드(Solstrand) | 노르웨이 노르웨이 코스트
사진:COURTESY OF SOLSTRAND
노르웨이 초대 총리였던 크리스티안 미켈센이 1896년 문을 연 솔스트랜드는 얼마 안 돼 이 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호텔로 꼽히게 됐다. 베르겐의 부유한 가문 사람들이 이곳에서 휴가를 보냈다. 이 호텔로 가는 가장 멋진 방법은 오슬로에서 베르겐까지 경치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베르겐스바넨 철도를 이용하고, 거기서 오스까지 페리를 타고 가는 것이다. 해변을 향한 객실을 예약하라(성수기에는 시간 여유를 길게 둬야 방을 잡을 수 있다). 해수욕객을 위한 잔교가 설치된 해변과 아름다운 정원, 최신식 스파와 대형 실내 수영장이 있다. 보트와 카약 타기, 하이킹 등 액티비티도 가능하다.
 싱기타 볼더스(Singita Boulders) | 남아공 사비 샌즈 동물보호구역
사진:COURTESY OF SINGITA BOULDERS
남아프리카의 사파리 여행지 대다수는 북반구의 여름철에 가장 습도가 낮고 시원하다. 하이드어웨이 리포트에서 가장 높이 평가하는 사파리 로지는 남아공 사비 샌즈 동물보호구역 안에 있는 싱기타 볼더스다. 이곳에는 오두막 형태의 로지 12개가 있는데 메인 로지에는 주변의 경치를 즐기면서 식사할 수 있는 멋진 데크가 있다. 공용 공간은 원주민 부족들의 공예품과 화려한 색상의 전통 섬유로 장식돼 있다. 약 2만 병의 와인을 저장할 수 있는 셀라를 갖춘 이 리조트는 음식 맛도 뛰어나며 수영장과 스파도 있다.
 노스 아일랜드(North Island) | 세이셸 군도
사진:COURTESY OF NORTH ISLAND
사파리 여행은 재미있지만 피곤하다. 사파리 투어를 끝낸 후 편안히 쉬기에 이상적인 곳이 세이셸 군도다. 이곳도 북반구의 여름철에 습도가 높지 않고 날씨가 좋다. 세이셸 군도에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염되지 않고 멋진 열대 섬들이 있다. 하이드어웨이 리포트에서 높이 평가하는 곳 중 하나가 노스 아일랜드다. 세이셸 국제공항에서 헬리콥터를 타고 20분 거리에 있다. 약 200만㎡의 섬에 집사가 딸린 빌라가 11채 있는데 각 빌라는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모든 게 잘 갖춰졌다. 이 섬엔 흰 모래사장이 있는 해변이 네 군데 있고 화강암 지반을 깎아 만든 수영장과 풀서비스 스파도 있다.
 잉카테라 라 카소나(Inkaterra La Casona) | 페루 쿠스코
사진:COURTESY OF INKATERRA LA CASONA
잉카 제국의 수도였던 쿠스코는 30년 전만 해도 오지에 가까웠지만 지금은 관광 덕분에 번화한 도시가 됐다. 지금도 역사 유적지를 뛰어넘어 급속히 팽창하지만 다행히 신축 건물 대다수가 저층이다. 이곳의 여름철은 연중 날씨가 가장 좋다. 쿠스코는 고도가 높아 여름에 기온이 많이 오르지 않는다. 도시의 중심인 아르마스 광장에 우리가 높이 평가하는 호텔이 적어도 세 군데 있다. 하지만 정말 ‘숨겨진’ 호텔이라고 할 만한 곳은 잉카테라 라 카소나다. 16세기에 지어진 영주의 저택에 자리 잡은 이 호텔은 스위트가 딱 11개뿐이다. 스페인 정복자 디에고 데 알마그로와 ‘해방자’ 시몬 볼리바르가 이곳의 고객이었다.
 더 브랜도(The Brando) |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사진:COURTESY OF THE BRANDO
남태평양의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역시 여름철에 날씨가 가장 좋다. 이곳에서 가장 호화로운 리조트는 한때 배우 말론 브랜도가 소유했던 테티아로아 섬에 있는 ‘더 브랜도’다. 해변에 있는 침실 1~3개의 빌라 35채엔 데크와 플런지 풀(객실에 딸린 작은 수영장), 거실, 야외 욕조가 갖춰져 있다. 주변 경치는 한마디로 천국 같다.
 리자드 아일랜드(Lizard Island) | 호주 대보초
사진:COURTESY OF LIZARD ISLAND
호주 대보초는 심각한 훼손 위기에 처했기 때문에 될수록 빨리 가보는 게 좋을 듯하다. 이 지역에서 하이드어웨이 리포트가 가장 높이 평가하는 리조트는 리자드 아일랜드다. 수정같이 맑은 석호로 둘러싸인 약 1000만㎡의 섬에 있는 이 리조트는 개인 비행기로만 갈 수 있다. 40개의 객실에는 바닥부터 천장까지 통유리창으로 된 널찍한 거실과 테라스가 있다. 비치프론트 스위트에는 해변 모래사장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있다. 스노클링과 다이빙을 하기에 아주 좋다.
 로사 알피나(Rosa Alpina) | 이탈리아 돌로미테스
사진:COURTESY OF ROSA ALPINA
이탈리아의 유명 도시들은 여름철엔 여행 인파가 너무 많이 몰리지만 돌로미테스 산은 하이커들이 수많은 트레일로 흩어지기 때문에 붐비지 않는다. 이 환상적인 하이킹 트레일을 이용하는 여행객에게 가장 좋은 호텔은 51개의 객실을 갖춘 로사 알피나다. 사람들은 수세대 동안 이어져 온 가족 경영 호텔을 좋아한다. 로사 알피나는 1940년 엔겔베르트 피지니니가 산 카시아노라는 작은 마을에 세운 호텔로 시작했다. 1989년 하이드어웨이 리포트의 기자들이 이곳을 처음 방문했을 때는 아주 세련된 산 장식 호텔이 돼 있었다. 미슐랭 가이드에서 별 3개를 받은 이 호텔의 레스토랑은 이탈리아 최고의 맛집 대열에 올라섰다. 최근 들어 스파와 수영장까지 갖춘 로사 알피나는 유럽에서 가장 쾌적한 소규모 호텔로 꼽힌다.
 니히 숨바(Nihi Sumba) | 인도네시아 발리
사진:COURTESY OF NIHI SUMBA
열대의 군도 인도네시아는 북반구의 겨울철에 가는 게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되지만 사실은 7~8월이 습도가 가장 낮고 날씨가 좋다. 발리는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유명한 섬으로 호화 리조트가 아주 많다. 하지만 내가 인도네시아, 아니 세계에서 가장 좋아하는 리조트는 발리에서 동쪽으로 400㎞ 떨어진 숨바 섬에 있다. 니히 숨바 리조트는 바닷가 약 2.5㎞의 모래사장을 따라 27개 빌라(객실 38개)가 흩어져 있다. 앞쪽엔 청록색 바다가, 뒤쪽엔 숲이 우거진 산이 있다. 느긋하게 쉬면서 게으름을 피우기에 이곳만큼 좋은 곳도 없지만 말이나 서프보드를 위주로 한 다양한 액티비티도 준비돼 있다. 니히 숨바는 하이드어웨이 리포트에서 2019년 ‘올해의 하이드어웨이’로 선정됐다.
 발리핀 디메인(Ballyfin Demesne) | 아일랜드 발리핀
사진:COURTESY OF BALLYFIN DEMENSE
더블린에서 자동차로 약 90분 거리에 있는 미드랜즈 지역은 깔끔한 마을들과 경사진 양 목초지가 모여 있는 곳으로 아일랜드의 다른 유명 관광지보다 여행객이 적다. 발리핀 디메인은 아일랜드 내에서 영국 섭정시대(1811~1820년) 최고의 건축물로 꼽힌다. 약 250만㎡의 정원과 20개의 호화 객실이 있는 이 호텔은 매우 편안하다. 이곳은 또 주변 명소로 당일 여행을 하기에도 적합하다. 킬케니 성과 세인트 캐니스 성당으로 유명한 킬케니와 훌륭한 켈트 미술 컬렉션을 볼 수 있는 록 오브 캐셜이 대표적이다.

- 윌리엄 하워드



※ [필자 윌리엄 하워드(필명)는 세계 곳곳의 ‘숨겨진’ 부티크 호텔을 소개하는 ‘하이드어웨이 리포트(Hideaway Report)’의 편집장이다. 오랫동안 여행작가 겸 기자로 일해온 그는 지금까지 140여 개국을 여행했다. 그를 포함한 ‘하이드어웨이 리포트’의 모든 기자는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신분을 감추고 여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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